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꼴찌 한국 아동 “우리를 존중해 달라”
행복지수 꼴찌 한국 아동 “우리를 존중해 달라”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5.01 10: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린이날 앞두고 ‘돌봄 객체’ 아닌 ‘권리 주체’로 인식 전환 필요
OECD 기준 자살률 높고 부모와 저녁시간 가장 짧아 ‘만족도 저하’
서울 종로구의 '차 없는 날' 행사에 어린이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는 모습. 사진=종로구
서울 종로구의 '차 없는 날' 행사에 어린이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는 모습. 사진=종로구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계절의 여왕 5월이다. 만물이 본격적인 생장 활동을 꽃피우는 5월은 1일 노동절(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성년의날 등 가족 등 우리사회 구성원의 성장과 권리를 보호하는 기념일들로 가득하다.

특히 어린이날은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 주도로 제정된 이후 올해로 96번째 치러지고 있으며, 어린이주간도 14회를 맞이한다.

서울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에는 1957년 발표된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비석이 세워져 있다. 제1 어린이헌장(전문과 9개항)으로 불리는 이 헌장 비석에는 제1항으로 ‘어린이는 인간으로서 존중하여야 하며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라고 새겨져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1988년 전면개정된 ‘제2 어린이헌장’(전문과 11개항)의 제1항은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로 바뀌었다.

제1 어린이헌장이 아동의 인간다운 권리와 사회구성원으로 바른 성장에 초점을 둔 ‘권리 신장’ 측면을 강조했다면, 제2 어린이헌장은 가족공동체와 사랑의 가치를 부여한 ‘돌봄(보호) 복지’ 내용을 부각시켰음을 알 수 있다.

어린이날이면 부모들은 연례적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놀이공원, 음식점에서 가족단위의 ‘기념의식’을 치르거나 갖가지 선물로 ‘기념품’을 선사한다. 어쩌면 부모들이 1년 365일 가운데 오로지 어린 자녀만을 위한 날로 배려하는 때는 아이 생일과 어린이날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아동 및 청소년의 행복지수(2016년 기준)는 주요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22개국 대상 조사에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OECD 아동복지지표를 통해 본 아동의 삶의 질(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1일 평균 50분 가량으로 1위인 호주 4시간 이상, OECD 평균(20개국) 2시간 30여분에 훨씬 못미친다.

또한 급격한 저출산에 따른 아동인구 감소 추이는 OECD 30개 회원국 중 감소 폭이 가장 큰 6개국(폴란드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스페인 이스라엘) 중에 한국이 포함돼 있다.

갓 태어난 신생아가 엄마와 첫 스킨십 관계를 맺는 모유수유 경험(출생 후 최소 1회 비율)에서도 한국은 아예 OECD의 기준을 따르지 않아 관련자료조차 누락돼 있을 정도였다. 그나마 3개월간 모유수유 아동 비율 지표를 동원해야 한국은 49.6%로 평균(47.4%)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이밖에 10대 자살률(2013년)도 한국은 OCED 30개국 중 상위권에 속해 있다.

26일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청소년(9~24세) 통계’에서도 아동청소년의 가정(가족)생활 만족도가 높지 않음을 나타냈다.

청소년 통계에서 아이들은 부모(양육자)와 매일 저녁식사를 하는 비중은 4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27.0%에 그쳤다. 다만, 그 비중이 3년 전(37.5%)보다 10%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은 위안이 된다.

우리 청소년이 가정생활에 느끼는 만족도는 나빠졌다.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비율이 3년전보다 14.2%포인트 하락한 22.6%를 기록했고, 반면에 약간 만족 비율은 72.4%로 18.4%포인트 상승했다. 매우 만족에서 약간 만족으로 이동해 질적 하락을 의미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안전사고로 사망한 아동청소년 수가 526명(2016년)으로 전년보다 35명 줄었고, 사망률도 5.5명으로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반면에 소년 범죄자(0~18세) 규모는 7만 6000명(2016년)으로 1년 전보다 5000명(7.0%)이나 증가해 청소년의 사회부적응 양상을 드러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아동보육연구소 김은정 소장은 “아동청소년의 권리 강화와 보호는 기본적으로 부모들의 아이 의견 존중이 중요하다”면서 “유교적 가부장사회가 아닌 민주적 운영으로 아이를 가족 구성원으로 대우해 주고, 가정에서 아이들과 식사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