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심하는 순간, 사명 다한 공보육 무너질 수도
[기자수첩] 방심하는 순간, 사명 다한 공보육 무너질 수도
  • 김은교 기자
  • 승인 2020.05.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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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방심했던 시기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21일 회장 이·취임식 진행
참여자 대부분 마스크 안 써, 제재하는 사람 없어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드디어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추세인가 싶었는데 또다시 기승이다. ‘이제는 괜찮겠지’ 느슨해진 경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달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태원 클럽·홍대 주점 등 밀집된 유동인구 특성을 보이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 20일에는 고3 대상 ‘등교 개학’이 강행됐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학 연기만 5차례 반복 후 시행한 3개월만의 개학이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개학 첫날부터 그 걱정은 바로 가시화됐다. 인천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고3 학생 2명이 발생했기 때문. 이튿날인 21일, 대구 수성구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고3학생이 나왔다.

이보다 하루 앞선 19일에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재학생만 600명이 넘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직업전문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한 바 있다.

그야말로 군중 속 우려가 현실화된 이른바 ‘집단 멘붕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같은 우려는 결국 우리 모두의 잠재된 안일함에서 출발한다. 확진자 발생률이 확연히 줄어들던 그 시점, 클럽을 또 주점을 찾은 사람들만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기간, 일부 관광지는 모처럼만의 연휴를 즐기려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으며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비율도 크게 증가한 듯 보였다. 모든 위험은 “괜찮겠지” 안심한 그 순간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바로 얼마 전까지 체감하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우려되는 것은 혹시 모를 일말의 위험성이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전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 때문이다.

지난 21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제10대 회장 이·취임식’이 개최됐다.

공보육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로도 마련된 이번 행사는 개학연기 및 돌봄 이슈로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던 보육인들의 수고를 격려하고, 다시 한 번 그 열정과 사명을 도모하기 위한 의미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지난 21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제10대 회장 이,취임식 현장.
지난 21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전국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제10대 회장 이,취임식 현장.

그러나 이렇게 좋은 취지의 행사에도 아쉬움은 존재했다. 상당수의 군중이 한 공간에 밀집되는 대규모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감염 상황 관련 철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행사장 밖에 비치돼 있던 여러 병의 손소독제가 무색할 정도로 장내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참석자가 대다수였다.

더욱이 본식이 진행된 공간에는 테이블 1개당 10여 개의 의자가 협소한 간격으로 배치돼 있었으며, 테이블별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당시 마스크 착용 또는 손소독제 사용을 독려하는 관계자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그저 모든 게 순조롭고 평안한 이·취임식 현장일 뿐이었다.

오는 27일, 초·중·고·유치원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다. 그러나 어린이집은 아직 개원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유치원과 달리 영유아(0~2세)도 다니는 어린이집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더욱 철저한 상황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건복지부 측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과 고민들이 더해져 영유아 공보육을 위한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요즘, 그 노력들이 한 순간의 부주의로 무너지는 결과를 낳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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