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미디어 활용에 대한 생각
[교육칼럼] 미디어 활용에 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5.07.16 11: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어느덧 2025년 7월이 되었다. 이달 말이면 전국의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방학 동안 학생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부족했던 학습을 보충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시기가 되면 학부모 상담 자리에서 빠짐없이 거론되는 주제가 있다. 단순히 학업에 대한 걱정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 사용에 대한 우려도 포함된다. 이는 학기 중에는 일정이 규칙적이고 매체 사용이 제한되지만, 방학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릴 만큼 디지털 기기와 매체에 매우 익숙하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 교육에도 이미 반영되어 있다. 현재 초등학교 5·6학년이 사용하는 교과서는 약 8년 전에 개발된 것이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한 광고 만들기나 미디어를 활용한 발표 활동 등이 과목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디지털 매체는 이미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2024년부터 시작된 초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교과서도 학년군별로 순차적으로 개편되고 있다. 올해는 초등학교 3~4학년 대상 교과서가 새롭게 적용됐으며, 디지털 매체는 ‘정보 검색’을 넘어 수업을 주도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수업을 하려면 학급이 돌아가며 예약제로 사용해야 했다. 그마저도 일주일에 한 번 사용하기도 어려운 현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2025년 현재, 초등학교 3~4학년 학생 전원에게 1인 1기기가 지급됐으며, 이는 ‘디지털 벗(디벗)’이라는 이름 그대로 학생 개개인이 디지털 기기를 일상적인 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교육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디지털 매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은 중독된다”, “영상은 생각을 흐리게 만든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무분별한 사용이나 자극적인 콘텐츠 노출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 미디어 자체를 제한하거나 배제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지금은 아이들이 미디어를 ‘얼마나’ 사용하는가보다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안내해야 할 시기다. 수동적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미디어 생산의 경험을 가르쳐야 할 때다.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문제를 주제로 짧은 영상 캠페인을 제작한 적이 있었다. 학생들은 자료 조사부터 시나리오 구성, 촬영, 편집까지 직접 참여하며 자기 생각을 구체화하고, 이를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영상을 기획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며 감정을 사진이나 자막, 말로 표현해 보는 과정은 단순한 활동을 넘어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보는 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비판적 사고력은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고차적 사고력 중 하나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고 정보의 출처와 타당성을 판단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학생들은 학급 뉴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조사하고, 그 내용이 뉴스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하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힘을 키우게 된다.

창작이란 단순히 떠오른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성할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표현 방식에 따른 의미의 차이를 탐색하고 조정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광고 만들기 수업에서 스토리보드를 구성할 때도 단순히 장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제시할지 기획하고 전략화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이 자라난다.

창작 활동은 공감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활동이 개별 작업이 아니라 모둠이나 집단 속 협력 과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공동 작업을 통해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경험을 하며, 그 과정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함께 기획해 나가는 협력적인 태도를 자연스럽게 익힌다.

다만, 디지털 도구를 창의적으로 활용한다고 해서 과도한 화면 시간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미디어 활동이 신체 활동이나 감각 경험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디지털 표현과 오프라인 경험이 균형 있게 연결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을 위한 미디어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아이들에게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배우고 길들여야 할 교육적 대상이다. 방학 동안 미디어 사용을 걱정하기보다,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할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