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국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10.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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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코로나19 백신 ‘GBP510‘ 베트남 해외 최초 임상3상 승인
종근당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 우크라이나 임상3상 승인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코로나19.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호흡기 감염질환을 말한다. 이런 팬데믹 상황이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는가? 감염 초기만 해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전염병으로만 알려져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들이 증가하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지구촌에 대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현재(worldometers 지난 8일 기준) 전 세계 감염자 수는 2억 명이 넘었으며, 사망자도 5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감염 전문가들은 사실상 코로나19의 종식은 불가능해졌으며, 현재 위드코로나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20년 1월 9일 해당 폐렴의 원인이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 2월 11일 공식 인정)라고 밝히면서 병원체가 확인됐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 질환은 처음 '우한 폐렴'이라고 불려졌으나, 세계보건기구가 15년 내놓은 지리적 위치가 포함된 병명을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에 따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변경됐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후각·미각소실 등이 있으며, 그 외에 피로, 식욕감소, 가래, 소화기증상(오심, 구토, 설사 등), 혼돈, 어지러움, 콧물이나 코막힘, 객혈, 흉통, 결막염, 피부 증상 등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사망률보다 감염률이 훨씬 높다는 것인데 이 부분이 전에 있었던 메르스증후군과 다른 점이었다.

연일 감염자-사망자 증가의 상황 속에서 지구촌의 제약사들은 같은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백신개발'이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저마다 고도의 기술을 집중하며 백신을 내놓았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 등이 그 대표적인 기업이다.

신약개발은 연구와 임상을 반복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정석이나 시국이 급격한 만큼 제약사들은 엄청난 속도로 신약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있지만 개발에 성공한다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다국적 제약사들의 백신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 대한민국의 제약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모두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엄청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 또한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민국 제약사들은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제약사들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제공)

o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시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3상 시험 피험자 투여를 시작했다.

특히 국내 식약처의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후 약 3주만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첫 임상3상 투약이다. 또한 동유럽-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비영리 국제기구인 IVI(국제백신연구소)와 손잡고 각 국가별 임상3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 중으로 빠르면 내달부터 임상에 돌입한다. 베트남에서는 해외 최초로 임상3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임상3상을 통해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해 내년 상반기엔 중간 데이터를 확보, 국내 보건당국의 신속 허가를 받고 WHO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과 각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 준비 절차에도 돌입한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백신인 만큼 자체적으로 생산 및 공급 계획을 수립해 공급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또 GBP510에 적용된 합성항원 백신 플랫폼은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해 기존 백신 물류망을 활용해 유통할 수 있고 장기보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에서도 접근성을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GBP510'은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지난해 차별화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지원하고자 가동한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의 최초 대상으로 선정돼 개발이 완료되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수억회 접종 물량이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더욱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인 안동 L하우스는 백신 개발 즉시 연간 수억회 물량의 대규모 상업 생산을 진행하고 공장 내 9개 구역의 독립된 공간을 통해 여러 종류의 백신을 동시에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제넥신 제공)

o 제넥신 ‘GX-19N‘

혁신 면역치료 약물 및 차세대 항체융합단백질을 개발-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제넥신도 왕성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GX-19N‘의 부스터샷 방어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임상 2/3상을 사이트에 게재했다. 임상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는 임상 업체가 직접 임상 디자인 및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기재하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현재 GX-19N은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선등재된 경우며, 인도네시아 의약품 규제 당국의 공식 승인은 아직 받지 않았지만 제넥신이 직접 기재한 GX-19N의 환자 투약 예상 시기가 10월이어서 인도네시아 임상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상은 1만 4000명 피험자를 모집해 GX-19N과 위약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좀 더 살펴보면 불활화 백신으로 승인받은 '시노백' 또는 '시노팜' 백신 접종 후 3개월이 지난 접종자를 대상으로 절반에게는 GX-19N을 투여하고, 나머지에게는 위약을 투여해 유증상 감염에 대한 방어능력을 확인하는 유효성 평가 시스템이다.

이번 임상은 현지 파트너사인 칼베 파르마가 공동으로 참여하며, 1차지표는 ▲2차 접종 후 최소 14일 이후 코로나19 감염률 ▲이상반응(AEs) 및 심각한 이상반응(SAEs) 발생률 ▲코로나19와 관련 특별이상반응(AESI) 등 파악이다. 임상 완료 목표 시점은 오는 23년 10월로 보고 있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2/3상을 준비하고 있다.

 

o 종근당 ‘나파벨탄주‘ (사진=종근당 제공)
o 종근당 ‘나파벨탄주‘ (사진=종근당 제공)

o 종근당 ‘나파벨탄주‘

종근당(대표 김영주)은 최근 우크라이나 보건부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은 상태다. 지난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은 나파벨탄의 임상 3상 계획에 따른 것으로 국내를 비롯해 8개국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의 첫 해외 승인이다.

종근당은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브라질과 인도, 태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페루에서도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이중 눈가림, 다기관∙다국가 무작위 배정 방식을 통해 나파벨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국내 임상은 지난 7월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첫 환자를 등록한 데 이어 총 14개 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진행한 나파벨탄의 임상 2상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환자 104명 중 조기경고점수 7점 이상 환자 36명에서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기간과 치료율을 개선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후 식약처 개발집중지원협의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임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 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며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변이 여부에 관계없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해 세포의 감염을 막는 기전으로 최근 확산되고 있는 델타, 람다 등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스퇴르연구소는 나파모스타트가 알파, 베타 변이에서 동등한 수준의 약효를 나타낸다고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승인을 시작으로 브라질, 인도, 페루 등 여러 국가로 임상을 확대해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분석된다.

 

큐라티스 완제품 충전라인 (사진=큐라티스 제공)
큐라티스 완제품 충전 라인 (사진=큐라티스 제공)

o 큐라티스 ‘QTP104‘

큐라티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QTP104’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임상 시험에 착수했다. QTP104는 큐라티스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mRNA 코로나19 백신이다. 이번 1상 임상시험은 국내 건강한 성인 대상자 36례를 포함하며, 2차 백신 접종 뒤 추적 조사해 백신 안전성, 반응 원성, 면역 원성 등을 평가한다.

참여 기관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시험책임자 염준섭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시험책임자 송영구 교수)다. 해당 기관들은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얻는 중간 분석을 통해 백신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평가한 뒤 식약처에 빠르게 보고하는 것이 목표다. 

큐라티스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QTP104는 SARS-CoV-2의 Spike(S) 단백질을 코딩하는 self-replicating mRNA(repRNA)인 차세대 mRNA 백신이다. 특히 자가 증폭 mRNA(self-replicating, self-amplifying mRNA, 또는 replicon RNA) 백신이라는 점에서 기존 mRNA 백신과 차이가 있다.

QTP104는 기존 mRNA 백신과 마찬가지로 항원의 유전 물질을 주입해 인체가 항원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에 따른 항체 형성을 유도하지만, repRNA에 자가 증폭(Self-amplifying)에 관여하는 복제 유전자가 삽입돼 항원 단백질을 기존 mRNA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이에 기존 mRNA 백신처럼 여러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면서, 더 적은 양으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PEG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PEG 관련 알레르기 부작용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큐라티스는 이미 쥐, 토끼, 원숭이 등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비임상시험을 마쳤으며, 특히 원숭이 모델의 공격 시험(challenge test)에서 높은 용량군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고 백신 1회 투여 만으로 50%가 넘는 방어 효과를 보여줬다. 또 백신 2회 투여 시 백신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면역 원성 분석에서 1회 투여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확인했다.

한편 큐라티스의 바이오 연구소는 그간 다양한 백신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풍부한 유전자 조작 기술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는 유전자 서열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축된 repRNA 플랫폼을 활용해 앞으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빠른 백신 개발이 기대된다.

현재 mRNA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여러 백신의 원액 및 mRNA 전달 물질인 LNP(Lipid Nano Particle) 생산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생산에 필요한 탱크류, 생물 반응기, 배양기, 정제 장비, 고압 균질기 등 기본 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 다양한 무균 주사제 바이알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충전 라인, 자동 이물검사기 등 완제 생산 설비를 보유해 필요하면 빠르게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시설을 가동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큐라티스의 mRNA 원액 생산 능력은 일반적인 제조 수율, 반응기 규모, 일회 투여량, 바이알 규격, 공정 수율, 원활한 원자재 수급 등을 가정할 때 월별 약 2억 도즈 이상(연간 20억 도즈 이상)의 mRNA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시간은 대한민국 제약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의 현황을 알아보았다. 백신은 통상적으로 연구와 임상의 반복을 걸쳐 빠르면 6년 길게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며 탄생하게 된다. 또한 시간을 엄청 투자했지만 끝내 실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늘 소개한 제약사 말고도 수많은 업체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수많은 제약인들에게 고마움의 뜻을 전한다.

사실상 코로나19의 종식보다는 함께 공존해야 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계절별로 항상 오는 질환을 대비하는 것처럼 늘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인간이 굴욕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게 당하고 있지만 예방을 위한 백신접종, 면역력 증강, 효과좋은 운동, 음식 등 여러 가지 대책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위드코로나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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