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건강한 애착은 행복한 엄마가 만든다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건강한 애착은 행복한 엄마가 만든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09.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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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필자는 소아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아이와 애착 형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애착이란 아이가 주로 엄마나 일차적으로 돌보는 사람에게 매우 강한 근접성과 접촉을 추구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모자간 애착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는 전반적으로 발달이 늦고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기 세계에 빠져 혼자 놀이에 열중하게 된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자폐스팩트럼 장애로 오인되기도 한다.

애착이란 무엇일까?

‘애착’이라는 말은 볼비(Bowlby)의 ‘애착 이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볼비에 의하면 아기들은 자라면서 부모와 애착을 형성하게 되고 이 애착을 기반으로 일생 지속되는 경험이나 사고, 감정 등에 대한 어떤 내면적인 상을 가지게 된다고 본다.

건강한 애착은 아이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모든 인간관계를 할 때 상대를 믿고 배려하고 따듯하게 사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서가 된다. 따라서 3세 이전의 일차 양육자와의 건강한 애착 형성은 그 아이의 일생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애착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애착은 단계별로 형성된다. 0~3개월 때는 무분별한 사회적 반응단계로 미소, 눈 맞춤, 옹알이, 울음 등으로 애착 행동을 보인다.

3~6개월 때는 낯익은 사람에게 초점 맞추기가 가능하고 선택적인 애착 반응(미소, 옹알이, 붙잡기 등)을 보이며 어느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6개월~3세에는 특정한 애착 대상에 대한 유지단계로 애착 대상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고 능동적으로 접근을 추구한다. 이 시기에는 분리불안이나 낯가림을 보이는데 이때 애착대상인물은 아이에게 안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3세 이후에는 부모가 없는 동안 부모의 행동을 상상할 수 있고, 부모가 잠깐 떠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면서 애착 대상이 내면화되어 부모가 없어도 불안해하지 않게 된다.

건강한 애착이란?

발달심리학에서 애착이란 쉽게 표현하면 어머니와 아이 사이의 끈끈한 정을 말한다. 이런 애착은 3세 이전에 부모가 변함없이 따뜻하고 안정된 사랑과 보살핌으로 아이와 상호작용할 때 만들어진다. 아이 쪽에서는 엄마에 대한 신뢰, 믿음, 의존심 같은 정서적 상태가 생겨난다.

보살피는 사람이 자주 바뀌거나, 엄마가 우울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거나, 다른 일에 신경을 쓰거나 해서 정서적으로 방임한 상태로 아이를 대하면 건강한 애착이 생기기 어렵다.

아이가 사회적으로 방임되거나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위안이나 관계 맺기가 부족하고 애정이 결핍되면 애착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 양육자가 자주 바뀌어도 안정된 애착 형성을 하기가 어렵고 부모가 너무 바쁘거나 해서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도 애착 형성이 어렵다. 건강한 애착이란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자주 바뀌지 않고 아이를 꾸준히 돌볼 때 아이와 아이를 돌보는 사람 간에 형성되는 것이다.

아기 원숭이 애착 실험

할러(Harlow)박사는 아기 원숭이를 상대로 ‘헝겊 엄마, 철사 엄마(Wire and cloth mother surrogates)’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을 통해 아기원숭이들이 먹이보다 포근한 엄마의 품을 더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영유아기의 생존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으로 할러 박사는 원숭이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있어서도 음식공급보다는 따뜻한 신체접촉과 그 경험을 통해 사랑 비슷한 어떤 것(애착)이 생존에 훨씬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건강한 애착, 불안한 애착

애착은 건강한 애착과 불안한 애착으로 나눌 수 있다. 3세 이후 엄마가 없어도 불안해하지 않고 잘 노는 아이들은 건강한 애착이 형성된 아이들이다. 반면 항상 엄마가 있는지 확인하고 엄마를 지나치게 따라다니고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 아이가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엄마의 부재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불안한 애착이 형성되었다고 봐야 한다.

또 어떤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사회적 정서적 반응이 거의 없기도 하다. 이 아이들은 사람을 봐도 미소 짓기 등 긍정적인 정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부모나 성인 양육자와 함께 있는 동안에도 갑자기 과민해지거나 슬퍼하거나 두려움에 떠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위안을 받아도 거의 반응하지 않거나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위안을 얻으려는 어떤 노력을 하지 않고 포기한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이런 위축되고 억압된 행동이 반복적인 패턴으로 나타나는 경우 반응성 애착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를 의심해 봐야 한다.

반응성 애착장애가 자폐성 장애와 다른 점은 애착증진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에게 놀이의 방법과 양육법에 대해 코치하면 아이가 부모와 즐겁게 놀이하면서 기쁨을 느끼고, 부모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되면 완전히 회복된다는 점이다.

불안한 애착이 아닌 ‘건강한 애착’ 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마음이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고, 우울하거나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느라 아이 양육을 소홀히 하면 불안정한 애착이 만들어진다.

건강한 애착 형성은 부모와 아이와 온종일 같이 있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에 90분 이상이면 애착 형성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30분 정도 시간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아이와 함께 몸을 부비며 놀아주면 건강한 애착이 만들어진다. 안아주고 뺨을 만져주는 스킨십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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