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근무] 보육교사 휴게시간 의무제 ‘비현실적’ 비판 비등
[주52시간근무] 보육교사 휴게시간 의무제 ‘비현실적’ 비판 비등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8.07.1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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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근로기준법’ 시행…7월 1일부터 보육교사 휴게시간 의무 부여
보육업계 “보조교사 배치 미봉책, 보육교사 휴게시간 예외법령 필요”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와 보육교사 등 휴게시간 보장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면서 어린이집 교사들은 8시간 근무에 의무적으로 한 시간을 쉬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휴게시간의 특례업종이 26개에서 5개로 축소되면서 보육을 포함한 사회복지사업이 특례에서 제외됨에 따라 보육교사의 휴게시간 보장이 의무화된 것이다.

그러나 보육현장에서는 아이를 돌보는 교사들의 업무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현실성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사랑숲 어린이집을 방문해 교사들과 어린이집 휴게시간과 관련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사랑숲 어린이집을 방문해 교사들과 어린이집 휴게시간과 관련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 근로기준법 “보육교사 휴게시간 부여 의무화” = 일주일에 52시간을 근무하도록 하고 보육교사 등 사회서비스업 종사자들의 ‘휴게시간 보장’을 강화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면서 어린이집 교사들은 8시간 일하면 반드시 1시간을 쉬어야 한다.

그동안 어린이집은 휴게시간 특례업종으로 운영됐으나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이제는 4시간 근무당 30분씩 휴게시간을 줘야 하고, 이를 어긴 사용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정부는 어린이집 교사의 근무중 휴게시간 보장에 따른 보육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어린이집에 보조교사 6,000명의 추가 채용을 지원키로 했다.

복지부는 현재 국비로 지원 중인 2만8,748명의 보조교사 외에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보조교사 6,000명분 예산 100억원을 전국 17개 시·도를 통해 지원했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우선 보육교사 휴게시간중 영유아 생활지도 등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보조교사 6,000명이 전국에 배치된다. 현재 어린이집에는 영아반 1만9,000명, 유아반(누리과정) 9,748명 등 2만8,748명이 국비로 채용됐으며 시·도 지원 및 어린이집 자체 고용으로 3,608명이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다.

보조교사 지원 대상은 민간·가정 어린이집에서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 등 영아반 2개 이상 운영하는 모든 유형 어린이집으로 확대했다. 우선 취약보육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장애아 전문·통합어린이집부터 지원한다.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아 1일 4시간 주 20시간 내에서 월 83만2,000원 노동조건으로 1개 어린이집당 1명씩 채용할 수 있다.

휴게시간 부여를 명시하고 보육교사 휴게시간에 한해 보조교사가 보육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보육교직원 복무규정을 개정했다. 보조교사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른 보육교사와 동일한 국가자격 소지자로 노동시간이 4시간인 점을 빼면 경력, 자격 등 전문성에서 보육교사와 차이가 없다.

휴게시간은 종일 보육이 이뤄지는 어린이집 특성상 특별활동 및 낮잠시간, 아이들 하원 이후를 주 휴게시간으로 했다.

보육교사 휴게시간엔 교사 1인당 아동수를 완화해 많은 아동을 돌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아이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보육교사 휴게시간에는 원장, 담임교사, 보조교사 등이 해당 시간대 순환 근무한다.

휴게시간은 한꺼번에 보장해야 하지만 노동조건 등을 고려해 1시간 휴게시간을 30분씩 2회, 20분씩 3회 등으로 분할할 수 있다. 대신 점심시간 등 최소한의 휴식은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담임교사로 일하다 60세에 일을 그만둔 퇴직자들이 4시간 시간제 근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조교사 인건비 지원 연령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했다.

복지부는 제도시행 초기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선생님들의 적절한 휴식이 보장돼야 궁극적으로 보육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며 “어린이집에서 휴게시간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학부모와 관계자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른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어린이집 가운데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은 한 곳도 없다. 전체 사업장의 84.8%인 5~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특별연장근로는 5~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주 8시간 범위 내에서 노사 서면합의 시 2022년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김용희 회장과 임원들이 6월 25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어린이집 특성에 맞는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김용희 회장과 임원들이 6월 25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어린이집 특성에 맞는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보조교사 배치는 미봉책, 예외법령 제정 필요” = 정부는 보육교사 휴게시간 의무제 시행에 맞춰 어린이집에 보조교사 6,000명을 추가 지원하고 교사 한 명이 맡을 수 있는 아동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내놨지만 현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법을 개정해 휴게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하거나 8시간 연속근로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김용희 회장은 “보육교사의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 사용 의무화에 맞춰 정부가 6월 22일 발표한 대책은 보육교사가 제대로 된 휴게시간을 갖기에는 미흡하다”면서 “현장 적용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어린이집 특성에 맞는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휴게시간 의무적용을 위한 6,000명의 보조교사 배치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보조교사 본연의 목적인 교사의 과중한 업무 지원과 보육서비스 질 향상과는 멀어져 가는 정책이어서 어린이집 현장은 휴게시간으로 대혼란에 빠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보육교직원 휴게시간에 대해 예외법령을 제정하고, 어린이집에 담임교사 외 종일제 교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제도 시행에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 서모씨는 “어린 애들의 경우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육교사를 의무적으로 쉬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구체적인 대안 없이 정책이 시행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보조교사가 3만여명이 있고 이번에 6,000명을 추가한다고 하지만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높은 노동 강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보조교사가 있는 곳에서도 선생님들은 쉬지 못해왔다”면서 “(현장의)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숙희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어린이집 교사에게 휴식 시간을 줬지만 어린이집 현실과는 상당히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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