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휴게시간에 보조교사 6천명 배치는 미봉책”
“보육교사 휴게시간에 보조교사 6천명 배치는 미봉책”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7.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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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한어총 정책연구소장 인터뷰 “보완책 없이 특례업종 제외 부작용”
점심·낮잠시간 활용은 비현실적…보육교사 예외 적용, 종일제교사 필요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는 7월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휴게시간 1시간 의무 부여 시행을 앞두고 지난 6월 하순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린이집 특성에 맞는 휴게시간을 보장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어총은 보육업계 요구사항으로 보육교직원 휴게시간에 대한 예외법령 제정, 어린이집에 담임교사 외 종일제교사 배치를 제시했다.

이같은 목소리에 정부는 아직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7월 보육교사 휴게시간 1시간 돌입으로 휴게시간 운영을 놓고 여전히 혼란과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보육업계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비타임즈는 한어총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의 김종필 연구소장을 만나 보육교사 휴게시간 관련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들어보았다.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보육교사 1시간 휴게시간 의무적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정부가 보조교사 6000명 배치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보육현장은 여전히 반발하며 후속대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사실 보육사업을 포함한 사회복지서비스의 특례업종 적용 여부를 놓고 지속적으로 논의가 있어 왔다. 지난 2013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한 결과, 당시엔 보육사업 등 사회복지서비스의 공익성과 업무 특성상 특례업종 적용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만일 특례업종에서 제외시킬 경우 교대제근무 등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노사정위원회의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다 올해 2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서 특례업종에서 제외하고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는 정부 결정이 나왔다. 기존의 정부 입장에서 본다면 공익성의 침해가 없어야 하고, 보육업무 특성을 유지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제도적 조치가 뒤따라야 했다.

즉, 충분한 보육 책임을 지는 정교사를 추가배치한다든지, 늘어나는 근로시간에 대한 충분한 정부 보상(시간외근로수당 지급) 등을 지원해 줘야 했다. 이같은 제도적 보완이 없는 상태에서 한어총 등 보육업계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니까 최근에 나온 게 보조교사 6000명 배치 대책이었다.

정부의 대책은 전반적으로 미봉책이라고 본다. 2013년 이후 제도의 후속보완이나 재정지원 없이 불쑥 특례업종에서 보육사업을 빼버리고 단순히 보조교사 배치로 메우려는 임시방편인 셈이다.

그동안 어린이집은 보육교직원이나 운영자의 헌신이나 권리포기를 통해 아이 보육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육교사의 노동자 권리와 아동의 보육권리를 둘 다 지켜려면 정부의 확고한 지원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어린이집 학급당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추어야 한다. 출산율 급감으로 어린이집과 원아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보육교사의 업무 강도도 낮춤으로써 조금더 정밀하고 양질의 보육서비스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 됐다고 본다.”

정부가 왜 보육교사 등 사회복지서비스 업종을 특례업종에서 제외했다고 보는가.

“명분은 근로자 복지증진이었다. 보육교사도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면 동의하면서도 이것을 제도적으로 풀려면, 가령 보육현장에서 영유아나 학부모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보완책을 세우고 시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문제였다.

특례에서 풀기 전에 이전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사전노력이 필요했다. 보조교사 6000명 배치 대책은 사후약방문 격이다. 일단 법을 개정하고 나니 교사가 더 필요해 급히 조달해 보니 6000명 숫자였다.

보조교사 6000명 산출도 과학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정부가 기존의 2015년 아동학대 사태 이후 보조교사 배치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2000명, 3000명 늘렸다. 현재 기존에 배치된 보조교사 수는 1만9000명 수준이고, 어린이집은 4만개로 결국 2만1000개 어린이집에 보조교사가 없고, 이 가운데 평가인증을 받지 못하는 등 정부의 배치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 어린이집을 제외하고 보니까 6000명이 남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모들의 반응은 어떤가.

“실제로 보육교직원 휴게시간 보장으로 아이에게 안정적인 보육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휴게시간 정책의 이면을 알게 된 부모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보육사업을 특례업종에서 제외한 것에 불만이 많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국내 전체 영유아 중 150만명이 어린이집에서 보육받고 있는데 이는 유치원의 2배 수준이다.

보육교직원의 일일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정도이다. 주 52시간을 아슬아슬하게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평가인증이니 지도점검 때마다 초과근무는 다반사다. 기껏해야 점심시간이나 화장실 갈 시간 등 30분 미만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보육교사 사정이 이러니 휴게시간 1시간 보장을 위해 특레업종에서 뺐다고 주장하지만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적용하다보니 오히려 근무강도만 더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렇다고 경제적 보상이 따르는 것도 아니다. 상당수의 어린이집은 낮은 보육료 때문에 늘 걱정과 부담을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보유교직원은 휴게시간 의무적용이 더 불편해졌다는 반응이고, 부모들은 부모대로 보육서비스 걱정이 크다.”

휴게시간 적용을 놓고 어린이집 현장의 불만은 없는지.

“먼저 사용자(원장)와 교사 사이에 상충하고 있다는 민원이 많다. 대표적인 상충 사례가 일부 교사들이 점심시간을 바깥에서 누리겠다고 하는 경우이다. 현재 원아 50명 규모가 어린이집의 가장 평범한 모델인데 이런 상황에서 교사 전원이 일제히 휴게시간을 누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몇 명씩 휴게시간을 나눠 쓰더라도 몇 시간의 보육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린이집 사용자는 보육 공백을 우려해 보육권리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휴게시간 장소나 시간에 제한을 두려 할 것이다. 반면에 교사들은 휴게시간을 쓰지 못하면서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면 차라리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받고 싶어 한다.

휴게시간 보장을 시행한 지 열흘 뒤에 몇 군데 보육현장을 가보았는데 ‘6월 30일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또한 당장 돈이 더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보조교사도 더 오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현장 모니터링(점검)을 너무 많이 나와 짜증난다고 토로하더라. 예전대로 해도 좋으니 모니터링 그만 나오라고 하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잦은 모니터링은 정부가 휴게시간 보장 제도가 부모들 불편 없이 연착륙하고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고픈 욕심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정부는 낮잠시간이나 특별활동시간에 휴게시간을 활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얘기하는데.

“그건 사실과 많이 다르다. 정부의 주장은 어린이집 낮잠시간이나 특별활동시간에는 외부에서 교사가 오는 경우가 많으니 그 시간을 보육교사 휴게시간으로 활용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없는 게 낮잠시간에 1~2세 아이들을 한 반에 적게 3명, 많게 6~7명이 자는데 중간에 깨는 경우가 많다. 또 0~2세까지는 낯가림도 많아 담임교사처럼 아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보육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또한 어린이집 평가지침에는 교사가 낮잠시간에 가급적이면 다른 업무를 보거나 교실을 이탈하는 것을 지양하라 규정해 놓고는 이번 행정지침에서는 낮잠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이용하라는 것은 서로 배치되는 정책의 단면이다.

점심시간도 마찬가지다. 단 하루라도 어린이집 점심시간을 본 사람이라면 휴게시간 활용이라는 말을 꺼낼 수 없을 것이다. 어린이집 점심시간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더욱이 보조교사 6000명이라지만 어린이집 한 곳에 평균 1~2명꼴인데 어린이집 1곳에 학급(반)이 5~6개인 경우가 많아 이 인원으로는 도저히 보육업무를 정상적으로 커버(보조)할 수 없고 휴게시간 활용은 말도 안된다.”

지난 4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표준보육시간 도입 추진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김용희 회장이 보육교사 과다근무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보육시간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표준보육시간 도입 추진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김용희 회장이 보육교사 과다근무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보육시간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보육교사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표준보육시간 TF(태스크포스) 활동 진행상황을 알고 싶다.

“엄밀히 말해 표준보육시간 TF라기보다 표준보육 비용산출 모형을 만들기 위한 TF라 하는게 정확하다. 그동안 정부가 정하는 보육료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말이 많았다.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워낙 많다보니 이번에는 아예 비용산출 모형부터 다시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다.

주로 보육교직원 급여기준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논의 중이다. 현재 보육교직원의 급여체계는 교사는 무조건 1호봉, 원장은 5호봉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실태조사를 해보면 평균적으로 교사는 6호봉, 원장은 15호봉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인건비로는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설계 구조의 맹점을 안고 있다. 이렇다보니 어린이집이 교사에게 제대로 된 급여를 주지 못한다.

급·간식비도 낮게 설정돼 있고 운영시간도 오래 전부터 보육개념이 맞벌이부부나 장시간 보육을 해야 할 환경에 맞춰 설정돼 있는데도 그동안 한 번도 손질 없이 시행 유지돼 왔다. 결국 적은 비용으로 12시간 보육을 감당해 오고 있는 처지인 것이다.

보육비용을 산정할 때 8시간 보육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산정하고 초과보육이 필요할 경우엔 정부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차등 지원하거나, 부모가 감당할 수준이면 직접부담 원칙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정부로서는 국민(부모)에게 비용을 부담시켜야 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인지라 알고도 여태까지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 TF 활동은 정부가 이제는 이야기하겠다는 뜻이다.

TF 활동 중에 휴게시간 문제가 터진 게 다행인 점은 휴게시간 관련 비용을 표준보육비용 산출 모형에 감안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이다. 의제가 겹칠 수도 있겠지만 표준보육비용과 휴게시간 비용 간 서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 TF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휴게시간 1시간’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보조교사 6000명 활용 방안을 보육업계는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보조교사를 받는데도 어린이집들이 배치요건과 근무형태, 급여 내용을 정부가 다 정해준다. 어린이집은 그냥 받아서 고용해 쓰는 수밖에 없다.

보조교사를 받는다 해서 어린이집의 필요한 형태에 맞춰 바꿔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조교사 인건비도 아이 보육비로 다양하게 쓸 수 있는게 아니라 정부 보조금 성격이라 정부가 정한 요건대로만 써야 한다. 어린이집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오히려 어린이집 입장에서 보면 보조교사 1~2명을 얻으면 4대보험 같은 부가비용을 정부가 전혀 지원하지 않아 어린이집 운영자가 보조교사 초과근무비용이나 교육비용을 고스란히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정해진 보조교사 인건비만 지원한다. 그럼에도 운영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보육 차원에서 이득을 보는 게 70%라면 숙제를 풀어야하는 게 30%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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