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라’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라’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6.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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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강점육아' 저자
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강점육아' 저자

아이와 잘 공감하려면 ‘육아에 대한 민감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육아의 민감성을 지닌다는 것은 자녀의 생각이나 욕구를 잘 파악한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즉, 이유 없이 칭얼대도 ‘저 좀 챙겨주세요’라는 아이의 마음을 볼 수 있고, 세상 떠나갈 듯 우는 아이의 힘든 표정을 보면서 ‘배가 너무 고파서 힘들어요’라는 마음을 대체로 읽을 줄 안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 부모에게 필요한 자세는 아이를 ‘잘 관찰하기’입니다. ‘관찰이라는 말은 ’객관적으로 주의 깊게 살펴보다‘ 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흔히 “나는 육아 민감성이 높은 부모야, 그래서 잘 반응하는 부모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인식하지 못한 채, 때로는 잘 몰라서 아이의 본래모습 자체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부모의 시각에서만 바라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자녀를 얼마나 잘 관찰하고 계신가요? 오늘은 공감육아를 위해 아이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 조언을 드려볼까 합니다.

먼저, 오늘 아침에 여러분이 자녀에게 한 대화를 떠올려 보세요. 이런 말을 했다고 가정해 볼까요.

밥을 늦게 먹는 아이에게 “밥 좀 빨리 먹어, 너는 밥알을 매일 세면서 먹니?”라고 했거나, “가방 좀 미리 챙겨, 넌 뭘 미리 챙기는 법이 없어”라고 했다고 해 볼까요?

흔히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 아침에 자주 들려주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사실 앞서 한 말들은 대화라기보다는 꾸중이나 비난에 가깝죠. 대화라는 것은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하는데 말 속에 이렇게 ‘비난‘이 들어가다 보면 대화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비난을 하는 부모를 대하는 아이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핑계‘를 대거나 ’변명‘을 하는 겁니다. 둘째는 부모가 비난하는 상황이 계속 많아지다 보면 말로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들은 그 스트레스가 속으로 곪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눈물로 쏟아내거나 문제 행동으로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죠. 점점 가족 간의 대화가 일방적인 부모의 훈계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자녀를 비난하지 않고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를 잘 ‘관찰’하는 것입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기에는 부모들이 육아의 민감성을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관찰’을 잘 해야 아이가 뭐가 힘든지,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적절히 반응해주면서 부모와 아이와 애착이 점점 강해지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점점 커 갈수록 아이는 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됐지만, 부모는 정작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듣지 못하고 부모의 시각에서 ‘평가’하고 ‘판단’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한결 같지만 아이가 커 갈수록 ‘올바른 것을 가르쳐야 해’ 이런 마음이 커지게 되면서 아이에게 고쳐주고 싶은 것, 가르쳐주고 싶은 것들을 대화 속에 녹여서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을 잘 알 리 없는 아이 입장에서는 도리어 이런 부모의 말이 잔소리나 꾸중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잘 관찰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와 진정한 대화를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부모의 시각과 생각에서 아이를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아이를 보게 되면 이미 판단에 의해 지배된 생각들이 부모의 눈과 귀를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한 가지 틀에만 얽매인 것을 ’고정관념‘이라고 하고, 공정하지 못하게 한 쪽으로만 치우쳐버린 생각을 ‘편견’이라고 하죠. 또, 뭔가 제대로 알기도 전에 '그건 이런 거야'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것을 ‘선입견’이라고 합니다.

고정관념과 편견, 선입견, 이런 모든 판단들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부모의 말 속에 이런 판단들이 녹아 있지는 않은 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밥 좀 빨리 먹어, 너는 밥 알을 매일 세면서 먹니?”라고 한 말을 살펴보면 이런 부모의 판단이 들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넌 밥 잘 안 먹는 아이야’, 그리고 “가방 좀 미리 챙겨, 넌 뭘 미리 챙기는 법이 없어” 라는 말 속에도 ‘너는 준비성이 부족해’라는 판단과 평가가 들어있는 겁니다.

평소에 부모가 ‘우리 딸은 이런 아이야“, “우리 아들은 이런 게 문제야” 이렇게 평가하고 판단했던 마음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진 않은 지, 그래서 아이를 질책하거나 비난하고 있진 않은 지 한번쯤 돌이켜 봤으면 합니다.

아이를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으려면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경청’은 ‘공감’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죠. 경청, 즉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지요. 상대방을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첫 걸음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잘 관찰해야, 그리고 잘 경청해야 아이의 ‘긍정적 의도’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시각으로 아이를 판단해 버리고 아이가 하는 말을 잘 경청하지 못하면, 아이가 잘하고 싶었던 건데, 노력해 보려고 한 건데, 그런 잘 해 보려고 했던 의지를 본의 아니게 부모가 꺾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의 말에 경청하다 보면 비록 실수를 했더라도 ‘잘 해보려 노력’했던 아이의 긍정적 의도를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잘 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이유’를 잘 들어야 공감할 수 있게 되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아이의 긍정적 의도를 이해하게 되면 그제서야 부모도 아이를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마음을 잘 읽고 이해를 해 주어야 ‘올바른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마음’을 아이가 실천할 수 있는 힘, ‘동기부여’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들 수 있겠죠.

또한 부모가 넓은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만큼 저마다의 속도는 다르지만 ‘노력해 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어제 보다는 나은 오늘, 그리고 또 내일을 향해 조금씩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잘 관찰하기 위해 노력하며 섣불리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으려 노력했다면, 이제 부모의 마음도 잘 관찰했으면 합니다.

화가 나서 그 감정을 아이에게 쏟아내는 것은 아이에게 두려움을 주거나 ‘무서워서 하게 만들 뿐’, 마음에서 우러나와 진정하게 변화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화나 났다면 화가 난 이유를 아이에게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부모의 바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오늘 아침에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그리고 저녁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이야기의 주제는 달라도 중요한 것은 부모의 판단과 평가를 지우고 아이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살펴보고 잘 관찰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서부터 진솔한 대화가 시작된다는 점, 그래야 진정한 공감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꼭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윤옥희 프로필 △네이버 맘키즈 전문가 에디터/자문위원 △네이버 오디오클립 ‘육아대학 공감학과’(http://naver.me/5SvL2ryN) 진행 △올레TV ‘우리집 누리교실’ 출연 △윤교육생태연구소 소장 △<강점육아> 저자 △한국스마트맘센터 공동대표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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