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아이를 향한 잘못된 칭찬과 올바른 칭찬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아이를 향한 잘못된 칭찬과 올바른 칭찬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12.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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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우리는 칭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특히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칭찬과 격려는 건강한 인성을 만들어 주고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준다.

적절한 칭찬은 아이들의 지능과 정서발달에 필수적이다. 그리고 어떤 어려운 과제라도 해 낼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자신감을 높여주며 새로운 모험에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부모는 어떻게 칭찬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칭찬할 때도 방법이 있나요”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많다. 그냥 ‘잘한다’ ‘최고다’ ‘멋있다’라고 하고 ‘엄지척 하면 되지 않나’라고 되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에게 바르게 칭찬하기’에 대한 많은 연구에 의하면 칭찬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에 아주 중요한 작용을 한다.

어떤 칭찬은 아이에게 용기가 되고 바른 행동을 하게 하지만 성의 없이 대충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경우, 노력이나 과정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결과물에 대해서 칭찬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칭찬은 아이에게 큰 부담감을 안겨주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칭찬을 잘못하는 경우를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칭찬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너는 정말 머리가 좋고 똑똑하구나! 천재인가 봐”

만약 내 아이가 시험에서 100점을 받아온다면 부모들은 어떤 칭찬을 해야 할까? 보통은 ‘너는 정말 머리가 좋구나’ 하는 칭찬을 하게 된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유전적으로 이미 할 수 있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어서 노력보다 지능이 우선이기 때문에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혹시 나쁜 성적을 받는다면 자신의 지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나중에도 칭찬을 듣기 위해서는 매번 이렇게 100점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심한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영재로 평가받고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아이들이 자라서 평범한 어른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변의 기대에 맞추어 자신이 완벽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다가 항상 천재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무기력한 어른이 되었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

‘똑똑하다’ ‘머리가 좋다’ ‘천재다’는 것은 칭찬이라기보다 아이를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를 받은 아이들은 다음에 성적이 떨어지면 멍청해진다는 생각에 한편으로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결과나 능력에 대한 칭찬, 점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는 칭찬인 ‘노력을 많이 했구나’ ‘이런 생각도 해보았구나’ ‘어려운 문제를 끈기 있게 풀려고 했구나’라고 노력과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

 

어떤 일을 하든 무조건 박수 치고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기

영유아 시절의 많은 행동은 부모의 눈에는 신기하고 대견하여 감탄과 칭찬이 저절로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매번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칭찬하는 횟수를 점차 줄여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칭찬을 많이 하기만 한다면 자칫 아이는 ‘칭찬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잘한다’ ‘대단하다’는 칭찬을 너무 많이 받게 되면 아이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게 되어 칭찬받지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어 상처받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너무 과한 칭찬을 하는 부모들은 칭찬하는 횟수를 줄여야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보이는 바람직한 행동을 잘 관찰하고 “오늘도 혼자서 세수를 잘 했구나, 이번 주 내내 혼자서도 잘하네”라고 일주일에 한 번 칭찬하는 것이 매일 칭찬하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다. 아이들도 이런 말을 들으면 부모가 자신의 좋은 행동을 매일 꾸준히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관심받고 사랑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진심 없이 칭찬하는 것

아이가 “엄마, 내가 그린 그림 봐” 할 때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래, 잘했어” 식으로 대답하는 것은 영혼 없이 습관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그림을 잘 그리지 못했다고 느껴지는데 무조건 “참 잘 그렸구나” “피카소처럼 그렸구나”하고 칭찬하면 아이는 오히려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잘 그렸다, 못 그렸다 말하는 것은 평가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노력과 과정에 대한 관심과 인정이다.

이런 경우엔 그림을 잘 살펴보고 진심으로 느껴지는 것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야 부모와 내가 공감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부모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조건적으로 칭찬하기

‘넌 정말 착한 아이야’ ‘넌 참 성격이 좋아’ ‘넌 엄마 일을 잘 돕는 훌륭한 아이야’ 등 아이에게 어떤 의도가 담긴 칭찬이나 무엇을 시키기 위한 칭찬 역시 아이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는 아이’라는 칭찬은 아이의 행동을 조절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는 착한 아이가 되지 못하면 부모의 사랑을 잃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런 칭찬은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숨겨야 하기 때문에 불안해지기도 한다.

칭찬은 부모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 초점을 맞춰서 해야 한다. 영유아기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칭찬의 의미보다 칭찬할 때 보여주는 따뜻한 사랑의 기운을 느끼고 힘을 얻는 것이다. 칭찬할 때 안아주거나 등을 쓰다듬는 등 스킨십을 하면 아이에게 부모의 진심이 더 잘 전달된다. 영유아기 아이들은 이런 스킨십을 통해 부모와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고 안정적인 애착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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