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장항동 행복주택사업 3천억원 기부채납 날릴 위기
고양시, 장항동 행복주택사업 3천억원 기부채납 날릴 위기
  • 김복만 기자
  • 승인 2023.01.0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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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시행업체 LH의 기부채납 약속에도 행정실수로 미이행 ‘충격’
480억원 상당 토지조성공사 고양시 업체 참여도 ‘흐지부지’ 불발
고철용 “담당 공무원 ‘직무태만’ 직무유기‘ 즉시 감사 착수” 촉구
경기 고양특례시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시행업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현장 사무소 전경.
경기 고양특례시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시행업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현장 사무소 전경.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고양특례시가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사업시행업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최소 3000억원의 기부채납을 약속받고도 행정 실수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장항동 공공주택사업 부지 조성공사비 가운데 약 480억원 어치를 고양시 소재 기업이 공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LH의 약속도 고양시 공무원들의 직무태만으로 고양시 기업들을 투입하지 못한 채 허공에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베이비타임즈 취재 결과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총괄하는 고양시 도시정비과 이모 과장은 LH의 기부채납 관련 이행 진행 상황과 사업부지 조성공사의 상당 부분을 고양시 기업들이 맡기로 한 약속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항동 공공주택(행복주택) 토지 조성공사가 진행되던 지난 2020년 9월경 장항동 행복주택사업 시행업체인 LH고양지부 고위관계자와 고양시 도시정비과 과장, 시민단체 대표가 만나 논의했던 ‘최소 3000억원 기부채납’이 이후 고양시 공무원들의 업무 해태로 흐지부지되고 이행되지 않은 것이다.

고양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과 LH 장항동 행복주택사업 현장책임자인 이모 감독 소장 등 관계자들이 만나 장항동 공공주택(행복주택) 부지 내 불법 매립된 폐기물의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최소 3000억원 기부채납 문제와 고양시 기업의 토지조성공사 참여 문제를 함께 협의했다.

이후 고양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들과 LH고양지부 고위 관계자, 고철용 본부장은 도시정비과 사무실에서 3000억원 이상의 기부채납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156만2156㎡(약 50만평) 알짜배기 땅을 “LH가 강제로 아주 싼 가격에 수용해 아파트 약 1만4000여 세대를 건축하고 있으니 고양시에 약 3000억원에서 1조원 가량 도로 파손 비용, 시민 위무 비용 등을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LH가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고양시와 LH는 공공주택용지를 건설업체 등에 분양하고 토지조성에 이어 일부 사업 지역에서는 건물을 올리는 등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면서도 지난 2년여 동안 ‘3000억원 이상 기부채납’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고철용 본부장은 “지난 2020년 9월경 고양시 도시정비과에서 도시정비과 직원, LH고양지부 고위 관계자와 3000억원 이상 기부채납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2년여가 지났음에도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 새로 온 이인석 과장은 내용도 모르고 ‘기부채납 협의’를 못 하겠다고 하니 이런 자가 고양시 과장이란 것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고 본부장은 이어 “장항동 공공주택 토지 조성공사비용 720억원 중에서 480억원을 LH로부터 상생 차원에서 고양시 업체에 발주하기로 약속을 받아서 도시정비과에 전달했는데도 이인석 과장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양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당시 LH 이모 감독 소장은 “고양시에서 사업을 하는 만큼 고양시 기업들도 열심히 돕겠다”며 “토지조성 공사비 약 710억원 중 아직 발주하지 않은 약 480억원은 100% 고양시 기업에게 하청이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고철용 본부장은 주무부처인 고양시 도시정비과에 이 내용을 전달하고 고양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후속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고양시는 2년여 경과한 지금까지 LH로부터 고양시 소재 기업의 토지 조성공사 발주를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 본부장은 이에 대해 “1만4000여 세대 아파트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도시정비과 전임 이관훈 과장, 김기태 과장은 LH에 상생 차원에서 고양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두 차례 공문까지 보낸 바 있다”면서 “그런데도 현 이인석 과장은 이런 사실조차 모른 채 불황으로 허덕이는 고양시 업체의 일감 확보와 고양시민의 일자리 창출에는 관심도 없을 뿐 아니라 이런 사실을 이동환 시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장항동 공공주택 사업에서 고양시 업체의 참여를 통한 상생 협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심각한 직무태만”이라면서 “또 장항동 사업 완결 후 고양시와 LH가 수익 배분을 하려면 고양시는 LH로부터 공사비 내역을 제출받아서 감시해야 하는데, 이것도 안 하고 있기에 ‘직무유기’로 며칠 전 감사관실에 감사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감사관실은 더이상 갑질행정, 직무태만을 못하도록 이인석 과장에 대해 즉시 감사를 시작하고 마무리될 때까지 임시 직무 배제를 한 뒤 감사 결과에 따라 파면 조치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조감도. (사진=고양시 제공)

한편,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156만2123㎡에 신혼부부 2000가구, 사회초년생 2000가구, 대학생 1500가구 등 행복주택 5500가구를 포함해 공공주택 1만400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2016년 4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고 2018년 4월 지구계획이 승인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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