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학생에 대한 생각
[교육칼럼] 학생에 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12.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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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대학을 졸업한 지 별로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교사로서 약 1000명 이상의 학생들을 교단에서 만난 것 같다. 지금도 처음으로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이 생각날 때가 종종 있다. 필자가 교사 생활을 하면서 만난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학생들 모두 각자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학생들의 가정 배경 등이 다르기에 각자 개성이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같은 반에 있는 쌍둥이도 지도해보면 개성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교사로서 형제, 자매, 남매 등을 지도해 본 경험들도 있다. 이들을 대할 때 형제, 자매, 남매이지만 서로 다르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도한다. 부모님 밑에서 같은 교육을 받아왔을지라도 성격, 흥미 등은 모두 다르다.

서로 다른 학생 수십 명이 모여 사회 생활하는 곳이 바로 ‘학교’다. 교사는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 등 어른들도 가정에서 자녀들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지도해야 한다. 만약 교사, 부모 등 어른들이 학생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학생들을 대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학생들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는 ‘다름’, ‘변화’, ‘성장’, ‘집중’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학생들은 모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을 대할 때 획일화, 유형화하여 대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예를 들면 ‘같은 학원에 다니면서 형은 성적이 잘 나오는데 왜 너는 성적이 잘 안 나오니? 무엇이 문제인 거니?’ 등의 생각이 있다.

실제로 필자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위와 같은 사례가 있었다. 필자 친구의 형은 공부를 매우 잘했었다. 수능 시험을 보고 점수가 전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점수가 나왔었다. 이에 비해 필자의 친구는 공부를 형만큼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필자의 친구는 공부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공부를 포기했다.

필자의 친구는 기타를 치거나 작곡하는 것을 매우 잘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다름을 인정하고 이 친구가 잘하는 점을 인정해 줬다면 친구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부모님들은 자녀를 대할 때, 부모님이 원하는 바를 아이에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님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들을 아이에게 당연히 말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가 더 편안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매우 클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부모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에게 조언할 수는 있지만, 이를 반복할 경우 아이가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 과거 공부를 매우 잘했고 소위 명문대로 불리는 대학교에 진학도 했다. 지인의 부모님은 지인이 행정고시 등을 봐서 고위 공무원이나 전문직의 직장을 가지길 원했다.

하지만 지인은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간곡하게 부탁해서 전문직 시험 등을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했다. 안타깝게도 최종적으로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지인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

이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그 부모님의 마음도, 지인의 상황도 모두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학생과 맞지 않으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학생들은 ‘변화’하며 ‘성장’한다. 현재 모습이 성장했을 때의 모습이 절대 아니다. 성장하면서 학생의 성격, 흥미 등이 많이 변화한다. 지금의 모습이 절대로 학생의 미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졸업하고 난 후 학교에 찾아오는 졸업생들을 보면 많이 놀라곤 한다. 초등학생 때의 모습과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마도 학교급(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만나는 친구들 등이 달라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단기간에도 학생들은 외적으로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한다. 졸업생들을 만나보면, 어른스러워졌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이는 학생들이 내·외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의 ‘집중력’은 낮은 편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집중력이 유지되는 시간도 매우 짧다. 초등학교 1학년의 집중력은 1분이 채 안 된다. 초등학생들에게 집중력을 계속해서 유지하라고 지도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집중할 방법을 알려주고 집중할 환경 등을 조성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했음에도 집중력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병원에 가서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ADHD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이다. 일상에서 ADHD는 집중력이 많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생들이 ADHD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가 판단하지 않는 한, 일반인이 ADHD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어른들과 다르다. 학생들을 대할 땐 학생들을 파악하고 어른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기보다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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