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슈퍼 전파’ 신천지 시설폐쇄·전수조사
코로나19 ‘슈퍼 전파’ 신천지 시설폐쇄·전수조사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0.02.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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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신천지 예배·장례식 참석자 철저조사…신속조치”
질본 “국내 코로나19 환자 156명중 98명 신천지교회 연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긴급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긴급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슈퍼 전파’ 진원지가 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와 시설을 전수조사하고 시설폐쇄 조치를 하는 등 초강수를 꺼냈다.

아울러 코로나19 핵심 전파지역으로 떠오른 대구·경북 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 장례식 문제를 거론하며 “예배와 장례식 참석자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코로나19 대응 긴급 현안보고를 받고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정 총리는 이날 대구·경북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방역 대책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명단을 확보해 자가격리해 그 상태에서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장례식 방명록 등은 중요한 추적대상일 텐데, 단순히 신천지교회 측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면 관련 후속 조치가 지지부진할 수 있으니 좀 더 빠르고 신속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 소재 신천지예수교회도 21일부터 폐쇄한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밀접 접촉 공간인 신천지교회 예배나 집회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오늘부로 서울 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동작구(영등포교회), 서대문구, 노원구, 강서구에서 포교사무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신천지교회 시설에 일시 폐쇄조치가 내려져 출입이 제한된다. 이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 47조의 ‘출입금지·이동제한’에 근거한 것이다.

이들 교회 네 곳은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가 이날 방역 소독을 완료했으며 성동구는 이와 별도로 지역 내 신천지교회 소독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이어 “대구 신천지교회를 방문한 신도나 접촉한 분들은 120, 1339에 자진 신고해주기 바란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명단을 파악해 전수조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신천지시설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도는 신천지 신도들이 활동한 장소를 전수조사해 긴급 방역 조치하고, 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활동중단 여부를 밀착 감시하겠다며 관련 시설에 대한 제보를 당부했다.

도가 각종 공개된 자료 등을 토대로 21일 기준으로 파악한 관내 신천지 시설은 수원, 고양, 용인, 성남, 부천 등 15개 시·군에 17개가 있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복음방, 모임 시설, 선교센터 등 포교나 교리 모임 활동을 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100곳이 훨씬 넘을 것으로 도는 판단하고 있다.

도는 도내 신천지 신도 수를 3만2000여명, 전국 신도 수는 23만여명으로 잠정 파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천지 시설로) 공개된 교회들은 저희가 지금까지 보기로는 15개 시·군에 17개 정도가 있다”면서도 “모든 곳이 공개돼 있지 않아 이곳 말고도 복음방이라든지 소규모 모임으로 하는 곳이 있는데 160곳쯤 된다고 해 제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향후 도내 신천지 시설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한 다른 지역 확진자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급속 확산하는 양상이다.

정은경 중앙대책본부장은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 환자 156명 중 98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 있는 사례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단일 노출로 인한 집단발병의 규모가 큰 편”이라며 “신천지교회가 어디서 감염됐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인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교회가 중국과 다른 나라에도 지회가 있다고 알고 있다”며 “코로나19 발병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후베이성이나 이런 데에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슈퍼 전파와 관련된 코로나19 31번 환자가 다녔던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4475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증상이 있다고 답한 교인은 544명이다.

또 400명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아 향후 증상이 있다고 답할 교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가 확보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 외에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교인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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