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사립유치원 전용 재무회계규칙 마련 시급
[시론] 사립유치원 전용 재무회계규칙 마련 시급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10.1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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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솔세무회계사무소 김주일 공인회계사·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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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최근 공개한 비리 유치원 명단으로 온 나라가 아우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분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냥 즉흥적으로 반응한다. 온 세상이 사립유치원을 적폐 세력으로 보는 듯하다.

사립유치원 업무를 다뤄본 입장에서 사립유치원 문제에 대해 진실을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한다.

현재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이 적용해야 할 재무회계규칙’이라는 변변한 회계규칙 하나 제정해 놓지도 못하면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이라는 일방적으로 사립유치원 원장과 경영자들을 잠재적 범법자, 적폐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유치원 교육 정책의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작금의 교육부의 행태와 박용진 의원의 주장이 얼마나 편파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의 역사는 사립유치원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사립유치원이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만들어 왔고 그동안 책임져 왔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동안 사립유치원은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초석을 다지고 발전시키면서 수많은 국가 동량을 키워 선진국가로 진입하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사립유치원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칭찬은 커녕 오히려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적폐 세력으로 몰렸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였는가?

현재 사립유치원 교사와 교지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과 토지는 헌법상 개인들의 사유재산에 속한다. 사립유치원 설립 초창기 때인 약 30~60년 전에는 국가는 재정 형편상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들에 대한 변변한 교육 시설과 교원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국가는 부채가 없는(은행에 저당이나 담보로 잡혀있지 않는) 유치원용 부동산과 소정의 법적인 요구 조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사인(私人, 개인)들에게 사립유치원 설립을 인정해 주게 되었다.

즉, 사립유치원의 출발점은 국가가 취학 연령대에 진입한 만 3~5세의 아동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정부의 재정능력 부족을 떠안을 때부터다. 그동안 사립유치원은 비약적으로 성장하였고 우리나라 아동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지금까지 60여 년간 수행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 사립유치원의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임과 동시에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효율적, 효과적 아동교육에 관심을 갖는 선진제국에서도 배우러 올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가 유치원 적령기의 원아들에 대한 교육에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던 교육부가 약 7년 전부터 유아교육 무상 지원금이란 명목으로 학부모가 부담하는 일부 유치원 원비를 대신 부담하면서부터 사립유치원 경영과 운영에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부동산에 대한 개인 소유로 인한 문제점이 노정되면서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간의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다.

자유민주주의 세계는 생산요소(노동력, 금전, 부동산)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이 그 근본 체계를 버티게 해주는 뼈대의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즉, 노동력의 사용료로서 정당한 급여(인건비)가, 금전(금융)에 대한 사용료로 이자가, 부동산(토지, 건물) 사용료에 대해서는 지대(임차료)가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산요소의 사용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지 않으면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다.

노동력을 사용하여 놓고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노동력 착취’라고 부른다. 만일 금전에 대한 이자를 과다하게 받게 되는 경우에는 ‘고리대금업자’로 낙인이 찍힐 뿐 아니라 법의 제재를 받게 된다.

부동산도 동일한 것이다. 부동산을 사용한 경우에는 당해 부동산 소유권자에게 당연히 정당한 사용료(지대, 임차료)가 지급되어야 한다.

현재 교육부는 개인 소유 부동산을 사용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하여 정당한 사용료 지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사립유치원은 비영리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을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보는 것은 맞는 말이다. 사립유치원은 학원과 달리 사립학교법상 학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립유치원이 비영리 교육기관, 혹은 학교라고 해서 헌법상 당연히 인정되고 있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

비영리교육기관, 학교도 타인의 부동산을 사용하였다면 그 댓가를 지급하여야 한다. 마치 그 기관들이 사람을 고용했을 때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7년 전(누리과정 지원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이래로 사립유치원은 이 문제 해결을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교육부 직원들은 그 누구 한 사람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사립유치원 입장에서 문제를 보거나 귀담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사립유치원 입장에서 부동산(개인 소유 교지, 교사) 사용료 문제는 그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수십억원의 개인자금이 투입된 유치원에서 노동의 대가(원장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가져갈 수 없다는 교육부의 도그마에 빠진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애당초 설립 인가 시 국가에 부동산 출연(出捐)을 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교육부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사립유치원의 주장을 묵살하고 더 이상의 논의는 안된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주장은 사립유치원의 교지(校地), 교사(校舍)가 개인소유라 할지라도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사학기관 회계규칙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부동산 사용료 지급에 관한 규정이 없다. 게다가 교지와 교사로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 재산세를 과세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이 규칙에 따르라는 것이 현 교육부의 입장이다.

사립유치원의 부동산 소유의 특수성 때문에 이것을 감안한 사립유치원에 적합한 사립유치원만의 재무회계규칙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논의를 전혀 안 한 게 아니다. 4년 전 교육부에서 먼저 사립유치원 재무회계규칙 제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문제의 핵심인 개인소유 부동산 사용료에 대한 규정은 쏙 빠져있었다.

그것은 문제의 핵심이 빠진 쓸데없는 것이었고 결국 공청회는 잡음만 남긴 채 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생각될 정도로 지금까지 흐지부지 되어왔다.

그러다가 어느 날 교육부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시민단체 사람들을 데려와 감사위원회를 조직, 대대적으로 사립유치원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들은 위에서 말한 (학교법인을 중심으로 제정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을 가지고 감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가져가는 돈은 원칙적으로 횡령이라고 부르짖는다. 제대로 된 회계처리지침도 마련하지 않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지켜야 할 법규가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엇을 가지고 감사를 하고 있는가?

이것은 마치 사이즈 80의 옷을 만들어 놓고서 그 안에 사이즈 100인 사람들을 우겨 넣는 꼴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옷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칼을 대는 것과 다름없다. 이게 사람을 죽이려는 것이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가?

일부 대형 사립유치원 회계감사 시 적발된 자금의 불분명한 집행, 회계처리상의 문제들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금 집행의 문제가 아닌 행정상의 서류 미비나, 학사 운영의 실수로 감사에서 ‘주의’나 ‘경고’ 등의 조치를 받은 대부분의 사립유치원들을 비리집단으로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립유치원에 맞는 변변한 재무회계규칙도 없이, 전혀 몸에 맞지도 않은 재무회계규칙을 잣대 삼아, 유아교육 현장에 대한 최소한의 전문 지식도 갖추지 못한 시민감사관들을 동원해 사립유치원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낙인찍는 행태는 참으로 야비하고 비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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