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과 야벳이 옷을 가져다가 자기들의 어깨에 메고 뒷걸음쳐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덮었으며 그들이 얼굴을 돌이키고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아니하였더라”(창세기 9:23)
바른 ‘효도’의 모습은 어떠한 것일까요?
조선 시대에 한 임금이 백성들을 살피기 위해 시찰을 나갔습니다. 이에 이 소문을 들은 병석의 어머니가 멀리서라도 임금님을 뵐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아들에게 했습니다. 이에 아들이 어머니를 자신의 지게(Korean A-frame carrie)에 태워서 임금님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기다렸습니다.
마침 그 광경을 본 임금님이 신하를 불러 이 효심이 가득한 아들에게 금 백냥에 쌀을 한 섬 주도록 명했습니다.
이 소문이 온 나라에 퍼지자 어느 불효자가 자신의 마을에 임금님이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멀쩡한 어머니를 지게에 태워서 임금님이 지나는 길목에 서 있었는데, 임금님이 이 모습을 보고 그에게도 금 백냥과 쌀 한 섬을 주게 했습니다.
그러자 신하들이 그는 이미 불효자로 소문이 다 나 있는데 그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잘못이고 오히려 벌을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임금님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흉내만 내어도 좋은 것이네!’라고 했습니다. 그 후 그 불효자도 크게 깨닫는 바가 있었기에 이후로는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부모님을 섬겼다고 합니다.
‘논어’(論語) ‘선진’(先進) 편에 있는 ‘민자건’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그는 공자의 제자 중에 ‘덕행’(德行)으로 ‘안연’(颜渊)과 더불어 유명하고, 스승의 명예를 더럽힌 ‘염구’(冉求, 염유)가 있다면 권력과 출세보다는 스승의 가르침과 명예를 지킨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가 어렸을 때 그의 계모가 심성이 퍽 고약했습니다. 한겨울이 되면 자기 아들들에게는 두툼하게 솜을 넣어 만든 옷을 해 입히고, 전처의 자식인 ‘민자건’에게는 솜 대신에 갈댓잎을 넣어 만든 옷을 입혔습니다. 그러나 ‘민자건’은 이것을 알고도 모르는 척 전혀 원망하지 않고 잘 참고 견뎠습니다.
어느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내고 후처를 당장 내쫓으려 했습니다. 이에 ‘민자건’이 한 말이 유명합니다. ‘아버지, 고정하십시오. 어머님이 계시면 아들 하나가 춥고, 어머님이 계시지 않으면 아들 세 명이 춥습니다.’ 이 말에 아버지도 감동하고, 계모도 크게 뉘우치고 마음씨를 고쳤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가장 기본적인 ‘효도’는 ‘부모님을 육체적으로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고, 좀 더 수준 높은 효도는 ‘정신적으로 부모의 뜻을 잘 받들어서 순종’하는 것이며, 그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효도’는 ‘이 사람, 아무개의 아들이 아닌가?’ ‘그 부모가 누구 아닌가?’ 하는 평판을 얻어 부모님께 높고 귀한 이름을 드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글 첫머리 창세기 9장 23절의 셈과 야벳에게 특별한 효도의 모습이 보입니다. 배경은 하나님이 홍수 심판에서 살아남은 노아와 그 후손들을 통해 새로운 인류를 시작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주셨던 명령을 노아에게 되풀이해 주심으로 아담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셨던 하나님 나라의 목적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것과 하나님의 창조하심이 실패가 아님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끔찍한 홍수 심판이 세상에 임했으나 인간 안에 있는 죄악은 씻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인류의 시조가 된 노아에게도 죄가 다시 독버섯처럼 자라나 술에 취해 수치스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아들 ‘함’의 모습에서 ‘뱀’을 보게 함으로 사탄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나안의 아버지 함이 그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고 밖으로 나가서 그의 두 형제에게 알리매”(22절) 여기서 ‘보았다’(וַיַּ֗רְא)는 것은 단순히 발견하고 알렸다는 뜻이 아니라 ‘속으로 즐기면서 비웃었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노아의 다른 두 아들 셈과 야벳은 본문처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결과는 ‘세 자녀에 대한 노아의 예언’을 낳았고, 그 예언은 놀랍게도 역사 속에 실제로 성취되며 신약의 역사를 통해, ‘사도행전’의 역사를 통해서도 성취됨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효도’는 부모의 허물을 덮어 드리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깊으신 사랑이 우리의 허물을 덮어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