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KTX 승무원 사건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문제
[워킹맘산책] KTX 승무원 사건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문제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8.07.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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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석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윤형석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최근 12년간 복직투쟁을 전개해왔던 KTX 승무원들이 코레일과의 합의를 통해 특별채용의 형식으로 본인의 일터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치적인 이슈, 노동법 상의 치열한 법리공방, 최근 불거진 대법원의 사법거래의혹 등으로 점철된 KTX 승무원 사건은 당사자 본인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상흔을 남기고 있다.

사실 KTX 승무원 사건은 부당해고와 관련된 단순한 복직사건이 아니었다. 이 사건 속에는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해 있었던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 문제와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한 기업들의 각종 행태들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이 집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복잡한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했던 사건의 당사자들은 문제가 해결되는 양상이 반복하여 엎어지는 절망적인 순간들을 견뎌내야 했고, 그러한 인고의 시간을 겪고 난 지금에서야 복직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노동법적으로 보자면 KTX 승무원 사건의 핵심적인 쟁점은 해당 승무원들이 도급회사에 채용된 것이 아니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따라 코레일에 직접 고용되었는지 여부와 그것이 아니라면 파견관계에 해당하여 사실관계 따라 불법파견에 해당되므로 코레일에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해야 하는지 여부였다.

여기서 불법파견인지 여부를 제외하고 주된 주장이었던 묵시적 근로관계의 인정여부에 대해 판례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하기 위해서는, 원고용주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제3자이고 근로 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2011다78316)

즉, 코레일이 다른 기업에 열차 내 서비스관련 업무를 위탁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기업을 코레일이 전적으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그러한 기업에 채용된 근로자들은 코레일과의 묵시적 직접고용관계에 있다고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른 업체는 유명무실한 것에 불과하고, 코레일과의 직접적인 고용관계 속에서의 근로관계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판례에 대해 당시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그 비판의 핵심은 판단의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점이었다. 대상 판결의 판단기준에 의하면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도급업체가 유령회사에 가까운 수준에 미쳐야 하고, 이러한 판단기준은 현실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사내하도급 문제와 불법파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노동법적 보호의 테두리에 포함될 수 있는 많은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배척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결국 위와 같은 판단기준에 따라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법리는 KTX 승무원 사건에서 인정되지 않았고, 다른 주장이었던 불법파견을 통한 직접고용의 문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TX 승무원 사건은 법적으로는 대법원에서 패소한 사건이다. 다만, 최근의 대법원 사법거래 의혹과 정권교체의 과정 속에 철도노조와 코레일사이의 교섭을 통해 원직복직이 합의된 사항이다. 따라서 서비스업에서의 사내하청 및 불법파견문제의 직접적 판단기준은 KTX 승무원 사건에서 패소한 바와 같이 계속하여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파견업체들과 사내하청이 만연한 산업구조 속에서 이러한 노동법적 문제를 쉽게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법원의 입장은 보호의 범위를 줄이는 방향으로 후퇴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아마도 KTX 승무원들이 투쟁하여 얻고자 했던 것은 합의를 통한 복직이 아니라, 법적권리의 쟁취를 통한 당당한 복직 아니었을까?

 

<윤형석 노무사 약력>

- 현 동양노무법인 파트너노무사
- 전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전 재단법인 피플 자문노무사
- 전 한국기독교여자연합회(YWCA) 자문노무사
- 전 강사취업포털 훈장마을 자문노무사
- 케네디리더쉽포럼 수료
- 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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