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감염방지 첨병 보건교사 인력확충 목소리 커져
학교 감염방지 첨병 보건교사 인력확충 목소리 커져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2.1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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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보건교사 신종코로나 막으랴 행정업무 하랴 ‘1인 3역’
교직원 교육·외국여행 학생조사·학생 교육·가정통신문 발송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학교 내 감염방지 필요성이 커지면서 학교에서 학생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교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종코로나로 많은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업을 하는 상황에서 보건교사들은 감염증 확산방지를 위해 학생과 교직원을 상대로 예방 교육을 하고, 외국 여행을 다녀온 학생도 조사해야 하는 등 2중, 3중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학생 건강을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보건교사들은 신종 감염병이 늘어나는 상황인 만큼 만성적인 보건교사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늘면서 매일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이 나는 학생이 있는지 점검하고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학부모들을 상담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상황을 안내하는 일도 맡고 있다.

보건당국에 하루 두 차례 현황 보고를 보내는 일 등 행정업무를 맡는 것도 보건교사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 재고를 관리하고 소진되면 예산을 끌어와 새로 사는 일도 보건교사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교사들은 직무 전문성 때문에 감염병 대응과 관련한 모든 업무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학생 체온측정의 경우 담임교사들에게 나눠 맡긴다 해도 교사들에게 정확한 체온측정법을 교육하는 일이나 발열이 있는 학생에 대해 2차 측정을 진행한 뒤 해당 학생을 어떻게 할지 의사결정을 하는 일 등은 보건교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난 1월 29일 세종시 아름중학교에서 보건교사가 학생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지난 1월 29일 세종시 아름중학교에서 보건교사가 학생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2018년 지역사회간호학회지에 발표된 ‘초중고 보건교사들의 메르스 발생 시 대응’ 논문에 따르면, 경기지역 보건교사 126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92.4%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생 시 학교 내 대응을 주도했다”고 답변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2016년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이 개정되면서 감염병 발생 시 학교 내 ‘대응주체’가 ‘보건·담임교사 중심’에서 ‘모든 구성원’으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감염병 대응 업무에 보건교사의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이사장은 “감염병 발생 시 어떻게 대응하고 누가 어떤 일을 맡을지 정하지만 역할을 나눈 뒤에도 보건교사가 주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맡은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지방의 경우 보건교사가 배치된 학교의 비율이 60%대에 머물고 있다.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지 않은 학교는 2018년 기준 2300여 곳에 이른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 보건교사 배치율을 보면 경기(100.9%)·서울(99.9%)·부산(99.4%)·대구(99.6%)·광주(99.1%)·인천(92.1%)·세종(93.2%) 등 수도권과 지역 대도시는 90% 이상이었다.

지방의 경우는 강원(60.7%), 충북(64.6%), 충남(66.3%), 전북(61.0%), 전남(58.4%), 경북(66.0%), 경남(64.5%), 제주(64.4%) 등 평균 60%대에 그쳤다.

학교 내 감염증 예방 및 대응을 위해 학교보건법은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학교에는 ‘순회보건교사’를 둘 수 있다고 예외를 인정해 2018년 현재 전국적으로 약 2300여개교에는 보건교사가 없다.

순회보건교사제를 폐지하고 일정 규모가 넘는 학교에는 보건교사를 2명 이상 두도록 한 학교보건법 개정안이 지난해 9월 발의됐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감염병 등 어떤 사태가 터지면 보건교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가 사태가 진정되면 수그러든다”면서 “당장 보건교사를 늘리기 어렵다면 지금처럼 사태가 위중할 때 보건교사를 돕는 지원인력이라도 편성해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비해 보건교사가 없는 초·중·고 286곳에 간호사를 배치키로 했다. 초등학교 125곳, 중학교 126곳, 고등학교 35곳이 대상이다.

강원도교육청도 보건교사가 없는 도내 240여개 학교에 단기 간호 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건교사회 홈페이지 캡처.
보건교사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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