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아이의 게임중독 예방하려면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아이의 게임중독 예방하려면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02.1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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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홀로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길어지다 보니 게임 과몰입이나 게임중독에 대한 문제도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지 못한 아이들이 부모에게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에 쓰는 시간은 10년 전에 비해 4배가 됐다. 재미있고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게임은 이제 아이들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이 게임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은 스트레스를 해결해준다. 비록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 해도 게임에서 친구를 이길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던지기 때문에 사고력과 논리력, 공간지각력 발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게임의 복잡한 규칙과 변화무쌍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상상력과 창의력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은 아이들에게 유익하기만 할까? 게임광인 철수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부모가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귀가 시간이 늦어져 철수가 집에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렇게 방치된 철수는 사흘 밤낮을 먹지 않고 자지 않으며 게임을 하는 등 중독증상을 보여 결국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에 응급으로 입원하게 됐다.

게임에 취약한 아이들의 뇌

어른들과 달리 자제력이 부족하고 무엇에 열중하면 쉽게 빨려드는 아이들은 게임중독에도 상당히 취약한 뇌를 가졌다.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들의 뇌를 MRI로 촬영한 연구 결과를 보면 아이들의 뇌 구조가 이미 바뀌어 있다. 주당 9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뇌 속의 보상중추가 더 커져 있었는데 이것은 약물중독에서와 마찬가지로 게임중독에 빠져있는 결과이다.

아이들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게임에 과몰입하게 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게임은 얼마나 자주 하는지, 어떤 게임을 하는지 감독할 책임은 보호자에게 있다.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장면을 포함한 게임을 많이 하면 아이들의 뇌는 폭력적인 행동과 성적인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 아이가 게임중독이 의심된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 걸까?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을 Q&A 방식으로 살펴보자.

Q. 우리 아이는 게임을 무척 좋아하는데 하루에 몇 시간을 하게 해야 하나?

A. 요즘은 돌 지난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논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게임 시간을 조절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사춘기 때 스스로 조절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는 시간과 게임하는 시간을 정해둬야 한다. 하루에 한 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주중에는 하지 않고 주말에 몰아서 3~4시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 연구가들에 따르면 주당 9시간이 넘으면 게임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니 부모는 아이와 의논해서 이 시간을 꼭 지키도록 한다.

중독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버릇에서 시작된다. 잘못된 버릇을 내버려 두면 중독에 빠지게 된다. 식사시간에는 TV를 끄거나 잠자리에 들 때 스마트폰을 부모에게 맡기도록 하는 사소한 습관을 잘 지키도록 지도해야 한다.

Q. 아이가 게임중독에 빠졌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A. 게임중독에 빠지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함께하는 게임보다 집에서 혼자 게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머릿속이 온통 게임 생각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다른 활동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놀이와 대화 내용도 모두 게임과 관련된 경우가 많고 게임을 못 하게 하면 심하게 화를 내고 심통을 부리거나 한다. 참을성이 없어지는 행동을 보일 때도 게임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Q. 게임중독에 특히 취약한 아이들이 있나?

A. 정서적으로 우울해하는 아이들은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게임에 빠지기 쉽다. 우울한 아이들은 대게 자존감이 낮은 편인데, 만약 게임으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면 게임에 더 빠져들게 된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게임으로 만족감을 얻기 때문에 게임에 열중하게 된다. 이 아이들은 만약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면 심하게 화를 내고 충동적이고 반항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산만한 아이는 특히 게임하는 규칙을 만들어서 꼭 지키도록 유도해야 한다.

게임중독 아이들에게는 꿈과 비전이 필요하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분명히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왜 그렇게 자주 게임을 하고 어떤 게임을 특히 좋아하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가령 총으로 서로 싸우는 잔인한 게임에 몰두한다면 마음에 쌓인 적개심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누구에 대한 적대감인지 알아야 한다.

또 이런 심리적인 불만을 따로 해결해줄 수 있는 권투나 격투기 같은 다른 취미활동을 권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게임에 심하게 빠져드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친구 관계도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게임에 몰입할수록 다른 인간관계가 소홀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각종 동아리 활동을 권장하고 게임을 하더라도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임중독에 빠지는 아이들은 현실에서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다. 좀비 게임에 중독되어 사람들이 모두 좀비로 보인다며 칼을 들고 길거리를 배회하다 범죄에 연루되는 아이도 있다.

아이가 꿈과 비전을 갖도록 돕는 일은 게임중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가 해낼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비전을 함께 세워야 한다. 그리고 단기적인 목표를 성취할 때마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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