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라
[윤옥희의 행복맘 마음육아]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라
  • 이진우
  • 승인 2017.11.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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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옥희 윤교육생태연구소장, <강점 육아>의 저자

 


칭찬을 받을 때면 누구나 기분이 참 좋습니다.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것이 바로 칭찬이라고 하듯이 실제로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도 칭찬의 효과가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자존감이 높아져 ‘내가 인정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으며 상사를 더 존경하고 믿게 되며 자발적으로 일에 몰입하게 돼 더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칭찬의 효과는 회사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칭찬도 잘 하면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칭찬을 할 때 ‘결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입니다. 결과에만 집중해 칭찬하게 되면 칭찬 받는 그 순간에는 아이의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게 되면 오히려 칭찬이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들, 오늘 100점 맞았구나. 참 잘 했네~”라거나 “오늘 달리기 1등 했다며? 정말 자랑스럽다!”와 같은 칭찬을 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물론 아이에게 긍정적인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이가 노력한 과정을 칭찬하는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이는 100점을 맞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고, 달리기 1등을 하기까지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고 뛰는 순간에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1등을 했기에 부모도 아이도 “잘 했다”는 칭찬에 서로가 기분이 좋은 분위기이지만 반복적으로 ‘결과 중심의 칭찬’을 계속하게 되면 아이에게 부담감으로 작용, 결국 등수가 떨어졌거나 성취과정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부모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만족하지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부모가 아이에게 ‘결과보다 그 과정을 칭찬할 것’을 늘 강조하곤 합니다. 또는 과정과 결과를 함께 칭찬하는 방법도 권합니다. 가령, “지난번보다 책을 많이 읽었네(과정). 참으로 대견해(결과)”라거나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과정) 좋은 성적(결과)을 얻었구나”라고 과정을 강조하는 칭찬을 할 수 있습니다.

유아기에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넌 이래서 칭찬받아야 해”라는 부모의 말을 아이가 이해하는데 힘들 수 있습니다. 아직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 애정이 늘 목마른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고야”, “너무 멋져”와 같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자주 해 줄수록 아이의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아이에게 ‘나는 사랑 받고, 인정받는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지속적으로 심어주게 됩니다. 

유치원을 지나 초등학생으로 넘어가면서 점점 부모들은 아이의 성적과 어떤 것을 얼마나 잘하는 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어릴 때야 순수하게 “예쁘다”, “잘 했다” 했더라도 아이가 커 갈수록 부모의 기대에 아이가 부응해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커집니다.

그렇다 보니 자꾸 과정보다 결과에 치중해 칭찬을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부모가 결과에 집중해 칭찬을 한다면 아이는 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못했어”, “나는 해도 안 되는 아이야”. 도전한 행동에 한 번, 부모의 반응에 또 한 번,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과정을 지속적으로 칭찬받은 아이라면 다릅니다. “엄마, 제 성적은 70점 맞았는데 지난번보다 공부 열심히 했거든요. 문제가 어려웠나 봐요. 다음에 더 열심히 해서 잘 할래요”와 같이 스스로도 ‘자신이 노력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던 부모라면 “열심히 노력했는데 그게 대단한 거지.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우리 노력대장, 대견해”와 같은 반응을 해주기 마련이겠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노력하는 과정에 가치를 두게 된다면 아이는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또 도전할 것이고,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자존감도 잘 자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는 앞으로도 자존감이 잘 자라고 있음을 변화된 모습으로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과정에 대한 칭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의 강점’을 찾아서 칭찬해 주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훈육을 하면서 아이가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 바로바로 고쳐주겠다는 생각에서 “이건 절대 안 되는 거야”라며 지적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잘한 행동을 칭찬 받으면 계속 칭찬 받고 싶어서 더 잘하려 하지만, 잘한 행동에 관심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한 것만 지적받으면 반항심만 커지는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또 청소 안 했니”, “네 책상은 네가 치우라고 몇 번 말했니?” 같은 말보다 “책상이 어제보다 더 깨끗해졌네. 엄마 말 듣고 조금이라도 정리가 되었네”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칭찬 받고 싶은 마음에 청소나 책상정리 하는 행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입니다.

엄마가 원했던 ‘더 깨끗해진 책상’이라는 바람이 아이의 머리에 박히면서 그때부터는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시험지를 가져온 아이에게도 우선 잘한 부분부터 칭찬한 뒤에 개선할 점을 말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부정적으로 낙인 찍히면 실제로 그 대상이 점점 더 나쁜 행태를 보이고, 대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반대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상반된 말도 있는데,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의미합니다. 

아이들은 성적뿐만 아니라 앞으로 여러 가지 도전의 과정 속에서 마주하게 될 실패의 과정 속에서도 부끄럽거나 두렵다고 여기지 않고, 실수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올바른 칭찬을 통해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노력하는 과정에 함께 박수쳐 주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 부응하기 위해 아이는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그 노력은 언젠가는 찬란한 빛(결과)을 발산할 테니까요. 그것이 바로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해 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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