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자살 36명, 실종아동 55명 “이대론 안된다”
매일 자살 36명, 실종아동 55명 “이대론 안된다”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9.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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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위기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막기 위한 정부·사회·가정 힘모아야
생명·인권 존중 교육 확대, 실효적 지원 구축 등 전방위 예방 시스템 필요
11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자살예방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전우택 협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1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자살예방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전우택 협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한국자살예방협회 주최로 열린 ‘2018년 제12회 자살예방 종합학술대회’에서는 ‘생명존중’ 인식 및 실태를 알 수 있는 의미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4번째 세션에서 용인대 교육대학원 박제일 교수가 소개한 ‘자살에 대한 청소년과 학부모의 자살예방교육’은 경기도 소재 초등생 600명(응답 533명), 중등생 600명(응답 329명), 고등학생 196명, 학부모 87명 등 총 11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이다.

박 교수의 청소년 및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가한 학부모의 89%는 청소년 자살문제를 ‘심각하다’(매우 심각 40%, 다소 심각 49%)고 받아들였다.

또한 미성년 자녀들의 생명존중 의식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들로 학부모들은 ‘입시 위주의 경쟁적 교육’(9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이기주의적 태도’(89%), ‘물질만능주의 풍토’(84%), 상업적 대중매체의 왜곡된 영향’(74%)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학부모들의 문제 지적은 기성세대인 부모들이 조장한 사회 문화라는 점에서 모순된 반응으로 해석된다.

학부모 92% “자살예방교육 받고 싶다”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생명존중 인식교육에 저학년일수록 ‘긍정적’으로, 고학년과 학부모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초등생은 ‘교육이 잘 되고 있다’에 62%인 반면에 중학생 43%, 고교생 24%, 학부모 14%로 낮았다.

생명존중 교육 경험을 묻는 질문에 초등생 62%, 중학생 71%, 고교생 69%로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평가는 크게 달랐던 것이다. 학부모의 생명존중 교육 저평가는 교육 유경험률(30%)이 낮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명존중 교육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높지는 않았지만 대상별로 엇비슷(초 56%, 중 59%, 고 44%)했고, 역시 학부모는 24%로 자녀들 만족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청소년 자살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전문상담이나 교육을 받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자녀들보다 훨씬 높았다.

전문상담 및 에방교육을 받아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학부모들은 92%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소년들도 중학생 69%, 고교생 68%, 초등생 67% 순으로 비교적 높은 분포로 적극적인 수용의사를 나타냈다.

그렇다면 학부모들은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해 어떤 교육을 받고 싶어할까.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부모들은 위기에 빠진 자녀와의 소통법, 자녀의 발달 및 정신 건강에 대한 지식에 목말라 했다.

사춘기 방황기에 빠진 자녀와 대화할 수 있는 교육을 원한다는 응답이 96%로 가장 많았고, ▲청소년 정신건강 지식(93%) ▲아동 발달단계 지식(90%) ▲자녀의 고민 사례(89%) ▲자살위험 학생 지원 및 관리 방법(88%) 순으로 부모교육을 받고 싶다고 희망했다.

장기 실종아동은 가족 단위 넘어선 국가·사회의 문제

생명존중을 위한 사회로 가는 노력에는 자살예방뿐 아니라 실종아동 근절도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이다.

실종아동은 자의든 타의든 가정과 부모의 보호 울타리에서 벗어난 아동의 신체ㆍ정신적 권리 침해로 이어지며, 아이를 잃은 부모형제의 심리 및 경제적 고통을 수반한다. 이는 사회적 손실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자살 사망자처럼 매년 수치가 조금씩 줄고 있지만 여전히 현재 하루 55명, 1시간에 2명꼴로 아동들이 부모를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아동실종 건수가 약 2만건을 기록했고, 다행히 대부분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600명 넘는 아이들이 ‘장기실종’으로 분류돼 부모들을 회한과 눈물의 나날로 지새우게 하고 있다. 특히 장기실종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찾을 확률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또한 최근에는 치매 질환에 걸린 고령자의 실종 사건도 빈번해 지고 있어 실종 문제에 우리 사회가 좀더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5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마련한 ‘장기실종아동 방지를 위한 지문 등 사전등록 의무화 정책토론회’는 이 같은 아동을 포함한 불특정 국민의 실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경찰청의 실종아동 조기발견체제로 2012년 아동지문 등 사전등록제가 도입돼 실종아동을 찾는 시간과 비율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실종아동(인구) 수가 줄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보다 효율적이고 실제적인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실종자관리시스템에 지문 등을 등록한 실종아동이 다시 보호자에게 인계된 시간은 평균 39분 소요된 반면, 미등록 아동은 82시간이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실종예방을 위한 지문등록사업 실시 6년째를 맞아 그동안 총 397만건이 등록됐고, 이를 활용해 총 489명의 아동을 조기 발견했고, 시행 이후 실종 신고건수가 계속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이건수 백석대 교수(경찰학부)는 “올해 실종신고 된 아동 중 지문등록 4명(14.8%)가 신고부터 발견까지 평균 23분 걸렸지만, 지문 미등록 아동 23명은 경찰 탐문수색을 거쳐 발견까지 평균 66분이 소요됐다”면서 지문등록의 시행효과를 강조했다.

그럼에도 현재 보호자가 지문사전등록제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 5월 기준 18세 미만 아동의 등록률은 절반에 못미치는 43%에 그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다만, 장기실종아동을 방지하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이 국민의 지문 등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회적 논란이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아 좀더 국민 기본권 보장의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정책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업법 및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이건수 교수는 “등록된 사전지문 자료는 경찰청 내부망을 통해 실종업무 전담의 한정된 직원에 의해 보관ㆍ활용되고 있다”면서 “시행 이후 현재까지 목적 이외 이용, 개인정보 유출 등 불법행위 사례는 1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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