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할’ 주가는...“긍정적 vs 투자매력 삭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할’ 주가는...“긍정적 vs 투자매력 삭제”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8.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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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대비 투자 매력 삭제" 주가 반영됐나
빠른 투자로 배터리 시장 선점해야 한다는 의견도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제2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요 부문에서 이익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물적분할 이슈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액은 11조119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난 규모로, 흑자전환을 이뤘다. 영업이익은 5065억원으로 마찬가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주요 부문에서 견조한 이익 체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유는 정제마진 하락과 재고 관련 이익이 감소하면서 지난 분기 대비 44% 줄어든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화학은 판매 물량이 일부 감소했음에도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올라 지난 분기 대비 42%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윤활유도 기유 수급이 줄면서 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전 분기 대비 65% 오른 2265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배터리는 아이오닉5가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영업손실을 대폭 축소할 수 있었다.

증권가는 이러한 이익 체력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도 영업이익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5684억원(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석유 사업 이익 개선과 배터리의 적자 폭 축소가 핵심 이유”라고 설명했다.

◆ 배터리 물적분할, 주가에 득일까 독일까

SK이노베이션은 실적 발표와 함께 오는 10월 1일부로 배터리와 E&P 사업을 물적분할 한다고 공시했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올릴 방법을 생각한다면 물적분할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평가가 서로 엇갈리는 모양새다. 물적분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사업부를 분할과 상장으로 축소한다면 주가 할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 연구원은 “빠른 분할은 빠른 IPO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IPO 전까지 주가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장산업을 제외한 사업부는 매각 가능성이 크다”면서 “각 사업부에 대한 기업 가치가 매각으로 점점 축소됨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페루 광구 매각을 시작으로 SK루브리컨츠 지분을 40% 매각한 바 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는 정유사업에 대한 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도 언급됐고, 최근에는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설도 나오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SK종합화학 매각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일축했으나, 강하게 부정하지도 않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분할로 향후 IPO에 따른 배터리 사업 지분가치 희석 및 지주사 할인 반영 등은 피할 수 없다”며 “투자 포인트가 하나씩 삭제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빠른 투자로 선제적인 시장을 확보해야 배터리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을 통해 모회사 지원 아래 배터리 증설 투자를 할 수 있고, IPO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면 기업가치에는 충분히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사업이 안정화된 후 인적분할을 한다면 너무 늦은 타이밍이 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배터리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만큼 이번 물적분할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은 급격한 배터리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과매도가 발생한 지금 배터리 가치를 반영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의 하반기 주가는 물적분할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적분할은 곧 주가 급락’이라는 트라우마를 SK이노베이션이 이겨내고 주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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