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틀리는 경험의 중요성: 성장형 사고를 기르는 법
[교육칼럼] 틀리는 경험의 중요성: 성장형 사고를 기르는 법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5.10.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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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시험을 앞두면 많은 학생이 긴장하고, 시험지를 받은 뒤에는 점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른도 평가 상황에서는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점수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중요한 차이는 바로 그다음에 나타난다. 시험 결과를 받아든 아이 중에는 이를 계기로 성장하는 아이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다. 이는 점수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학습 태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은 틀린 문제를 보며 “왜 틀렸을까?”라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학생은 “아, 망했다”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데 그친다. 전자는 사고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학습하지만, 후자는 점수에만 집중해 실질적인 성장은 이루지 못한다. 두 학생의 차이는 단순한 실력 차이가 아니라 학습을 대하는 관점의 차이다.

대부분 틀린 문제를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 틀리는 것은 불편하고 때로는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학습에서 더 중요한 것은 틀렸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틀렸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태도가 바로 성장형 사고의 출발점이 된다.

문제는 아이만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부모도 틀림을 실패로 여기도록 아이를 교육하고 있다.

“우리 아이는 틀리는 걸 유난히 싫어해요.” 이는 초등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듣는 학부모의 말이다. 시험 문제 하나만 틀려도 눈물을 보이거나, 새로운 문제를 시도하기 전에 “저 이거 못해요”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틀림에 대한 두려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방식과 연결된 중요한 교육적 문제이다.

문제는 많은 가정과 학교에서 여전히 ‘정답 중심 문화’가 강하다는 점이다.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아이를 똑똑하다고 평가하고, 틀리면 성급하게 지적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학습하게 된다.

“틀린다는 건 혼나는 일이다.” “안전하게 하려면 모르는 건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형성된 사고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학습 의욕 저하와 문해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틀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초등 시기는 개념을 형성하고 기초를 다지는 단계이므로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시기에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학습 의욕을 꺾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틀린 문제를 통해 자신의 약점과 학습 방향을 알아가는 것이다. 문제를 틀렸다고 해서 좌절하기보다는 그 틀림을 학습의 재료로 삼는 경험이 필요하다. 비록 쉽지 않지만, 아이가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접근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틀리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를 ‘틀려도 성장하는 아이’로 바꾸기 위해 가정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과정 중심 피드백을 실천해야 한다. ‘잘했어’와 같은 결과 중심의 칭찬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구나”, “이 부분에서 방법을 바꿔 봤네”처럼 노력과 전략에 초점을 맞춘 표현이 더 효과적이다. 과정 중심 피드백은 아이가 정답보다 사고 과정에 가치를 두도록 돕는다.

또 실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부모가 무심코 던지는 “왜 틀렸어?”라는 말은 겉으로는 원인을 설명하라는 요청처럼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책임을 추궁하는 말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 결과 아이는 방어적으로 변하고, 틀린 이유를 분석하기보다 감정을 숨기거나 변명하려 든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부모가 직접 성장형 태도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교육에서 말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부모의 모델링이다. 부모가 실수를 숨기거나 완벽한 모습만 보이려 하면, 아이 역시 실패를 부끄럽게 여기게 된다. 반대로 부모가 자신의 실수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다시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단순히 말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가 어려운 문제를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탐색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실패는 문제의 끝이 아니라 해결의 시작이라는 것을, 아이는 말이 아닌 부모의 행동을 통해 배우게 된다.

정답보다 사고 과정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틀린 문제를 바로 고쳐 주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자기 생각을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 생각을 설명해 줄래?”, “이 답을 선택한 이유가 뭐야?”와 같은 질문은 아이의 메타인지 능력을 키워 준다. 자신의 사고를 점검하는 습관이 생기면 학습 실패는 줄고, 자율 학습 능력은 향상된다.

또 도전 경험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늘릴 필요가 있다. 성장형 사고는 공부 시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요리를 따라 해보거나 어려운 퍼즐에 도전하거나, 실수할 수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작은 도전의 일상화’가 중요하다. 성공 자체보다 ‘과감히 도전해 본 경험’을 인정해 주는 가정은 아이의 학습 태도와 정신적 회복탄력성을 크게 키워 준다.

틀리는 경험을 허용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대로 늘 정답만 요구받는 아이는 새로운 문제 앞에서 쉽게 주저한다. 성장형 사고는 단순한 학습 방법이 아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아이가 틀리는 것을 실패로 보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성장의 신호이며, 생각이 자라기 시작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교육의 목표는 정답을 빠르게 찾는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생각을 멈추지 않는 아이를 기르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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