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손태승 회장 중징계...우리금융 다시 위기?
금감원, 손태승 회장 중징계...우리금융 다시 위기?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2.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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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책임 물어 '직무 정지' 사전 통보
올해에도 금융당국과 법정 다툼 이어갈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우리금융그룹(회장 손태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당국과의 행정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회장에게 라임 사태의 책임을 물어 '직무 정지' 처분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지배구조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금융감독원은 라임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부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전 제재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는 직무 정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 정지 조치를 받은 사람은 향후 4년간 금융사에서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초에도 주요국 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에 197억1000만원의 과태료와 6개월 업무 일부 정지 제재를 내린 바 있다. 손 회장에게는 문책경고 징계도 내렸다. 문책경고 징계 처분에 따라 손 회장은 향후 3년간 금융권 임원 선임에서 배제될 뻔했지만, 법원은 손 회장이 신청한 효력정지 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손 회장은 지난해 3월 회장 연임에 성공했지만, 하반기 내내 금융당국과 본격적으로 법정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러한 지주사의 불안정한 상황은 실적에도 나타나 지난해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그룹보다 상당히 아쉬운 일 년을 보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는 NH농협금융보다도 실적 순위가 밀려 5대 금융지주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가 흐름도 좋지 않았다. 우리금융 경영진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총 여섯 차례나 자사주를 사들였다.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주가 반등을 노린 행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9일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종가 기준 8800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3%가량 하락한 것이다.

5일로 예정된 4분기 실적 발표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4분기 실적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금융의 작년 명예퇴직 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났고, 코로나19 추가 충당금과 더불어 라임 사태 피해자 배상 등 관련 비용이 추가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여러 비용 요인들을 보수적 관점에서 2020년에 모두 털고 갈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회장이 라임 사태를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다시 중징계 처분을 받는다면 상황은 다시 힘들어질 수 있다. 지난해에 그랬던 것처럼 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일 년 내내 소송에 휘말려 실적이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3월부터 라임펀드의 위험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펀드를 판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위험성을 미리 알았다면 당장 투자자들의 돈을 반환받고자 했을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이처럼 라임 사태는 우리금융에 재정적 손실을 가져다줬을 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업계 평판까지 흔들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 리스크를 잘 넘긴다면 반등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지만, 우리금융이 과연 어려움을 딛고 기저 효과에 힘입어 이익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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