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유총, 개학연기 유치원 숫자 ‘진실게임’
정부-한유총, 개학연기 유치원 숫자 ‘진실게임’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3.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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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유총 발표 진실 아니다”…한유총 “정부 가짜뉴스 생산”
‘개학연기 참여 유치원’ 한유총 집계 1533곳 VS 교육부 381곳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가진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한유총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가진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한유총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개학연기 투쟁으로 교육현장에 대혼란이 벌어지고 가운데 ‘개학연기’ 동참 유치원 수를 놓고 교육당국과 한유총이 서로 다른 통계를 제시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교육당국은 개학 연기 의사를 밝혔거나 학부모에게 통보한 곳은 381곳으로 집계돼 전체의 약 9.8%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유총은 개학연기 참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참여 유치원 수가 1533곳이라고 주장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개학연기 참여 유치원 수와 한유총이 발표한 유치원 수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4일 전국 각 유치원에 교육청과 주민센터 직원, 경찰 등을 보내 개학 여부를 확인키로 했기 때문에 어느 쪽이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했지 곧 드러날 전망이다.

교육당국과 한유총이 개학 연기에 동참하는 사립유치원 숫자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유총은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학 연기에 참여하는 소속 유치원은 1533곳”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강원 170곳, 경기·인천 492곳, 경북·부산·대구 339곳, 충청·대전 178곳, 경남·울산 189곳, 전라·광주 165곳 등이다. 한유총은 그러나 해당 유치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유총은 개학연기에 참여하는 유치원 수가 전국적으로 190개에 불과하다고 2일 발표한 교육부의 집계가 ‘가짜뉴스’라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한유총은 “각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보낸 개학연기 안내문자를 인증받았다”면서 교육당국이 집계하는 수치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준법적인 개학연기에 참여한 유치원에 대해 장학사를 통해 협박하고 참여 수를 조작해 아주 극소수만이 참가한 것처럼 숫자를 왜곡하는 거짓행정과 그 치졸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이러한 임기응변식 거짓 보고는 국민에 대한 기망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맞서 교육부는 3일 정오 현재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가운데 개학 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이 381곳이라고 발표했다.

교육부가 이날 오후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취합 개학 연기 사립유치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사립유치원 3875곳 중 개학 연기 의사를 밝혔거나 학부모에게 통보한 곳은 381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약 9.8% 수준이다. 전날(190곳)보다는 191곳 늘었다.

이 가운데 자체 돌봄을 제공하는 유치원은 243곳으로 조사됐다. 개학을 하지 않아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지만 맞벌이부부 자녀 등을 대상으로 돌봄은 제공하는 곳이다.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는 유치원은 138곳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개학 연기 참여 의사가 불명확한 곳은 233곳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모두 개학 연기에 동참할 경우 614곳으로 늘어난다. 전체의 15.8% 수준이다.

전날까지 조사에 불응하거나 개학연기를 고민하던 유치원 중에 연기를 확정한 곳들이 있어서 숫자가 늘어났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한유총이 자체조사한 개학연기 동참 유치원 숫자 1533곳은 진실이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교육부는 “한유총은 개학 연기에 어떤 유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단순 지역별 참여 숫자만 예시해 놓았다”며 “일부 사립유치원들의 제보에 따르면 한유총 지도부가 지역지회를 통해 미참여 원장에게 단체행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한유총 조사결과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당국은 전날 조사에서 개학연기를 확답한 유치원이 190곳, 불응·무응답한 유치원이 296곳으로 최대 486곳의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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