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칼럼] 정근식 교육감 2기를 생각하며
[김희철칼럼] 정근식 교육감 2기를 생각하며
  • 김희철 전문기자
  • 승인 2026.06.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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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교육 소통령의 역설을 넘어 시스템을 바꾸는 4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보궐선거의 승리로 출범한 정근식 교육감 1기는 서울교육의 안정과 민주진보 교육진영의 재정비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2기는 단순한 연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는 끝났지만, 서울교육이 직면한 과제의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특히 이번 선거 과정은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민주진보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과 제도적 보완점, 일부 후보의 불복과 일부 후보들의 이탈, 그리고 교육시민사회가 쏟아낸 수많은 정책 요구들은 서울교육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되었다.

정근식 2기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승리의 논리를 넘어 시민의 요구를 정책으로 체계화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학부모, 교사, 교육전문가, 시민단체들은 기초학력 보장, AI 교육, 돌봄 확대, 교육격차 해소, 교권 회복, 학생마음회복, 학교노동자들의 요구 등 다양한 의제를 제시했다.

선거가 끝났다고 이 목소리들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서울교육의 중장기 과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교육감은 과연 이러한 요구들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가이다.

서울시교육감은 흔히 ‘교육 소통령’이라 불린다. 수조 원의 예산과 막강한 인사권을 가진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권한은 큰데 손발은 묶여 있다.”

실제로 교육의 핵심인 교육과정과 대학입시 제도는 중앙정부가 결정한다. 교육감은 운영 책임을 지지만, 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인공지능(AI) 교육을 확대하고 싶어도 입시체제가 그대로라면 학교 현장의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교육청 예산은 수조 원 규모지만 대부분 인건비와 시설 유지, 급식, 돌봄 등에 묶여 있다. 미래교육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도 문제다. 돌봄, 복지, 청소년 정책, 유보통합과 같은 과제들은 교육청 혼자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는 협력을 권장할 뿐 강제하지 않는다.

결국 정근식 2기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좋은 정책을 많이 만드는 데 있지 않다. 교육감 개인의 리더십을 넘어 시스템을 바꾸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첫째,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교육시민사회의 요구를 정책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시민 참여형 거버넌스를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AI 시대에 맞는 미래교육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쟁이 아니라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실질적 교육혁신이 필요하다.

셋째, 서울시와 자치구, 교육청이 함께 움직이는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과 복지, 돌봄과 지역사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야 한다.

넷째, 교육감 권한의 한계를 시민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교육자치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근식 제1기 체제를 넘어서는 일이다.

선거를 함께한 사람들과 함께 능력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인재를 발탁하고, 선거 과정에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포용해야 한다. 승리의 캠프가 아니라 서울교육 전체를 책임지는 교육청으로 거듭나야 한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는 특정 교육감 한 사람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제 필요한 것은 영웅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정근식 교육감 2기의 시대적 과제는 명확하다.

선거 과정에서 분출된 교육시민사회의 요구를 체계화하고, 교육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행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교육의 미래는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어떤 구조를 만들고 어떤 시스템을 남기느냐에 달려 있다.

정근식 교육감 2기가 시민과 함께 그 길을 열어갈 수 있을지 이제 진정한 시험이 시작되고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과거의 성과를 계승하되, 그 틀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창조하는 것. 그것이 정근식 교육감 2기에 주어진 가장 큰 책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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