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용돈은 작지만 특별한 돈이다. 아이들은 학교 앞 문구점에서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기도 하고, 친구가 가진 학용품을 보며 자신도 갖고 싶어 하기도 한다.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고 싶어 할 때도 있다. 어떤 아이는 용돈을 모아 갖고 싶었던 물건을 샀다고 자랑하고, 어떤 아이는 용돈을 벌써 다 써서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어른에게 몇천 원은 그리 큰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조금 다르다. 자신이 직접 쓸 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살지, 지금 쓸지, 조금 더 모을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를 고민한다. 일주일에 얼마를 줘야 하는지, 한 달에 한 번 주는 것이 나은지, 친구들은 얼마나 받는지도 궁금해한다. 아이의 나이와 가정 형편에 맞게 금액을 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일주일 동안 쓸 용돈을 월요일에 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고 간식도 사 먹으면 며칠 만에 돈이 없어질 수 있다. 금요일에는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살 수 없다. 아이는 아쉬워할 것이다.
이때 부모는 돈을 조금 더 주고 싶을 수 있다. 친구들은 간식을 사 먹는데 자기 아이만 사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용돈을 일찍 다 써서, 기다려 보는 일도 배움이 된다. 가진 돈에는 한계가 있고, 하나를 사면 다른 것을 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부족할 때마다 돈을 다시 준다면 이런 고민을 할 까닭도 줄어든다. 오늘 다 써도 내일 다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음 용돈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 본 아이는 다음에는 조금 다르게 쓸 수 있다.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거나, 사고 싶은 물건을 위해 얼마를 남겨 둘 수도 있다.
그렇다고 용돈을 줄 때마다 저축부터 강조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돈은 모으기도 하지만 필요한 곳에 쓰기도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사 먹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자신이 원해서 산 물건을 오래 사용하며 만족할 수도 있다.
때로는 사고 나서 후회하기도 한다. 집에 와서 보니 별로 필요하지 않거나, 며칠 뒤 더 갖고 싶은 물건이 생겨 “그때 돈을 쓰지 말걸”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때 “그러니까 사지 말라고 했잖아”라고 말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도록 물어보는 편이 낫다.
“사고 나니까 어때?”
“다시 산다면 또 살 것 같아?”
“다음에는 어떻게 하고 싶어?”
이런 질문은 아이가 자신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무엇을 살지 어른이 미리 정해 주기보다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게 한다.
용돈기입장도 같은 이유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매일 얼마를 썼는지 빠짐없이 적는 데만 힘을 쏟으면 또 하나의 숙제가 될 수 있다. 기록하는 까닭은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간식에 돈을 많이 쓰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고, 학용품을 자주 사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이 쓴 돈을 돌아보면 아이도 자신의 씀씀이를 조금씩 알게 된다.
용돈과 집안일을 어떻게 연결할지도 부모가 자주 고민하는 문제다. 자기 방을 정리하거나 밥 먹은 그릇을 치울 때마다 돈을 주는 것이 좋은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족이라면 자연스럽게 해야 할 일까지 모두 돈과 연결하면 돈을 받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평소 맡은 일이 아닌 특별한 일을 하고 돈을 받아 보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다. 시간과 힘을 들여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과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마다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기준을 세우고 아이에게 그 까닭을 설명해 주는 일이다.
학교에서도 경제교육을 할 때 돈을 아끼는 방법만 강조하기보다 다양한 돈 쓰기를 살펴볼 수 있다. 같은 돈이 있어도 아이마다 쓰는 방법은 다르다. 지금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하고,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여러 주 동안 돈을 모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작은 선물을 사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가진 돈을 어디에 쓸지 생각하고 스스로 정해 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돈을 쓴 뒤 만족할 수도 있고 아쉬워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에게 맞는 돈 쓰는 방법을 조금씩 배워 간다.
부모도 아이의 작은 실수를 어느 정도 지켜봐 줄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생 때 몇천 원을 잘못 쓰고 아쉬워해 보는 것과 성인이 된 뒤 큰돈으로 같은 실수를 하는 것은 다르다. 비교적 적은 돈을 직접 관리해 보면서 잘못 써 보기도 하고, 기다려 보기도 하고, 다시 계획해 볼 수 있다.
용돈은 원하는 것을 사는 돈이면서 자신의 씀씀이를 알아 가는 기회이기도 하다. 돈을 다 써 보고 아쉬워할 수도 있고, 오랫동안 모아서 원하는 것을 살 수도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해 샀지만 후회할 수도 있다.
우리는 아이에게 용돈을 주면서 “얼마나 남았니?”를 자주 묻는다. 이제는 다른 질문도 해 볼 수 있다.
“이번에는 어디에 쓰고 싶니?”
“왜 그걸 사고 싶었어?”
“다음 용돈을 받으면 어떻게 쓰고 싶어?”
아이에게 돈에 대해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말이 꼭 “무조건 아껴라”일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돈 안에서 생각하고, 직접 골라 보고, 그 결과를 겪어 보는 것. 초등학생의 용돈은 그런 연습을 시작하는 생활 속 공부가 될 수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