한국사회, 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 배려부족 ‘심각’
한국사회, 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 배려부족 ‘심각’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1.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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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예산 13년간 130조원 투입했음에도 합계출산율 ‘0명대’ 추락
작년 출생아 33만명 전망…모성보호 취약 사업장 근로감독 강화해야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13년간 130조원의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0명대 출생율’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저출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 0.95명이라는 유래 없는 초저출산 현상을 겪으면서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인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출생아는 2만6500명으로 2017년 10월보다 1400명(5.0%) 줄었다.

10월 기준 출생아는 지난 2017년 2만7900명이 되면서 1981년 월별 출생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3만명을 밑돌았고, 지난해에는 더 줄어 역대 최저 수준이 됐다.

월별 출생아는 지난해 3월 3만명을 기록한 이후 4∼10월 7개월 연속 3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출생아 수를 매년 같은 달끼리 비교해 보면 2016년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31개월 연속 최소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출생아 수는 계절이나 월에 따라 변동성이 있으므로 통상 같은 달끼리 비교해 추이를 파악한다.

지난해 1∼10월 출생아는 27만8600명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8.8%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2018년 출생아 수는 33만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6200명에서 지난해 35만7800명으로 뚝 떨어지며 1981년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을 밑돌았다.

온갖 출산 장려책에도 출생아 수 급감 추세가 이어지면서 인구 자연감소나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숫자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3분기 0.95명으로 2분기에 이어 또다시 1명 아래로 떨어졌다.

연간으로도 2017년 1.05명에서 2018년 0명대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현재 인구 유지를 위한 합계출산율 2.1명과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포럼 1.4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공동주최로 12월 1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포럼 1.4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공동주최로 12월 1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합계출산율 0명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기존의 저출산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수요자가 원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경력단절이나 승진에서 불이익 없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40세대들에게 임신, 출산을 선택하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남녀 평등한 일터와 가정이 당연한 사회가 되도록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성보호 취약 사업장에 대한 ‘스마트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여성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회사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음주운전이나 과속운전을 단속하듯이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주지 않는 기업, 육아 휴직 뒤 복귀를 시키지 않는 기업 등을 단속해 출산·육아에 따른 권리침해 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임산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문화 확대와 함께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몫”이라는 관점을 버리고 남성과 기업,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나누는 분위기 확산도 필요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출산한 경험이 있는 2040세대 임산부 총 4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조사결과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출산 및 육아를 돕는 분위기가 미흡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2040세대 임산부들이 원하는 정부의 임산부 지원정책(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2040세대 임산부들이 원하는 정부의 임산부 지원정책(자료 :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을 다니는 동안 63.4%의 임산부가 임신으로 인한 불이익을 경험한 적이 있고, 응답자 중 30.7%가 임신으로 인해 퇴사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계약직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임산부 배려석 이용에 불편을 느꼈다는 응답이 88.5%로 나와, 임산부들의 편안한 교통시설 이용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여전히 직장을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임산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직장을 다니는 임산부를 위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출산전후휴가, 태아검진휴가 등의 제도를 가장 필요로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임신·출산·양육 관련 배우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약 80%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상희 부위원장은 “기존의 출산율을 목표로 한 국가 주도의 출산장려정책에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람 중심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면서 “출산율 올리기에서 벗어나 삶의 질 높이기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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