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칭찬에 대한 생각
[교육칼럼] 칭찬에 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11.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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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어느덧 칼럼을 쓴지 2년이 넘은 것 같다. 칼럼을 쓰고 난 뒤 주위 사람들로부터 ‘잘 읽고 있어요’, ‘내용이 좋아요’ 등의 칭찬을 받을 때가 있는데, 많이 행복하다.

필자만이 아니라 사람들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것을 좋아하고 행복해한다. 학교에서 학생들도 교사로부터 칭찬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칭찬은 표준 국어 대사전에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 또는 그런말’이라고 정의가 되어 있다. 칭찬은 타인이 한 일 중 잘한 일이나 본받을 점이 있을 때, 이를 높이 평가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칭찬에 대한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칭찬을 받기 위해서 ‘잘한 일이나 착한 일, 훌륭한 일 등 남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칭찬받는 것 자체를 매우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학부모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칭찬을 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실 당연한 말이다. 실제로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학생들을 칭찬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칭찬을 받은 뒤에 달라지는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칭찬은 교육적으로도 큰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칭찬은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동기를 자연스럽게 부여하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업만이 아니라 관계 맺기 등 여러 가지를 학습한다. 가정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학교에서 처음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협동 학습이 있다. 협동 학습은 학생들이 함께 하나의 과제를 해보는 학습 활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협동 학습을 경험해 본 학생은 거의 없다. 학교에서 협동 학습을 처음 접해보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학교에서 처음 협동 학습을 할 때 학생들을 보면 익숙하지 않아 아주 낯설어한다. 아마 처음 경험했기 때문이라 그럴 것이다. 이때 교사의 적절한 칭찬은 학생들을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고,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형성해준다. 교사의 칭찬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생각은 자신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활동을 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은 동기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하지만 칭찬이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칭찬을 할 경우, 오히려 칭찬이 독이 될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칭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칭찬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칭찬할 때는 행동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학 시간에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잘했을 경우 “수학을 잘하는구나”, “수학에 대해 관심이 많구나” 등의 피상적인 칭찬보다는 “올림이 있는 받아올림은 어려운데 틀리지 않고 해결을 잘했구나”, “십의 자리에서 올림을 잘했구나” 등의 구체적인 칭찬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피상적으로 칭찬을 받으면 자신이 왜 칭찬을 받았는지 알지 못한다. 이 경우 칭찬받은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강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칭찬받기 위해 학생들은 무엇인가 모범이 될 만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칭찬받기 위해 과도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물론, 모범적인 행동이 있으면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모범은 여러 사례 중에서 본받을 만한 특별한 경우를 의미한다. 모범적은 쉽게 찾을 수 없다. ‘모범’을 강조하면 칭찬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인위적인 목표를 가지고 칭찬받기 위한 행동은 의도성을 가지고 있기에 바람직하지 못하고, 학생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모범을 강조하기보다 학생의 일상에서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일관성이 있는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 칭찬할 때 칭찬하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칭찬이 바뀌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활동을 꼼꼼하게 늦게 하는 학생이 있다. 어제는 교사의 기분이 좋아서 늦게 하는 학생을 보고 ‘너는 꼼꼼해서 늦게 제출하는구나. 실수하는 것보다 좀 늦게 제출하더라도 꼼꼼하게 보는 것이 좋지. 잘하고 있어’라고 칭찬을 했는데, 오늘은 ‘너는 왜 항상 늦게 하니? 꼼꼼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들하고 속도를 맞추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한다면, 학생은 늦게 꼼꼼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에 대해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같은 행동을 보고 일관성이 없게 학생들에게 하는 칭찬은 학생들에게 백해무익하다.

칭찬할 때 목소리, 어조 등에 주의해서 칭찬하는 것이 좋다. 대화는 말하는 사람인 화자와 듣는 사람인 청자 사이에 발생한다. 화자가 한 발화를 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하다.

청자인 학생이 글을 잘 써서 교사가 학생을 칭찬한다고 했을 때 내용은 칭찬이지만 교사의 목소리가 화나 있거나 무겁게 가라앉은 경우라면, 학생은 이를 칭찬으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학생은 교사가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닌가 등을 생각하게 된다. 칭찬할 때 칭찬하는 사람(화자)은 칭찬을 듣는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목소리로 칭찬을 할 필요가 있다.

칭찬은 교육에 있어 효과가 뛰어난 방법의 하나다. 실제로 칭찬을 많이 들을수록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목적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기기도 한다. 칭찬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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