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명단 감정적 공개”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명단 감정적 공개”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10.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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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의원의 ‘감사 지적건수 전체가 비리’ 주장은 허위사실에 해당”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평균 지적건수 3.2건은 크게 심각한 수준 아냐”
“사립유치원은 사인이 경영하는 학교로서의 법적인 성격 존중 되어야”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하며 지적받은 사립유치원 명단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보복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교육청 감사결과에 대해 ‘1878개 유치원에서 적발된 5951건의 비리’라는 박 의원의 해석과 주장에 오류가 있고 너무 일방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가교육국민감시단은 12일 논평을 통해 “박용진 의원이 교육부 국감에서 지난 6년간 전국 교육청에서 실시한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하고 1878개 유치원 감사 결과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되었다며 세세한 명단까지 공개한 것은 보복 내지는 감정 섞인 행동”이라고 밝혔다.

감시단은 “박 의원이 ‘공개한 명단은 빙산의 일각’ ‘감사를 확대하면 더 많은 비리가 적발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특히 공립보다는 사립유치원을 정조준해서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은 토론회 무산에 대한 보복 내지는 감정 섞인 행동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감시단은 이어 “박 의원이 ‘1878개 유치원에서 적발된 5951건의 비리’라고 주장한 것은 숫자로만 보면 학부모들을 화나게 할만하지만 교육청 감사결과의 해석과 관련해 박 의원의 주장에 적지 않은 오류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사립유치원 정책의 내막을 잘 아는 교육전문가라면 박 의원의 주장이 너무 일방적임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시단은 이번에 공개된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5951건(평균 3.2건)이라는 적발 규모는 교육청 감사결과의 성격을 알면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중·고등학교 감사결과와 비교해 그리 심각한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시단이 서울시교육청의 2011년~2013년 감사결과를 전수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년간 598개 피감기관(공립 363개, 사립 128개, 기타 107개)에 행정상의 처분 1315건, 신분상의 처분 3061명, 재정상의 처분 741건, 총 5117건의 처분이 있었는데 박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유치원보다 중·고등학교가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 2016년~2018년 서울시교육청 중·고등학교 감사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3년간 261개 피감학교의 지적 건수가 1125건(평균 4.3건)이었으며, 행정상의 처분 190건, 신분상의 처분 2771명, 재정상의 처분 169건으로 총 3130건의 처분이 이루어졌다.

박 의원이 공개한 유치원 지적 건수(평균 3.2건)는 서울시 중고등학교의 지적 건수(평균 4.3건)보다 크게 양호한 수준이라는 게 감시단의 해석이다.

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

감시단은 또 유치원 지적 건수 모두가 비리나 부정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감사를 하면 행정지도를 위해 지적한 사소한 문제들도 모두 지적사항에 해당하는데, 지적 건수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비리나 부정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립유치원이 지적받은 5951건 모두 ‘비리’라고 발표한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감시단은 밝혔다.

‘비리’는 처벌이나 징계를 수반하는 부정행위를 의미하는데, 교육청 감사결과보고서의 지적 건수 중에는 단순한 행정착오나 절차위반 등이 대부분으로 통상 ‘개선’, ‘권고’, ‘통보’ 등의 조치가 필요할 뿐 부도덕한 것도 아니고 부정행위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수많은 지적사항 중 가장 부도덕해 보이는 몇 가지 사례만을 내세워 마치 5951건 전체가 부정행위로 인식하도록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감시단은 비판했다.

감시단은 “박 의원이 무능해서 이런 사실을 몰랐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사태를 왜곡하는 비열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인지 궁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수십년간 문제되지 않던 사립유치원 경영자의 이익금 회수가 횡령 등의 범죄로 돌변한 것도 문제라고 감시단은 지적했다.

감시단은 “박 의원은 공립에 비해 사립유치원의 적발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사립유치원은 사인이 경영하는 학교로서 공립유치원이나 학교법인 형태의 초·중·고등학교와 동일한 재무회계규칙을 적용할 수 없고, 사립유치원에 적용할 사학재무회계규칙이 별도로 필요한데 설립자의 지위와 사유재산권을 회계규칙상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감시단은 “사립유치원이 유치원을 경영하여 남은 이익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투자한 자금에 대한 이익으로 회수하는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사립유치원 간에 다툼이 있는 상태”라면서 “유치원생이 낸 원비의 일부를 설립자(원장)의 이익금으로 보고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정상으로 볼 것인지 부정행위로 볼 것인지 상반된 견해가 많다”고 덧붙였다.

감시단에 따르면 이런 문제는 누리과정이 시행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사인이 경영하는 사립유치원의 경우 교비회계와 설립자의 투자 및 경영활동을 위한 회계의 구분을 정부가 요구하지 않았다.

문제는 누리과정을 실시하면서 사립유치원의 특수성을 감안한 사학재무회계규칙이 마련되지 못한 채 정부는 2013년경부터 기존의 재무회계규칙을 사립유치원에 적용하여 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지난 수십년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유치원 경영자의 이익 회수가 횡령 등의 범죄로 돌변했다는 것이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누리과정으로 들어오는 국가예산을 두고도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측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감시단은 주목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가예산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사립유치원 학부모 징수금액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국가예산이 들어가니 정기적인 감사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사립유치원 측은 누리과정은 학부모를 지원한 것일 뿐이며 유치원으로서는 등록금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감시단은 “누리과정 시행 이후 사립유치원 설립자 지위 인정 및 투자금 회수를 위한 사학재무회계규칙을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해 지난 수년간 교육부와 사립유치원은 협상과 대치를 계속해 왔다”며 “이런 전말을 아는 교육전문가의 시각으로 보면 박 의원의 사립유치원 때리기는 너무 일방적이고 편향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감시단은 “정부는 사립유치원조차 공영화하려는 방침을 거두고 전향적인 방향전환을 해야 하고, 사립유치원도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 의원의 감정 섞인 지나친 대응방식은 정상적이지 못하며 사립유치원의 자율권을 억제하고 국가주의적인 관점에서 사립유치원들을 무릎 꿇려 공영화의 방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교육부의 의도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감시단은 밝혔다.

감시단의 김정욱 사무총장은 “사인이 경영하는 학교로서 법적인 지위를 가진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사적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설립자의 지위 보장 및 투자금에 대한 사유재산권은 회계규칙상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어 “사립유치원 역시 위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는 전제 하에 회계의 합리성과 투명성에 대한 정부와 학부모들의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면서 “교육청의 감사를 수용하고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회계시스템 도입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렇게 하는 것이 자율성과 창의성이 필요한 4차 산업시대의 유아교육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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