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우울증 특강] 20~30대 ‘청년 우울증’ 심각하다
[김영화 원장의 우울증 특강] 20~30대 ‘청년 우울증’ 심각하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4.12 14: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필자는 올해 들어 ‘우울증 특강’이란 제목으로 나이순에 따라 우울증 강의를 하고 있다. 아기들과 사춘기 우울증을 거쳐 이번 달 칼럼은 20~30대의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20~30대 우울증이 심각한 이유는 2021년 통계상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자살률이 20~3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무엇이 이들을 세상을 등지게 할 만큼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4년간 33.9%가 늘었는데 특히 20~30대는 45.7%나 늘어 환자의 증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 10명 중 3~4명이 ‘청년 우울증’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20대에 가장 흔한 정신질환으로도 우울증이 꼽혔다. 최근 1년 동안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한 ‘우울감 경험률’도 20대 청년층이 10대~50대 사이 연령 중에서 가장 높았다. 우리 사회에 청년 우울증이 대단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MZ세대란?

현재 우리나라의 20~30대는 소위 MZ세대라고 불린다. MZ세대란 20~30대 청년의 젊은 사회인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이지만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세대(M세대)와 1997~2012년생인 Z세대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2010년대 중반 막 사회에 진출한 ‘밀레니얼세대’는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뿐 아니라 이전 세대들과도 사고방식, 행동양식, 언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인터넷과 인터넷의 세계적인 영향력 하에서 자랐고 인터넷에 능숙하기 때문에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불린다.

 

MZ세대와 윗세대는 대화가 안 된다

20~30대 청년들이 우울증을 겪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취업 스트레스다. MZ세대야말로 부모보다 더 못살게 되는 첫 세대라고 예상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탓에 점차 심해지는 취업난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융위기를 겪었고 적절한 수입을 얻기 위해 취직하고자 하는 대기업의 취업 경쟁률은 더 높아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열심히 노력하면 보답이 돌아왔고 또 자녀들 세대도 그렇다고 믿기 때문에 MZ세대와 윗세대의 세대 차이와 견해차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

2021년 영국의 한 정책연구소가 28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갈등 인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세대 간 갈등은 전 세계 1등(80%)으로 꼽혔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인생의 모든 것이 다 경쟁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같은 청년들 뿐 아니라 윗세대와도 세대 갈등이 극심하고 위아래 세대와 계속해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느끼며 살고 있다.

MZ세대에게 심리적 압박과 불안감을 주는 또 다른 원인은 성공에 대한 압박과 불투명한 미래, 가족이나 연인 관계와 같은 대인관계 고민이다.

 

MZ세대는 인간관계가 취약하다

MZ세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등 디지털 시대에서 능숙하게 자랐다. 모든 정보를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얻고 대부분의 인간관계도 디지털에 의지하다 보니 인터넷상의 비판과 비난에 상당히 예민해진다. 그리고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자신을 쉽게 비교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열등감을 쉽게 느끼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이런 대인관계의 변화로 실제 사회적 연결이 부족하고 인간관계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로 살아간다.

코로나 사태를 겪었던 2020년 전반기에는 20~30대 여성의 자살시도자가 늘었다. 이것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1인 여성들이 고위험군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상담 전화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 ‘삶의 의지가 없다’는 자포자기의 표현이 늘었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우울감 증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는 이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접촉이 억제되어 활발한 사회적 활동으로 얻어지는 청년기의 발달과제인 사회적 성취감과 자존감을 상대적으로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는 방법

• 우울증 증상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

• 우울증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해와 공감을 하되 섣부른 충고는 하지 않는다.

•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를 권하되 조급하게 강요하지 않는다.

• 자살에 대해 반복해서 말할 때는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권한다.

 

우울증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마음가짐

• 현재 자기 모습 자체를 인정하고 수용한다.

•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우울한 감정을 표현한다.

• 우울증을 앓고 있는 본인 스스로 우울하면 우울하다고, 힘들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자신의 장점을 매일 생각하고 자신에게 말한다.

• 지난 일 중 성공했다고 느끼는 경험을 되새겨 본다.

• 우울증 증상에 대해 스스로 비난하지 않는다.

• 우울증은 치료받아야 하는 병이고 시간을 가지고 치료받고 또 주위에 도움을 청하면 분명히 낫는 병임을 명심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