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집콕에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인 아이들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집콕에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인 아이들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08.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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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탓에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위험할 정도로 빠져드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과의존 위험’ 상태란 일상생활에 지장이 될 정도로 의존할 뿐 아니라 금단증상까지 겪는 경우이다. 이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의존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 아이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상태란 진단을 받으면 부모들은 무척 당황하지만 막상 아이가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될지, 유튜브를 비롯한 콘텐츠들을 감당할 수 있는 나이가 몇 살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영유아들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다. 아기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어도 문제가 없는지, 보여준다면 얼마나 보여줘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영유아기에는 스마트폰을 얼마만큼 보여줘도 되나?

1997년 인터넷이 등장한 후로 아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됐다. 이들을 ‘넷 세대’라고 부른다.

2000년 이후로는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이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을 ‘스마트폰’ 세대로 부른다. 스마트폰 보급의 급속화에 따라 영유아기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기들은 스스로 조작이 가능하고 또 쉽게 몰두할 수 있는 스마트폰 콘텐츠에 푹 빠지게 된다.

스마트폰은 아이들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최근 이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연구 결과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 논리 및 문제 해결 등의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촉진한다.

• 자기 조절 및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른다.

• 어린이들이 지시를 따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 생후 18개월 이전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등 스크린 노출을 절대 피해야 한다.

• 생후 18~24개월에는 부모가 골라서 양질의 프로그램만 보게 하고 반드시 부모가 함께 봐야 한다.

• 2~5세에는 스크린 노출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한다.

 

유아기에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스마트폰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은 뇌 발달이 늦어진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아기(2~5세)에 스마트폰, TV, 태블릿 등 스크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 발달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뇌 발달에는 ‘결정적인 시기(critical period)’가 있어 이를 놓치는 경우 나중에 만회하려면 무척 힘들어진다. 스크린을 통한 자극은 수동적이고 이차원적인 자극이다. 영유아기에는 오감을 통한 여러 가지 자극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시청보다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 놀이가 훨씬 더 필요한 시기다.

둘째, 아기들의 뇌는 태어나서 3세 때까지 기본골격과 회로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영상을 통한 시각이나 청각 자극만 계속 준다면 아기의 뇌는 골고루 발달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영아기는 몇 가지 기능을 키우기보다는 뇌 전체 용량을 키워야 하는 시기이다.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으로 접한 정보에 익숙해 똑똑해 보이지만 자라서는 오히려 인지발달이 불리해진다. 두뇌 용량도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 놀이를 통해 커진다.

셋째, 뇌 발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자와 신체 접촉을 하는 애착놀이다. 영유아 시기의 아기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애정을 주고받는 놀이를 하는 것이다. 안정된 애착은 부모가 매일 아기와 즐거운 마음으로 놀아주고 자주 안아주고 뺨을 비비는 등의 스킨십을 통해 만들어진다.

부모에게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아이들은 반응이 없고 우울하며, 신체와 지능을 포함하여 모든 발달이 늦어진다. 아기들이 엄마 손길보다 영상물에 지나치게 노출된 경우 아이가 발달이 늦거나 반응이 없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 준다면 몇 살 때가 좋을까?

스마트폰은 늦게 사 주면 사 줄수록 아이에게 이롭다. 영상물에 노출되는 대신 책을 읽고 대화하는 것이 아이들의 인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보다는 부모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스마트폰 사용계획표 만들기

만약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기로 합의를 했다면 온 가족이 함께 ‘스마트폰 사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스마트폰을 처음 사 줄 때부터 원하는 대로 막 쓰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얼마나 사용할지 정하여 규칙대로 쓰는 것이란 점을 강조해야 한다.

운전면허를 딸 때는 운전에도 익숙해야 하지만 운전 시 지켜야 할 규칙을 잘 숙지해야 한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사 줄 때도 이 같은 규칙을 아이와 함께 정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기 원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사용 시간과 장소에 대해 함께 계획을 세워야 하고, 계획서를 작성해서 매일 함께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규칙에 다른 사람에게 무례한 말 하지 않기, 다른 친구를 따돌리지 않기, 욕설하지 않기 등을 넣어도 좋겠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미디어 사용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운동하기,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책 읽고 대화하기,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기를 통해 아이들이 균형 있고 건강한 뇌 발달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것은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 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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