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장학사, 엄마들 커뮤니티 ‘맘카페’ 사찰 의혹
교육청 장학사, 엄마들 커뮤니티 ‘맘카페’ 사찰 의혹
  • 이성교 기자
  • 승인 2018.11.15 1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산교육지원청 장학사가 경산맘카페에서 활동하려다 발각돼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경북 경산교육지원청 소속 S모 장학사가 경북 경산지역 엄마들의 모임인 ‘경산맘들 모여라’ 맘카페에서 엄마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모 장학사는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목적의 이른바 ‘박용진 3법’ 입법이 추진되는 민감한 시기에 경산맘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해 엄마들의 활동상황을 엿보려다 발각된 사실이 15일 알려졌다.

경산교육청에 근무하는 S모 장학사는 60세 가까운 나이의 미혼임에도 엄마이름 란에 본인의 이름을 기재하는 등 엄마임을 가장해 경산맘카페에 가입했고, 유치원 홍보 목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회원 등급 상향조정 요청서에 기재했다.

경산맘카페는 S모 장학사가 제출한 회원 등급 상향요청서 기재 내용이 카페 방침에 맞지 않아 등업 조치를 하지 않고 새싹멤버 상태로 놔뒀다. 

S모 장학사는 이후 경산맘카페 일부 회원들과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사찰행위'라며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자 카페를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경산교육지원청 S모 장학사가 경산지역 엄마들의 모임인 ‘경산맘들 모여라’ 맘카페에 가입했다가 카페 운영진으로부터 회원 등급 강등조치를 받은 내용.(사진=경산맘카페 캡처)
경북 경산교육지원청 S모 장학사가 경산지역 엄마들의 모임인 ‘경산맘들 모여라’ 맘카페에서 회원 등급 상향 조정 요청서에 기재한 내용.(사진=경산맘카페 캡처)

이와 관련해 경산맘카페 회원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경산교육청으로 S모 장학사를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S모 장학사는 “공무원의 사생활을 감찰하느냐”며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심한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S모 장학사가 경산맘카페에서 활동한 사실이 있는지, 사립유치원과 교육청, 교육부가 갈등을 보이는 민감한 시기에 교육공무원이 유치원 홍보 목적이라는 이유로 젊은 엄마들이 활동하는 맘카페에 가입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S모 장학사는 “카페에 가입하는 것은 개인 사생활인데 원장들이 무슨 권한으로 확인을 하느냐. 공무원을 사찰하느냐”며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을 몰아붙였다.

이와 관련, 경산지역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공무원이면 공적인 장소에서 공적인 활동을 해야지 엄마가 아니면서 최근 맘카페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은 엄마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여론을 정부에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다른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이 비리집단으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교육공무원이 사립유치원 편을 들고 좋게 홍보해주려고 맘카페에 가입했겠느냐”면서 “맘카페에서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지역 민간단체를 사찰하고 감찰하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S모 장학사는 베이비타임즈와 통화에서 “경산맘카페에 유치원 홍보를 위해서 가입한 것은 맞다”면서 “장학사는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자리이고, 개인적으로 가입해 맘카페에서 활동하는 것은 사생활인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산맘카페는 경산에 거주하는 지역 맘들의 친목 커뮤니티로 지난 2010년에 만들어졌다. 3만8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월 50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정기모임을 갖는 등 매우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지역 엄마들의 여론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카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