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우울증 특강] ‘마음의 감기’ 우울증
[김영화 원장의 우울증 특강] ‘마음의 감기’ 우울증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1.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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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필자는 2013년 이후로 현재까지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는 강동구 내 자살률이 서울시 전체 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사실 서울 강동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로 현재까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란 오명을 쓰고 있다.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하면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2017년에만 리투아니아가 차지했을 뿐이다. 자살률 1위를 놓치면 안 된다는 듯이 대한민국은 현재까지 18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하먄 자살률 세계 4위이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는 2003년 전에는 자살률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겪은 뒤부터 자살률이 폭등했고,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와 같은 높은 자살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소외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1인 가구와 독거노인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어려움과 외로움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둘째로 극심한 경쟁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해 성취감을 느끼고 성공하는 길 대신 어린 시절부터 성적이나 외모, 또는 경제 사정으로 비교당하고 뒤처지면 무시당한다.

마지막으로 정신과 치료와 상담에 대한 심한 편견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자살률 1위인 정신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정신적인 문제 중 자살의 원인으로는 우울증이 가장 흔하다. 우울증에 있어서도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자살이다. 그래서 우울증은 ‘자살에 이르는 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의 약 70%가 자살을 생각하고, 10~15%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다.

전 세계에서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의 수는 매년 80만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과 청년들(10대와 20대) 사이에 자살률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또한 적절히 치료함으로써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살피고 또 각자 우울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우울증이란?

필자는 가끔 ‘정신건강의학과는 어떤 환자가 가장 많이 찾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에 ‘우울증입니다’라고 답한다.

우울증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이다. 누구나 때로 우울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우울증은 너무 흔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흔한 마음의 감기’로 불리기도 한다. 우울감은 감기만큼이나 흔히 또 쉽게 느낄 수 있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기만큼 가볍게만 볼 수는 없다. 우울증이라는 증상이 심해지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겨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어려워진다. 이병은 치료 없이 두면 사람을 자살로 몰아가기도 하기 때문에 사실 무섭고 끔찍한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정신의학자들은 수년 내로 우울증이 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어느 시기에 심각하게 우울해질 수 있다. 모든 사람의 5~20%에 이르는 사람들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해결하기 힘든 우울함에 시달려 약을 먹거나 심한 경우 입원을 해야 하거나 해서 혼자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루종일 비가 왔어요. 그래서 기분이 다운되네요.”

“남편이랑 싸웠어요. 그 후로 굉장히 우울했어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부모에게 꾸중을 들었어요. 너무 기분이 나빠 죽고 싶었어요.”

우리는 모두 이런 말을 흔하게 하지만 우울증이란 이런 단순히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아니다. 우울증은 매우 뚜렷한 증상이 있고 적극적인 치료가 꼭 필요한 문제이다.

나의 우울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혹시 나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간단히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보자. 다음의 자가 진단의 항목을 읽고 지난 2주간 자신이 느낀 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번호에 표시한다.

▲ 우울증 자가 진단

1. 나는 슬프지 않다.

2. 나는 슬프다.

3. 나는 언제나 슬프고 기운이 없다.

4. 나는 너무 슬프고 불행해서 견딜 수가 없다.

만약 당신이 2번에 표시했다면 당신은 가벼운 기분 혼란을 느끼거나 경계선상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번에 해당된다면 분명히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하고 4번을 선택한 사람들은 응급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들은 전문적인 치료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위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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