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금 개편으로 내년 수십조원 축소…차액은 미래대응기금
교육계 “교부금 개편 전면 백지화”…강행 시 공동행동 예고도
전국 교육감 “내국세 연동제 반드시 유지”…공식 협의체 요구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정부가 21일 내국세 총액의 20.79%가 자동으로 배분되는 연동 구조 폐지를 골자로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달라진 교육환경을 반영해 초·중등교육 투자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영유아부터 고등·평생까지 생애 전 단계에 걸쳐 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예산처,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이 참여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재정 구조를 합리화해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생애 전 단계에 걸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1972년 도입된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구조가 55년 만에 막을 내리는 것이다.
내국세 연동 비율은 2001년 13.0%에서 2019년 20.46%로 꾸준히 올랐고, 2020년부터 현재의 20.79%를 유지해 왔다.
내국세의 20.79%를 배정하고 있는 현행 구조를 없애고, 앞으로는 최근 3년 평균 경제성장률과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다음 해 교육교부금을 산정해 배분한다.
이에 따라 경제 규모 확대와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급증한 세수가 일률적으로 교육교부금에 반영되지는 않게 된다. 개편안에 따른 내년 교부금은 80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교부금 개편이 없었을 때 100조원보다 20조원 가까이 축소된다.
교부금이 새로운 산식으로 산정되더라도 교육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계속 늘어난다.
올해 추경 기준 교부금은 76조4000억원으로, 내년 교부금 총액은 이보다 5%가량 늘어난다. 학생 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학생 1인당 교부금은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추가 세수를 제외한 내국세 20.79%와 교부금 간 차액)은 미래대응기금 내에 설치할 교육·인재 계정의 수입으로 삼아 주로 영유아 및 고등·평생교육에 사용한다.
이를 통해 ‘흔들림 없는 교육투자’라는 내국세 20.79% 연동제의 취지를 이어가고,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유치원·초중고·특수 교육에 주로 사용된 교육교부금을 재편해 다양한 교육 분야에 쓸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애는 셈이다.
만약 교육교부금 액수가 전년보다 감소하면 그 차액을 보전하여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교부금법에 명시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나 경제와 세수 여건 변화 등 달라진 교육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초·중등교육에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겠다”면서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발전을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을 맡고 있는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 결코 유·초·중등 우리 아이들의 교육 예산이 줄어들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구조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마련한 뒤 입법 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내달 3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교육교부금 개편안에 대해 전국 시·도 교육감들과 교육단체 등 교육계는 개편 중단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 363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긴급행동)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편안 백지화를 촉구했다.
긴급행동은 “20.79% 연동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감, 교원, 학부모, 교육노동자, 교육시민사회와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시·도 교육감 모임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회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는 공동입장문을 내고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기본적인 교육재정 수요가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기초학력 보장 등 새로운 미래교육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며 내국세 연동제 유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교부금 제도를 대폭 개편하면서 교부금을 재원으로 교육청 살림을 꾸리는 교육감들과 소통하는 절차가 없었다”며 “교육 현장에 있는 전국 시·도 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