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IB에 대한 생각
[교육칼럼] IB에 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5.04.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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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최근 서점에 가보면 ‘IB’ 관련 책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자로 ‘International’은 국제적인, ‘Baccalaureate’는 중등 및 초등 과정을 포괄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뜻한다. 즉, IB는 국제적 수준의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AI 시대의 도래, 기후 위기 등 복합적인 사회 변화 속에서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습자의 사고력, 공감 능력, 실천 역량을 강조하는 IB 교육과정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IB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관리하는 IBO는 “IB는 3세부터 19세까지의 학생들을 위한 고품질의 도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탐구심이 있고 지식이 풍부하며, 배려심을 지닌 세계 시민을 길러 더 나은 세상과 평화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IB는 단순한 교육 용어가 아니라 세계적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과정이다. 실제로 송도, 서울, 제주 등에 있는 여러 국제학교에서는 IB 교육과정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IB는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설립됐으며, 외교관 자녀 등 국제 이동이 잦은 가정의 학생들을 위해 표준화된 고등교육 과정을 마련하고자 시작됐다. IB의 출발은 곧 ‘세계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교육적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경기외국어고등학교가 최초로 IB의 고등학교 과정인 DP(Diploma Programme)를 도입하면서 이후 여러 학교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공교육에서도 IB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2018년에는 대구광역시교육청이 IBO와 협약을 맺고 IB를 공교육에 적용하는 시범 운영에 나섰다.

2021년부터는 대구의 해올초등학교, 해올중학교, 해올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IB 수업이 시행되고 있다. 현재는 대구, 제주, 경기도 교육청 등이 IB의 공교육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IB 관련 박사논문을 검색해 보면 2020년대 이후 관련 연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IB가 현재 교육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두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IB 교육과정은 ▲PYP(Primary Years Programme) ▲MYP(Middle Years Programme) ▲DP(Diploma Programme) ▲CP(Career-related Programme) 등 네 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적용해 보면, PYP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MYP는 중학교, DP는 고등학교, CP는 진로 기반의 직업 교육 과정에 해당한다.

IB 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개념 중심 탐구 학습’이다.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색하며 개념을 중심으로 이해를 확장해 나가는 학습 방식을 지향한다. 학생들은 단순히 책 내용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문제, 소비, 지속가능성과 같은 사회적 이슈와 연계하여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 교과 간 융합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예를 들어 ‘환경 오염’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과학과 사회를 통합한 하나의 단원으로 구성된다. 교과의 경계를 넘는 학습을 통해 지식이 실제 삶과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IB는 학생 주도의 학습과 전인적 성장을 강조한다. 학생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설계하며 자기 생각을 반성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주도적인 학습자로 성장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자기 성찰, 비판적 사고력, 협업 능력, 세계 시민의식 등을 함께 함양하게 된다.

이처럼 IB는 단순히 외국어 실력을 기르거나 유학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다. 전인적 성장, 다양한 평가 방식, 실생활과의 연계, 국제 이해와 세계 시민성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는 IB는 국내 교육에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대안적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IB 교육과정을 한국 공교육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실제로 일선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면, IB의 철학에는 공감하면서도 학교 현장의 구조적 한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IB를 시범 운영 중인 공교육 학교들은 대부분 소규모 학교로, 비교적 유연한 수업 환경과 소통 중심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반면 대도시의 큰 학교들은 학급 수와 학생 수가 많아 유연한 탐구 중심 수업이나 개별화된 평가를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IB 교육과정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 철학과 방식이 교사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IB는 분명히 전통적인 지식 중심 교육을 넘어, 학습자 중심·탐구 중심·미래 역량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IB를 단순히 도입하거나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교육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고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소화해 나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교육 환경과 정책, 그리고 교사의 실천 역량이 함께 변화할 때, IB의 철학은 한국 교육 현장에서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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