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코로나19 1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어려워졌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로나19 1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어려워졌다"
  • 채민석 전문기자
  • 승인 2021.03.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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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선언 1년...교육·복지·건강 보고서 내놔
아시아 및 한국아동 사례 공개...사회보호시스템 강화 필요

[베이비타임즈=채민석 전문기자] 오는 1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2020년 4월 초까지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사회적 거리 두기와 봉쇄령으로 폐쇄돼 심각한 경제적 영향을 받았다. 또한 2021년 3월 7일까지 1억1600만 명이 감염되었고 258만명이 사망했다. 전례 없는 다차원적인 위기는 전세계 아동의 삶을 뒤흔들었고 아동의 권리 역시 큰 영향을 받았다.

이에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코로나19 1년을 맞아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변화 보고서인 ‘같은 하늘 아래: 코로나19 1년이 아시아지역 아동에게 미친 영향’을 통해 아동의 일상생활이 코로나19 전후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분석했다. 라오스, 중국, 부탄, 피지 및 태평양제도 국가의 대응과 한국을 비롯한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지의 아동 개별 사례를 통해 휴교와 가정 내 머무르기, 지역 사회의 폐쇄가 아동의 복지와 교육,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라오스는 코로나19가 확인된 이후 지난해 3월 중순부터 휴교가 진행됐으며,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을 위해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중국의 경우, 학교가 휴교하는 동안 아동의 교육과 가정 내의 학습을 촉진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과서의 전자 버전 등 디지털 교육자원을 제공했다.

부탄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기간 중 성폭력과 아동보호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대피소와 응급전화를 운영했으며 TV와 라디오,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성과 소녀에 대한 가정 폭력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쳤다. 관광업이 중심이었던 피지 및 태평양제도의 국가들은 국가 폐쇄로 큰 경제적 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작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족을 지원했으며, 정부와 UN기관, NGO들이 협력해 기존의 사회보호시스템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첸다(11, 캄보디아)는 “온라인으로 공부를 했지만 실제로 교실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을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선생님이 설명해주는 수업을 듣는 게 더 편하고 좋아요”라고 답했다. 라마(14, 네팔)는 “코로나19 전 동네에서 배드민턴을 쳤던 것이 그리워요”라며 “요즘은 집에서 오빠와 함께 피아노를 치며 여가시간을 보내요”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네셔널이 37개국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심층 분석한 글로별 연구 ‘코로나19가 아동의 교육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에 따르면, 아시아 아동 33%가 숙제를 할 때 도움이 필요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다. 69%는 코로나19 이후 거의 배운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58%는 학교가 문을 닫은 기간 동안 선생님과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지역 아동의 삶 변화 보고서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아동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가 아동의 심리, 보호,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만 8세부터 18세의 아동 18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대다수의 아동이 코로나19 이후 집안에 머물렀고 휴대폰이나 TV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을 이어갔으나 일부는 코로나19 전보다 공부를 하지 않고 있으며 혼자만의 학습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서지후(10) 학생은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들었어요. 코로나19 전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급식을 먹고 방과 후 수업을 듣다가 피아노 학원에 갔었지만 지금은 집에서 혼자 온라인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어요”라고 말했다.

중학교에 재학 중인 김연아(13) 학생은 “코로나19로 학교에 안가는 날은 늦게까지 잠을 잤어요. 오후 1시쯤 일어나서 밥을 먹고 뒤늦게 온라인 수업을 들어요”라며 “학교에서는 반 친구들이 20명 정도 있고 선생님도 자리에 계시기 때문에 조용히 수업을 듣는 편인데요, 코로나19 이후로는 매일 집에서 학습지를 풀고는 있지만 별로 공부를 하지 않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양은정 (18) 학생은 “평소라면 학교 기숙사에서 7시 반쯤 일어나 급식실에서 아침을 먹고 등교를 하는데 코로나19로 집에서 7시쯤 일어나 8시까지 학교에 가요”라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정해진 자리에만 있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되고 1년 가까이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수백만 명의 아동이 교육과 안전, 건강의 위험에 놓였다. 또한 이들의 어린 시절과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기회도 빼앗겼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십 년간 쌓아온 아동의 권리가 퇴보하지 않도록 보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 의무가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되고 취약한 아동을 위한 사회보호시스템을 강화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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