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교사들, ‘임금 절반 삭감’ 협박에 뿔났다
사립유치원 교사들, ‘임금 절반 삭감’ 협박에 뿔났다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8.11.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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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교육청 15일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 교원 임금삭감 통보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충청북도교육청이 15일 유치원 온라인 입학관리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의 교원기본급 보조금을 50% 삭감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충청북도 사립유치원 재직 교사들은 ‘처음학교로’ 미참여 사립유치원에 대한 고강도 추가 제재안에 원감과 교사 등에 대한 교원기본급 보조금을 절반으로 삭감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자 충북도교육청에 몰려가 집단으로 항의하고 나섰다.

도교육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에 대해 2019년 학급 운영비 인상분 지원 제외 및 공모사업 배제 조치 외에 추가 고강도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미참여 유치원은 통학차량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고, 2019년 기준 월 52만원인 원장 기본급 보조금을 지급도 제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참여 유치원에 대해서는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겠다고 압박했다.

특히 ‘처음학교로’ 등록 마감이 끝나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참여하지 않는 유치원은 월 40만원인 학급운영비 전액을 삭감하고, 원감과 교사 등 교원기본급 보조금도 50% 삭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이날 오후 2시를 훌쩍 넘긴 시점에 도내 모든 사립유치원에 보내 ‘처음학교로’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사립유치원 원장들뿐 아니라 당장 급여 삭감이라는 고통을 안게 된 사립유치원 교사들까지 들고 일어나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충북도내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15일 온라인 유치원 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미참여 사립유치원에 대해 교원 기본급 보조 50%를 삭감한다는 충청북도교육청의 조치에 반발해 도교육청으로 몰려와 항의하고 있다.
충북도내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15일 온라인 유치원 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미참여 사립유치원에 대해 교원 기본급 보조 50%를 삭감한다는 충청북도교육청의 조치에 반발해 도교육청으로 몰려와 항의하고 있다.

도내 사립유치원 원장, 교사 200여명은 도교육청을 찾아와 업무 책임자인 유초등교육과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처음학교로’ 참여를 강제하면서 생계와 직결된 임금까지 삭감하는 것은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행정이며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들은 “법적 근거도 없이 공문도 오후 2시 59분에 발송한 뒤 오후 3시부터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죄 없는 유치원 교사들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유치원 교사는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임금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냐. 이런 정책이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이냐”고 비판했다.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참여 신청도 안 했는데 신청한 것으로 나와 교육청에 물어 봤더니 전산 입력 오류라고 했다. 이런 유치원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면서 도교육청의 ‘처음학교로’ 참여율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참여율 조작은 있을 수 없다”며 “업무 담당자가 전산 입력을 잘못 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4시 현재 충북 도내 ‘처음학교로’ 신청 유치원은 75곳이었으나, 사립유치원장들의 의혹 제기 이후 최종 마감시간인 오후 5시에는 33곳으로 줄었다.

도내 사립유치원 총 91곳 중 폐원 신청 등 사유가 발생한 4곳을 제외한 87곳 가운데 33곳만 ‘처음학교로’를 참여한 것이다. 참여율은 37.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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