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도 가상 세계에서...” 메타버스가 바꿀 일상
“출근도 가상 세계에서...” 메타버스가 바꿀 일상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4.15 11: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타버스 출근 선호’ 묻자 65.1% “그렇다”
단순 플랫폼 취급 넘어 콘텐츠 집중해야
지난 14일 열린 '메타버스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예찬 기자)
지난 14일 열린 '메타버스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예찬 기자)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메타버스는 이제 더는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명 ‘언택트 시대’가 주목받으면서 지난해부터 관심이 급격히 쏠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까. 지난 1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이러한 주제를 내걸고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책 관계자부터 업계 현직자들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오갔다.

◆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승환 SW정책연구소 실장은 메타버스로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지금까지는 우리가 물리적 이동을 해왔다면 이제는 ‘텔레포팅(Teleporting)’이 일어나게 된다”면서 “과거에는 실제 강남역 사거리에 있는 큰 건물에 출근해 일했다면, 이제는 가상 건물에 들어가 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러한 모습은 지금도 낯설지 않다. 이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인터넷 부동산 기업 ‘직방’은 지난해 2월부터 전면 메타버스 근무를 시작했다. PC로 아바타를 설정하고 가상 건물 ‘메타폴리스’에 접속해 업무를 본다.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는 자체 제작 메타버스 플랫폼인 ‘컴투버스(Com2Verse)’를 구축하고 있다. 컴투버스에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을 즐기는 ‘테마파크 월드’나 소통 공간인 ‘커뮤니티 월드’ 말고도 소비 활동을 하거나 금융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커머셜 월드’, 가상 오피스 환경을 제공하는 ‘오피스 월드’ 등이 조성된다. 컴투스는 내년 하반기에 그룹사가 컴투버스에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승환 SW정책연구소 실장. (사진=황예찬 기자)
이승환 SW정책연구소 실장. (사진=황예찬 기자)

이 실장은 “메타버스가 아니어도 한화생명이나 CJ E&M, 토스 등은 지방에 오피스를 설치해 원격 근무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어느 지역에서든지 일할 수 있는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0월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출근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로 출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65.1%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메타버스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직원들도 그것을 원하고, 기업은 고정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준희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메타버스 산업이 지금은 게임이나 콘텐츠, 가상 공연 등을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메타버스는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다가오는 큰 흐름이라고 본다”면서 “전 산업에 걸쳐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전했다.

의견을 나누는 조준희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황예찬 기자)
의견을 나누는 조준희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황예찬 기자)

◆ 콘텐츠와 사람, 아직 부족하다

이처럼 메타버스 생태계의 흐름을 저지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토론 참석자들은 이러한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안에 들어갈 콘텐츠를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주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 과장은 “오는 22026년까지 메타버스 시장에서 현재 10위 정도 수준인 한국을 시장 점유율 5위권으로 높이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전문가 누적 4만명을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청년 개발자 양성이 중요하다. 고급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메타버스 아카데미를 신설할 것”이라며 “단기 교육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 교육, 전문적 교육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기규 네이버 제페토 리더는 “개발자와 전문 운영자가 정말 부족하다”면서 “개발자 관련 아카데미가 있으면 협업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공감했다.

조한석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분석팀 팀장은 “메타버스를 플랫폼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데, 문체부가 주목하는 건 콘텐츠”라면서 “플랫폼을 꾸미고 콘텐츠를 만드는 툴,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인용되거나 재창조될 수 있는 연속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메타버스 서비스들을 보면 플랫폼 자체의 매력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 한기규 리더는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Z세대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여러 밈이나 콘텐츠를 만드는 세대”라며 “일명 ‘챌린지’라고 불리는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인의 놀거리는 본인이 만든다는 주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처럼 메타버스 세계에서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해 콘텐츠 소재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공급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조한석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분석팀 팀장. (사진=황예찬 기자)
조한석 문화체육관광부 정책분석팀 팀장. (사진=황예찬 기자)

조 팀장은 “정부 문화재청이나 박물관 등 공공 분야에서 보유한 3D 아카이브 데이터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그냥 갖고만 있지 말고 저작권이 해결된 부분은 데이터로 공급하자는 것”이라며 “한국적인 콘텐츠,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들을 소재로 만드는 창작자들에게 지원하는 일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마치 동영상 플랫폼들이 많이 생겨났다가 유튜브의 지배적 구조로 재편된 것처럼, 메타버스 플랫폼도 한동안 경쟁적 시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단순히 AI라고만 부르던 것을 넘어 메타버스를 통해 중첩된 세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메타버스가 잘 정립될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러한 기대를 입법에 잘 담아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