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학급 케어, 보건교사 1명이 ‘일당백’ 학교보건법 개정 절실
거대학급 케어, 보건교사 1명이 ‘일당백’ 학교보건법 개정 절실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5.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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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문제 개선 없는 ‘학교보건법 시행령’
대한간호협회·보건교사회, 관련 토론회 개최
학생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학생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학교 규모에 관계 없이 배치 인원이 1명뿐인 보건교사 제도에 대한 개정의 목소리가 높다. 환경 위생이라는 명목으로 시행해온 정수기·물탱크·상하수도·화장실 관리 역시 보건교사의 업무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학교 보건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학생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보건교사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학생건강 증진 및 보건 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의 규모와 상관없이 학교 당 보건교사 1명을 배치하고 있다. 학생 수가 100명인 학교도, 1000명인 학교 모두 보건교사는 1명뿐이다. 심지어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도 있다.

해가 갈수록 학교안전사고가 증가해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2014년 자료에 따르면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부모가정·소년소녀가정·다문화가족 등 가족형태의 다양화로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학교 보건실에서 받아야 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 집단감염병·신종감염병·미세먼지 등의 환경이슈들은 주기적으로 학교 현장을 엄습해 온다.

생활안전·교통안전·성폭력예방·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등 소아청소년들이 스스로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 함양을 위한 체계적이고 실효성있는 보건교육의 필요성도 절실하다.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자살이 가장 높다. 학교폭력·따돌림에 의한 우울증 및 자살 등 소아청소년 정신건강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성폭력·성매매·디지털 성범죄도 주요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학생의 물리적·정신적 보건을 위한 다방면의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실은 사회의 목소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학교보건법 시행령 중 보건교사 직무 관련 내용은 1990년부터 현재까지 30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개선된 사항은 없다.

발제가 끝난 후 이어진 전문가 패널토론 현장.
발제가 끝난 후 이어진 전문가 패널토론 현장.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김선아 보건교사회 부회장은 “학교보건법 제15조를 전면 개정해 기존의 순회보건교사 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학교에 보건교사 1명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32학급 이상의 과대학교에 보건교사 2인을 배치하고 보건교사의 최소 배치기준을 학교보건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보건교육 및 성교육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추가로 요구될 수 있는 보건교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내 상하수도·화장실 설치 및 관리 ▲석면·폐기물·휘발성유기화합물 예방 처리 등의 환경 및 식품위생 관련 학교보건법 제4조와 5조도 삭제해야한다는 의견도 함께 전했다.

이와 더불어 “30년간 개정되지 않은 학교보건법 시행령의 보건교사 직무 중 일부 내용(학교보건법 제15조 관련, 초중등교육법 20조 관련)을 삭제해야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혜선 가톨릭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학교보건 연구팀 창설을 제안했다. 세월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는 학교보건 및 보건교사 관련 문제점을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특히 “현재 서울에만 소재해 있는 학교보건진흥원의 역할이 크다”며, “학교보건을 변화 및 발전시킬 수 있는 연구기관이 전국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와 같은 시스템이 갖춰져야 교육현장의 미래를 더 거시적이고 희망적으로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신경민 의원은 “보건교사의 역할과 중요성이 계속해서 가중되고 있지만 정작 현 시스템이 사회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구조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은 학교교육 전반이 질적·양적으로 달라져야 할 때라고 말하며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직결돼 있는 보건 영역에서부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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