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 효과 있을까?
[워킹맘산책]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 효과 있을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6.04.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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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정진우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이재명 정부는 123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포괄임금제의 원칙적 금지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9일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발표했다.

먼저 포괄임금이 도대체 무엇일까? 이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고 법정수당까지 포함한 금액을 월 급여로 하거나,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해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임금 계약이다.

판례에 따르면 포괄임금제는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며 흔히 영업직, 디자이너, IT 개발자 등에서 활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직종이 아님에도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체결했다는 근로자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실무에서 더 광범위하게 쓰이는 방식이 포괄임금이 아니라 고정OT 약정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월요일부터 금요일, 9시~18시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주 40시간, 한 달 평균 소정근로시간(주휴포함)이 209시간이다. 근로자들에게 한 달 20시간의 고정 연장근로시간, 8시간의 휴일근로시간을 포함해 총 251시간(=209시간+20시간×1.5+8시간×150%)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는 계약이다.

고용노동부의 포괄임금 방지 지도지침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①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 등을 구분하여 기재할 것

②기본급과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거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하여 지급하면 안 됨

③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 또는 휴일근로수당을 항목별로 구분하여 수당별 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고정OT) 또한 당사자 간 합의가 존재할 것

이전에 판례에서 인정하던 포괄임금제는 더 이상 불가능해진 것이 맞다. 그러나 더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고정OT에 대하여는 근로자와 합의가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만 다시 한번 강조했을 뿐 그대로 허용된다. 물론 근로시간 기록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취업이 간절한 근로자 입장에서 고정OT가 포함된 근로계약서에 이의를 제기하고 서명을 거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이번 지침은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지만 고정OT 조항에 이의를 제기하는 순간, 채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 앞에서 ‘합의’는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다.

물론 고정OT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량의 예측 가능성이 높은 직종에서 노사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그 합의가 진정한 의미의 합의인지는 검증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포괄임금의 원칙적 금지라는 정책 목표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합의라는 형식이 아닌 실질적 강제를 직시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정진우 노무사 프로필>
- 전북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 現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現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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