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석의 길] 4차 산업혁명 – 인류의 영생과 멸망
[정경석의 길] 4차 산업혁명 – 인류의 영생과 멸망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6.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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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석 4차산업혁명 강사·여행작가
정경석 4차산업혁명 강사·여행작가

인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영생 혹은 멸망할 가능성이 있을까?

얼마 전 ‘4차 산업혁명과 인문학’의 강의를 듣다가 강사가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수강자들 모두 세상이 편해질 것이라는 장밋빛 의견들을 답했다.

그러다 내 차례가 왔을 때 “인류가 멸망할 것 같습니다. 성경에서 사람들이 바벨탑을 쌓아 하나님께 도전하려고 했을 때 하나님이 인간의 언어를 모두 다르게 해서 무너진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발전으로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민족이 ‘구글번역’ 어플로 자동 통역이 가능해지고, 이것이 하늘에 도전하는 일로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서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니 그런 상상을 해봤습니다.”하고 일부러 역설의 의견을 내보았다.

만약 인간이 다시 하늘에 도전한다면, 그 방식이 전과 같이 하늘에 닿는 탑을 쌓는 것이 아니라 ‘생명창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마지막 날에 인간을 창조하셨다. 그 이전에는 빛과 하늘과 바다와 그리고 짐승을 만드셨고 마지막 날은 하나님이 직접 흙으로 사람을 빚은 후 코에 생명을 불어넣어 아담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그에게 영생을 주고자 했으나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한 아담의 실수로 인간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6장 3절에 인간의 나이를 이렇게 정하셨다. “…나의 신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체가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일백 이십 년이 되리라 하시니라” 그래서 요즘 대부분의 인간은 거의 이 나이를 넘지 못한다. 간혹 외국에서 120세를 넘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나이가 일상적이 아닌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몇 달 전 CBS의 인기 강연 프로그램인 ‘세상을 바꾸는 시간(세바시) 15분’에서 김창경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가 ‘재수 없으면 200살까지 산다’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강연의 내용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현재 대부분의 사망원인인 암, 뇌졸중이나 당뇨병 같이 가족력으로 내려오는 질병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생명공학을 이용해 영화 ‘아일랜드’처럼 인간의 유전자를 복제해 만든 쌍둥이 인간(클론)이 어느 은밀한 공간에 동물처럼 사육되고 있다가, 장기가 병들어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와 동일한 DNA를 가진 복제인간에서 적출한 장기로 대체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시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

1993년 실베스타 스탤론이 주연한 영화 ‘데몰리션맨’에서 범죄자를 냉동시켜 감옥에 수감하는 것처럼, 현재도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병을 앓거나 노령으로 사망을 목전에 둔 사람들을 액화질소 속에 산 채로 얼려 놓은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다.

물론 냉동 인간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부활시키는 것이 가능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동되기를 신청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같이 지금 인간은 삶과 죽음에 대한 신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것 같다.

혹자는 인간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미리 창조해 놓은 것을 ‘발견’하는 것이 맞는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즉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르던 것을 찾아 가고 있다는 의미다.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발견해 낼 수 있을까? 혹시 지금 스마트폰의 기술처럼 유전자 가위나 냉동인간, 인간복제 같은 기술이 보편화되어 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 인간은 어떤 걱정을 하게 될까? 지금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누구나 가지고 있으나 언젠가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장수에 대한 공포를 가질 날이 있을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 분야일 것이다. 이미 컴퓨터는 인간의 뇌기능의 전 영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인간은 현재 뇌의 기능을 10% 정도만 사용한다고 한다. 만약 인간의 뇌 기능 중 쓰지 않고 있는 90%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진다면 인간은 그 기술을 생명을 연장하는데 사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인간은 점점 오래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성경은 사람이 반드시 죽어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고 말한다. 이제까지 사람들은 신에게 더 오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오래 살기 지겹다고 그만 나를 하늘로 데려가 달라고 기도를 하는 때가 올 것 같다.

노아의 방주 후 하나님께서는 다시는 인간을 물로 멸망시키지 않으시겠다며 무지개를 보여주며 약속하셨다. 그렇다면 베드로후서 3장의 말씀처럼 불로 멸망할까? 그 불은 어떤 모습일까? 핵이나 대륙을 가르는 지진이 일어 온 세상이 불바다가 될 수도 있고, 또는 먼 훗날 다른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강력한 화염이나 먼지로 숨을 못 쉬어 멸망할 수도 있다.

지난 동계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 수천 개의 드론을 공중으로 날려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인 것에 사람들은 놀라움과 탄성을 터트렸다. 그런 기술로 이젠 벌떼나 개미떼 같은 드론을 만들어 세상에 풀어 놓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즉 로봇이 드론의 대량 생산에 적극 이용될 것이다.

만약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개미와 같은 드론이 전쟁에 쓰인다면 온 세계는 새로운 형태의 적을 대처할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 논산훈련소에서 배우는 군인들의 총검술이 언제까지 전쟁에서 소용이 있을까? 인간은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핵전쟁으로 멸망할 수도 있을까? 1억 6천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공룡이 흔적도 없이 멸종한 것처럼 어느 날 인간도 그렇게 사라질 수도 있을까?

사람의 인체 조직 중 가장 큰 부분은 피부라 한다. 아무리 좋은 화장품이 나와도 지금은 노화되는 피부를 막을 수 없지만 신약이 발명된다면 그 또한 해결될 것이다. 신체의 장기를 3D프린터로 만든 대용품으로 바꾸는 것은 이미 한창 진전된 의료기술이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해외의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로 머리까지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럼 나는 영생할 수 있는가? 아니면 과학의 발달로 인한 부작용으로 멸망하게 되는가? 하나님만이 아실 일이다. 우린 그저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옳은 길 같다.

 

<정경석 프로필>
- 4차 산업혁명 강사, 여행작가, 교보생명 시니어FP
- 저서
* 길을 걸으면 내가 보인다(2012)
* 산티아고 까미노 파라다이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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