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춘기도 아니고... 혹시 나도 성인여드름?“
[인터뷰] “사춘기도 아니고... 혹시 나도 성인여드름?“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11.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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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오피니언 열세 번째 이야기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설희 교수
“성인여드름 질환 최근 증가...자신의 피부타입 먼저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

[베이비타임즈 유경수 기자] 최근 들어 각종 먹거리,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피부가 간지럽거나 뾰루지가 나는 등 각종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의 직장인들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피부 문제로 인해 더욱더 고통을 받고 있다.

피부과 한 전문의는 “직장 내 다양한 환경이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최근 종일 가동되고 있는 실내의 온풍기, 열풍기 등이 피부건조를 유발하기 쉽다“고 밝혔다. 또한 “사무실 내의 건조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수록 피부상태도 노화될뿐만 아니라 피부트러블에도 취약해져 심한 경우에는 여드름과 아토피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각종 사무기기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여러 먼지와 세균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사무기기와 가까울수록 피부에 먼지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피부 질환 중 성인여드름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피부과학회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피부과 환자의 여드름은 19~24세(31%)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25~29세(19%), 13~18세(14%)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춘기 보다 성인기의 여드름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되며, 여드름은 더이상 ‘사춘기의 상징‘이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우스갯소리로 여드름이 생기면 “너 누군가를 좋아하는구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는 풍문도 제법 들렸지만, 이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왔다. 보통 사춘기에 나는 여드름은 이마와 코, T존 부위에 주로 생기며, 자잘하게 좁쌀 모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성인 여드름은 주로 입과 볼의 U존 부위에 많은데 화장품, 화장 습관, 털 스웨터, 스트레스, 잦은 술자리, 면도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먼지와 함께 화장품, 공기 중 세균 등 각종 이물질이 섞여 모공이 막히면 더 악화가 된다. 

이외에도 기름진 음식과 패스트 푸드도 한몫하는데, 결국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이 성인여드름을 유발한다. 더욱이 얼굴에 난 여드름과 그 흉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기자의 친구 중에서도 여드름으로 인해 고생했던 친구들이 꽤 있었다. 

현재 남녀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의 피부를 가꾸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은 사회생활이나 경제활동을 할 때 ‘자신감’ 즉 개인의 성과하고도 연결된다. 때문에 피부에 대한 투자도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 성인이 되면 없어질 줄만 알았던 여드름이 왜 더 생기는 것일까? 성인여드름에 대한 궁금증을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설희 교수와 풀어보자.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사진=순천향대부천병원 제공)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Q. 이설희 교수님 안녕하세요? 베이비타임즈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피부과 교수 이설희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여러 피부질환으로 고생하시고 있는 분들을 위해 진료와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피부질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은 저에게 인터뷰제안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도 의사이기 전에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특히 ‘베이비‘라는 명칭이 거부감이 없이 친근하게 느껴졌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리가 어색하지 않은 것 같아요. 더욱이 사랑스러운 매체이름이라 더 기억에남는 것 같습니다. 오늘 여러가지 종합적인 컨텐츠가 풍부한 베이비타임즈의 독자들과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Q. 여드름이란 과연 어떤 질환인가요?

보통 여드름은 주로 사춘기에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 사춘기 청소년의 대부분에서 관찰되고 있습니다. 남자는 16~19세, 여자는 14~16세 사이 발생 빈도가 많습니다. 여자의 발생빈도가 남자보다 빠른 것은 사춘기가 더 일찍 시작되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여드름은 20대 중반부터 없어지지만, 최근에는 25세 이후까지 지속되거나 새로 발생하는 성인기 여드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여자가 남자에 비해 높은 빈도로 나타나며 턱, 턱선, 목 부위에 잘 발생합니다. 심지어 노령기에도 발생하고요.

또한 사춘기 이전에도 여드름이 발생할 수 있는데, 나이에 따라 신생아여드름, 영아·아동기 여드름이 있습니다. 신생아여드름은 출생 후 수일 내에 발생하며, 주로 얼굴에 일시적인 구진과 고름물집으로 나타났다가 수일에서 수주 내에 저절로 호전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영아기 여드름은 신생아여드름이 지속되거나 생후 4주 이후에 병변이 새로 발생한 경우이며, 아동기 여드름은 영아기 여드름이 지속되거나 2세 이후에 병변이 새로 발생한 경우로 비교적 드뭅니다.

결과적으로 이 질환은 피부타입, 호르몬, 외부자극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생기며, 주로 청소년기부터 30~40대까지 흔하게 발생합니다. 더욱이 털피지샘단위의 만성 염증질환으로 면포, 구진, 고름물집, 결절, 거짓낭 등 다양한 병변이 나타나며, 활동병변의 후유증으로 여러 흉터를 남기기 때문에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염증성 농포 및 구진을 동반한 화농성여드름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염증성 농포 및 구진을 동반한 화농성여드름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Q. 여드름의 종류와 각 증세를 소개해 주신다면? 

여드름은 피지샘이 밀집된 얼굴에 가장 흔하게 생기며 시간이 지나면서 목, 등, 가슴 등  다른 피부에도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 여드름은 임상적으로 다양한 병변을 보이는데, 크게는 비염증병변과 염증병변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비염증병변인 면포는 털집상피의 각질화로 인해 각질과 피지가 정체되어 생성된 것으로 개방면포와 폐쇄면포가 있습니다. 개방면포는 편평하거나 약간 융기된 구진의 형태로 나타나며 중앙에는 어두운 색의 각질로 채워진 구멍이 보입니다. 이와 달리 폐쇄면포는 피부색의 작은 구진의 형태로 구멍이 없습니다.

이에 염증병변 같은 경우는 얕은 병변과 깊은 병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얕은 병변에는 구진(피부에 나타나는 작은 물집)과 고름물집의 증상이 나타나며, 깊은 병변에는 고름물집, 결절, 거짓낭 등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보다 큰 농양과 염증성 병변을 보이는 응괴성 여드름, 갑자기 누르면 아프고 진물이 나는 병변을 동반하는 전격 여드름이 있습니다. 고름물집이나 결절과 같은 깊은 병변은 얕은 병변과 달리 치유된 후에도 영구적인 흉터가 남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성인여드름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사실 아직까지 여드름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모낭주변피부의 과다각화, 피지선 활성화, Cutibacterium acnes 감염, 염증과 면역반응 등이 여드름 발생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원인입니다. 이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남성호르몬의 과다 안드로젠 호르몬, 세균 감염, 이러한 세균감염에 의해 생기는 피부의 면역반응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성인 여드름이 증가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원인들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가장 큰 원인으로는 화장품, 생활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한테 맞지 않은 화장품은 기름기가 많아서 피지샘을 더 많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드름이 있는 사람은 기름기가 많은 화장품을 피하고 수분이 많이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떤 화장품이 좋다더라“, 혹은 누군가가 추천해준 화장품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타입을 먼저 체크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직장인들의 영원한 질병 스트레스 역시 큰 이유입니다. 업무를 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안감이 생기고 예민해지기 마련이잖아요. 바로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는 여드름을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자주 만지고 쥐어짜기 때문에 더 악화가 되는 것이고요.

성인여드름은 청소년기 여드름의 면포보다는 염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요 분포 부위가 턱이나 입 주변에 많이 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드름 질환이나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의 자가적인 진단을 진행해 악화 시키기보다는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른 방법입니다.

Q. 성인여드름 질환의 검사 및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여드름 진단을 위해서 따로 혈액검사를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임상적인 진단이 중요하며 치료는 크게 바르는 약, 먹는 약, 외과적 치료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심한 정도에 따라 복합치료가 시행되기도 합니다. 외과적 치료에는 주사 요법, 압출, 박피술, 레이저 치료 등이 있습니다. 어떤 치료가 좋다기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확인 후 치료 방법이 정해지게 됩니다.

또한 자가치료를 하거나 시기를 놓쳐 얼굴에 흉이 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여드름 흉터의 치료는 대표적으로 흔히말하는 프락셀 레이저 등의 박피성, 혹은 비박피성 레이저 치료가 있으며, 심한정도에 따라 필러 주입술 혹은 보톡스 시술 등을 복합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도 환자마다 여드름 흉터의 깊이 및 크기,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시술의 종류는 의료진과 상의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여드름 흉터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여드름 치료시기를 놓쳐 생긴 흉터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여드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 및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세안제나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실리콘을 주된 기제로 사용하거나 오일이 들어가있지 않은 제품, 여성의 경우 수성파운데이션이나 면포유발성분 들어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면포가 많은 타입은 각질용해작용이 있는 AHA, BHA 성분을 포함한 클렌저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어떤 제품이 좋다더라“, 베스트 제품 등 소문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혈당부하지수가 낮은 음식인 견과류, 과일류, 당근, 토마토, 버섯과 같은 야채류 등을 섭취하고 혈당부하지수가 높은 튀긴 음식, 과자, 빵 등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우유 및 유제품 등도 여드름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드름으로 고민 중이신 분들은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색소병변, 혈관병변을 포함해 다양한 피부병변을 치료할수 있는 레이저 및 여드름 흉터에 사용하는 박피성 레이저, 모발 치료기기 등 다양한 장비가 있습니다. 또한 전신 NBUVB 광선치료기, 엑시머 레이저가 구비되어 있어 피부 질환의 치료와 미용 시술이 모두 가능하니 피부질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편안하게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이설희 교수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이설희 교수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Q. 피부 의료인의 길로 들어섰던 계기가 있으신가요?

피부는 다른 장기와 달리 질병이 발생하면 눈으로 볼 수 있으며, 치료 효과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우리 몸의 거의 유일한 기관입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피부과만의 특징이고 그런 점들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또한 피부분야는 보통 분들은 미용분야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크지만 그렇지 않아요. 미용레이저 및 필러 등 시술도 다양하게 시행할 수 있지만 약물치료, 피부암과 같은 질환에 대한 수술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즉 외과적인 분야도 포함되어 있는 복합적인 분야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피부과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앞으로의 목표 또는 계획은 무엇인가요?

대학병원 피부과 소속이기 때문에 피부미용 뿐만 아니라 난치성 피부질환 환자 진료를 많이 보게 됩니다. 병원의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다들 저마다 고통이 있겠지만 제가 속해 진료하는 피부질환의 불편함은 항상 육안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있는 상태이며, 자존감도 하락해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마디로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죠. 

제가 생각하는 대학병원 피부과 의사의 역할은 개인병원에서 적절한 치료 후에도 병이 지속되는 환자, 또한 중증피부질환 환자의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노력하며 항상 배움의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료인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명의’가 아닐까요?

<이설희 교수 약력>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인턴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피부과 전공의

신촌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임상강사

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임상조교수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홍보위원

대한피부항노화학회 재무간사

진료분야

피부종양, 레이저 치료, 켈로이드, 흉터, 여드름, 색소질환, 아토피피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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