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육아휴직 후 부당전직에 대한 대법원 판결
[워킹맘산책] 육아휴직 후 부당전직에 대한 대법원 판결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07.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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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이상희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최근 육아휴직 후 복직한 근로자에게 휴직 전과 다른 업무로 인사발령을 한 것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이 나와 이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에서는 육아휴직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회사는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가 모성을 보호하거나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해야 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가 휴직을 마치고 복귀하는 경우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근로자에게 부여한 업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인지에 관해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수행해 온 업무도 아울러 고려하여, 휴직 전후의 담당 업무를 비교할 때 그 직책이나 직위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휴직 기간 중 발생한 조직체계나 근로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사업주가 ‘같은 업무’로 복귀시키는 대신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복귀하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사업주가 위와 같은 책무를 다하였는지는 ▲근로환경의 변화나 조직의 재편 등으로 인하여 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할 필요성 여부 및 정도 ▲임금을 포함한 근로조건이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인지 ▲업무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 불이익 여부 및 정도 ▲대체 직무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기존에 누리던 업무상·생활상 이익의 박탈 여부 및 정도 ▲동등하거나 더 유사한 직무를 부여하기 위하여 휴직 또는 복직 전에 사전 협의 기타 필요한 노력을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는 육아휴직자가 휴직 전에는 ‘발탁매니저’로 근무하다가 복직 후 ‘냉장냉동영업담당’으로 발령되었는데, 사실상 업무의 성격과 내용, 권한·책임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같은 업무에 해당되지 않고, 단순히 휴직 전후의 임금 수준만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현실적으로 많은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육아휴직 사용 후 복직했을 때 기존의 지위, 직무 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은 육아휴직 복직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휴직 전후 ‘같은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하는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되기를 바라본다.

 

<이상희 노무사 프로필>
- 現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前 AK Labor Consulting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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