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실손보험 빠른청구' 뛰어든 은행권...이유는?
너도나도 '실손보험 빠른청구' 뛰어든 은행권...이유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5.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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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청구, 은행 앱으로 쉽게...“증빙서류 필요없어”
‘실손보험 간소화’ 분쟁 계속되자 ‘블루오션’ 노렸나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디지털 혁신’과 함께 뛰어든 분야가 있다. 바로 모바일로 보험금 청구를 대행해주는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여전히 각종 영수증과 서류를 챙겨 보험사에 직접 전달해야 한다. 보험 소비자로서는 다소 불편한 상황이다.

실제로 녹색소비자연대 등 3개 시민단체가 지난 4월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최근 2년 이내에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청구를 포기한 적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47.2%에 달했다.

청구를 포기한 사유 중에서는 ‘진료 당일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챙기지 못했는데 다시 병원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6.6%)’ ‘증빙서류를 보내는 것이 귀찮아서(23.5%)’ 등의 응답이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다. 불편한 절차 때문에 청구를 포기한 비율이 70%에 달한 것이다.

시중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을 활용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은행과 제휴를 맺은 주요 병원을 이용한다면 서류를 발급할 필요가 없고, 제휴 병원이 아니어도 서류를 휴대폰으로 촬영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는 훨씬 편하다.

(사진=우리은행, 하나은행 제공)
(사진=우리은행, 하나은행 제공)

가장 먼저 우리은행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자사의 모바일뱅킹 앱 ‘WON뱅킹’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를 출시했다.

2월에는 IBK기업은행이 ‘i-ONE뱅크’ 앱에서 같은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 18일에는 하나은행도 고객에게 ‘간편 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은행이 주요 병원과 보험사, 고객 사이에서 ‘청구 대행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동안 소비자와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서류를 하나하나 입력하고 보관하면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매년 실손보험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비용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청구 절차를 디지털로 바꾸고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청구 절차 간소화를 반대하는 주장이 강하다. 의료기관이 환자 데이터를 전송할 의무가 없고, 환자 개인정보가 유출될 시 의사의 법적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자, 그 사이를 시중은행이 파고들었다고 보기도 한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 등 ‘디지털 혁신’을 이어갈 때를 대비해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실제로 이번 서비스는 소비자와 보험사, 병원 모두에 이득”이라며 “이번 ‘실손보험 빠른 청구’ 외에도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플랫폼 내에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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