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칼럼] ‘경선 불복’ 판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판
[김희철칼럼] ‘경선 불복’ 판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판
  • 김희철 전문기자
  • 승인 2026.05.1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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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지나가던 소도 웃을 ‘민주주의 파괴 극’…‘민주교육’ 거론 말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교육의 미래를 논하는 정책 경쟁의 장이 아니라, 경선불복과 정치적 셈법이 뒤엉킨 혼란의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단순한 권력 다툼이 아니다. 교육자치의 정신을 실현하고 시민의 선택으로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현장이다.

그 중심에는 교육감 직선제가 있다. 시민이 직접 교육의 책임자를 선택하는 이 제도는 교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자 교육자치의 핵심이다.

그런데 스스로 경선에 참여하고 규칙에 동의해 놓고도 경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은 무엇을 말하는가.

특히 자칭 민주진보진영의 한만중 후보는 경선불복을 선언한 뒤 본후보 등록까지 강행하며 단일화와 승복의 정신에 큰 상처를 남겼다.

보수진영 역시 윤호상·류수노·조전혁 등을 둘러싼 얽히고설킨 경선 갈등과 불복 논란으로 시민들이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는 분명하다.

서울 시민과 교육 가족들에게 교육자치의 가치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기는커녕, 오히려 피로감과 무관심만 키우고 있다.

교육의 비전을 경쟁해야 할 선거가 정치적 몽니와 감정싸움으로 변질되는 순간,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학생들과 시민이 될 것이다.

나아가 1차 경선에서 승리한 정근식·윤호상 후보 역시 피해자가 될 것이며,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 미래에 교육감 직위에 도전을 준비하는 ‘미래 후보들’도 피해자다.

교육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선거와 토론, 규칙과 책임, 승복의 가치를 가르쳐야 할 사람들이 정작 경선 결과 앞에서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를 보인다면, 그 교육적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겠는가.

민주주의는 승리할 때만 외치는 구호가 아니다.

패배했을 때도 공동체의 약속을 존중하는 태도 속에서 완성된다. 공동체가 개인의 감정과 정치적 이해보다 원칙을 우선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도 경선불복 논란의 당사자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TV 토론에 나와 민주주의와 교육개혁을 말한다면 이를 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더욱더 착잡할 것이다.

민주적 절차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민주 시민교육을 말하고, 승복하지 않은 이들이 교육의 품격을 논하는 현실.

이쯤 되면 시민들 사이에서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판이 경선 불복자들의 ‘민주주의 파괴 마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경선은 경쟁으로 끝나지만, 민주주의는 승복으로 완성된다.

교육자치를 멍들게 하고 교육감 직선제의 의미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오래갈 수 없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려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이 민주주의의 결과와 원칙 앞에 겸허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사람의 최소한의 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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