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공감]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며
[워킹맘 공감]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며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4.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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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카톡”

요즘 매일 5시 50분이면 어김없이 카톡이 울린다.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심심함을 참지 못한 일곱 살 아들이 할머니 스마트폰으로 보낸 메시지다. 업무로 인해 엄마와 통화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자 대신 퇴근 무렵에 카톡을 보내기 시작한 지 두 달 남짓.

코로나19 사태 초반까지만 해도 내용은 지극히 간단했다. ‘엄마 언제와’ 그 한 문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 한두 문장씩 메시지를 바꿔가면서 보내고 있다. ‘보고 싶으니 빨리 와’, ‘심심해 빨리 와’, ‘저녁 00 먹고 싶어’ 등등. 메시지는 물론이고 이모티콘이나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함께 보낼 때도 있다. 지금까지 카톡 사용법을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활용 능력이 갈수록 는다는 점은 많은 엄마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재하려 해도, 아이들의 스펀지 같은 흡수력과 호기심은 막을 수가 없다. 한두 번 만으로도 어른 못지않게 기술을 습득해 활용하곤 한다. 외출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한두 번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면 놀라울 정도로 활용 수준이 높아지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들의 걱정을 더하는 것은 바로 이번 달부터 학년별로 차례로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개학’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등교 개학이 아닌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개학으로 스마트기기 사용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학습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기기에 중독되지 않으려면 학교에 가는 것 같은 적당한 긴장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개학도 오프라인 등교와 같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집은 아이들에게 휴식공간으로만 인식돼 온라인 개학을 했음에도 여전히 스마트기기를 제멋대로 활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모가 곁에서 조언을 건네는 것이 좋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가듯 정해 놓은 시간에 일어나 옷을 갖춰 입고, 집에서 미리 교실로 지정한 장소로 등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아이들과 규칙을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다. ‘수업시간에는 다른 사이트 접속하지 않기’, ‘학습한 내용 노트에 틈틈이 기록하기’,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활용하기’ 등을 사전에 정해서 실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앞에 엄마들의 걱정이 더해지고 있다. 학교나 유치원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관계 형성의 역할을 담당했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온라인 개학으로 아이들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스마트기기를 오남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설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무조건 걱정보다는 조금씩 아이와 함께 적응하는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대미문의 상황에 당황스러운 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기에….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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