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실효성, 현직 교과교사에게 묻다
온라인 수업 실효성, 현직 교과교사에게 묻다
  • 김은교 기자
  • 승인 2020.06.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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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능력 무관, 정보화 역량 따라 교육의 질 달라져
교육, 직접 대면 통해 ‘교사-학생 간 소통’ 이뤄져야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요즘 처음 겪어내는 일들이 참 많다. ‘마스크 5부제·사회적 거리두기·건물 폐쇄 및 방역·전직원 재택근무·개학연기·온라인개학·등교개학·온라인 수업’...... 모두가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비롯된 현상들이다.

지난 4월 9일, 반복된 개학 연기 끝에 초·중·고 대상 단계적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다. 당시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이 바로 ‘모든 아동이 평등한 온라인 교육환경’. 이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는 교육장비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현재 6월, 지금은 모든 학년이 등교개학을 완료한 상태다. 다만 중3과 고3은 매일 등교, 그 외의 학년은 격주 또는 격일제로 등교하며 온라인 원격수업과 병행하고 있다. 학생들 모두 온라인 수업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수업 관련 그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직 교과교사가 바라보는 온라인 수업의 현재는 과연 어디쯤에 있을까? 앞으로도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수업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현직 교과교사가 진단한 온라인 수업의 실효성 및 방향성을 들어봤다.

온라인 원격 수업 진행으로 비어있는 교실. (사진=김은교 기자)
온라인 원격 수업 진행으로 비어있는 교실. (사진=김은교 기자)

Q1. 감염병 사태에 따른 온라인 수업, 과연 효과적일까?

최근 실시한 온라인 수업의 경우 당연히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바이러스 확산 예방 조치에 따라 대면 학습지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학습자료를 지속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을 생각한다면 온라인 수업은 분명 효과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해당 부분만을 가지고 실효성을 판단·확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이면에 문제점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Q2. 어떠한 점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온라인 수업 이후, 정보화 기기를 다루는 교사 역량에 따라 교육의 질이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 자체가 정부의 철저한 사전 준비 끝에 탄생한 시스템이 아닌 탓에, 시행 초기 교사·학생 모두가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당시 교육부는 특정 방침이나 후속조치 마련 없이 선생님 재량 하에 수업을 진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과, 현재 온라인 수업이 교사들의 교육역량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 이후 선생님에 대한 평가가 개인 실력과 상관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상황은 결국 교사-학부모 간 갈등도 야기시킨다.

Q3. 구체적인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대면수업에 강점을 보이는 교과 선생님들이 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평소 문제풀이 위주로 진도를 나가던 교사들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해도 교육의 질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토론 또는 조별 활동 위주로 수업을 진행해 왔던 선생님들은 평소 추구하던 수업적 장점을 부각시키지 못하게 돼 수업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호소한다.

특히 음악·미술·체육 등은 그 특성상 대면 수업에서 강점을 보이는 과목들인데, 온라인 수업 이후 저평가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과 직접 소통하는 노하우가 뛰어난 오랜 경력의 교사들 중에는 온라인 수업 장비 다루는 것을 어려워 하는 분들이 많다.

최근 이러한 베테랑 교사 분들이 온라인 수업의 제한성에 따라 교육적 장점과 역량을 내세우지 못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심하게는 공공 커뮤니티에서 실명까지 거론하며 교사들을 저평가하고, 교사들의 실제 노력과 상관없이 급여 삭감만 주장하는 사례도 있어 교육 관계자 간 마음의 상처가 무척 큰 상황이다.

학교교육은 ‘학교 지원-교사 수업-학생 협력’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는 구조로 이뤄진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교육 장비 등의 학교 지원이 지역별 편차를 나타낼 수도, 교사 개인 실력과 상관 없이 온라인 수업에 특화 또는 약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덧붙여 학생 간 협력 분위기도 가정 내 분위기마다 다를 수 있으며 자율성 준수 여부도 개인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으로 모두가 효율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는 사실상 미지수다.

학생 비대면 수업을 위한 영상자료 제작 현장. (사진 출처_중동고)
학생 비대면 수업을 위한 영상자료 제작 현장. (사진 출처_중동고)

Q4. 온라인 수업, 학교 재량 아닌 정부 표준안으로 운영되면 효과성이 강해지지 않을까?

‘교육’은 커다란 줄기 이외의 ‘진짜 표준’이 존재할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예로 들자면, 정해진 레시피가 있다고 해서 모두 다 똑같은 음식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물론 ‘교육과정’이라는 교육부 기본 표준안은 있지만, 그 기준을 토대로 이뤄지는 학생과의 상호작용은 결국 각 교사들의 수업별 특징에서 비롯된다. 이 때문에 교육부의 지침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에서는 학교-교사-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울타리가 보다 강해질 필요가 있다. 아쉬운 것은 현재 교육부 역시 교사·학생 모두 보호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이번과 같은 위기가 또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격차 감소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정부의 장기적 고민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5. 온라인 수업의 올바른 방향성을 짚어본다면?

온라인 수업의 방향성 또는 실효성은 아마 어느 누구도 말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온라인 수업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현상유지정도로만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학교 수업은 직접 대면을 통해 선생님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진짜 교육의 실현’은 온라인 수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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