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VS. bhc" 판결로 본 '치킨 게임'
"BBQ VS. bhc" 판결로 본 '치킨 게임'
  • 최인환 기자
  • 승인 2021.10.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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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판결...원고 기각 결정
BBQ "즉각 항소할 것" vs. bhc "BBQ의 무리한 소송 제기"

[베이비타임즈=최인환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61부(부장판사 권오석)에 두 회사의 모든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018년 11월에 제기된 민사 소송이 무려 3년여에 걸친 심리 끝에 변론이 종결되고 1심 판결이 선고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원고는 제네시스BBQ, 피고는 bhc. 사건명은 '영업비밀침해금지 등 청구의 소'. 한때는 같은 지붕 아래에서 한솥밥을 먹던 가족이었지만 지금은 거듭되는 맞소송으로 불구대천의 원수나 다름없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도대체 두 회사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길래 수 년씩 시간을 들여 서로 소송에 맞소송을 거듭하게 된걸까?

지난 2004년으로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bhc는 약 550곳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업계 3위의 자리까지 올라섰지만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인해 직격탄을 받게 되었다. 결국 같은 해 8월 제너시스BBQ에서 bhc를 인수, GNS BHC라는 법인을 설립하면서 BBQ는 bhc 측을 자회사로 품게 됐다.

그리고 약 9년의 시간이 흐른 2013년 7월, 제너시스BBQ는 돌연 bhc를 씨티그룹 계열의 사모펀드 ‘CVCI(시티 벤처 캐피탈 인터내셔널, 로하틴의 전신)’에 매각하게 된다. 당시 매각 업무를 주관한 사람이 삼성에서 BBQ의 해외사업 전담 법인인 ‘제너시스BBQ글로벌’로 스카웃되었던 박현종 bhc 회장으로, 이후 박 회장은 bhc에서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2017년 7월 bhc그룹의 회장으로 승진했다.

단순히 사모펀드에 매각해서 회사가 나뉘게 된 것으로 이야기가 끝났다면 지금과 같은 소송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어느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흘러가겠는가. 2014년 bhc를 인수한 CVCI는 돌연 2014년 9월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BBQ측을 제소했다. BBQ측이 bhc를 매각할 때 매장 수를 부풀려 팔았다는 것이다. 이후 2017년 BBQ가 96억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이 나오면서 일단락된 일이지만, BBQ와 bhc 사이의 감정의 골은 점차 깊어졌다.

BBQ 황금올리브 치킨과 bhc 뿌링클 치킨 (사진=인터넷 갈무리)
BBQ 황금올리브 치킨과 bhc 뿌링클 치킨 (사진=인터넷 갈무리)

양 사의 소송전이 본격화된 것도 이 시점부터다. 2017년 6월 BBQ측은 박현종 bhc 회장 및 임직원들이 자사 전산망을 해킹해 경영기밀을 빼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2013년 매각 당시 맺었던 BBQ와 bhc간의 물류・상품 공급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bhc는 BBQ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으로 답했다. 535억원 규모의 해당 청구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내부전산망에 접속해 자료를 가져간 것이 인정되나 범죄인을 특정할 수 없어 기소를 할 수 없다”며 bhc측의 손을 들었다. 하지만 BBQ는 “검찰의 포렌식 조사를 통해 bhc의 조직적 범죄행위가 드러나고 있어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다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박현종 bhc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결이 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BBQ와 bhc 간에 진행중인 크고 작은 소송전에서 현재 우위에 서 있는 것은 bhc다. 올해 나온 판결만 보더라도 이번 판결까지 4차례 패소하면서 일각에서는 사실상 bhc의 판정승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박현종 bhc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일 뿐만 아니라 아직은 ‘1심’ 선고가 나온 것이고 항소심에서의 판결은 다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지난달 29일 선고된 1심 판결의 결과에 대해 bhc 관계자는 “BBQ는 그동안 사실관계와 법리를 무시한 채 무리한 소송을 제기해 왔는데 이번 판결은 이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이번 판결로 인하여 윤홍근 BBQ 회장이 당사를 향한 다양한 법적 시비를 또 다시 제기할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BBQ측은 “이번 사건은 기업의 영업비밀에 대한 실효적 보호 강화 필요성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 산업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는 사건”이라며 “박현종 bhc 회장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점과 피해규모에 대한 상세한 자료검증 절차도 없이 마친 재판부의 판결에 상당히 유감이다"는 입장을 표시하며 즉각 항소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두 회사 간의 소송전이 끝나더라도 어느 한쪽이 기사회생하는 것이 아니라 ‘피로스의 승리’에 그칠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양 사의 소송이 10여건에 달하는 만큼 각 재판 결과가 누구 하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몇 건은 bhc가 승소하고, 다른 몇 건은 BBQ가 이기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완전한 승자가 없는 ‘상처뿐인 영광’으로 끝나는 법정 싸움이 되는 것이다. 

현재로써는 bhc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6% 늘며 4000억원을 돌파했다. BBQ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8% 늘며 332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두 기업의 이미지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12월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프랜차이즈 치킨 배달서비스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BBQ와 bhc는 총 8개의 브랜드 중 나란히 공동 6위에 머물렀다. 2016년도에 발표한 동일 조사에서는 BBQ가 총 10개 브랜드 중 5위, bhc가 9위에 자리잡았던 것을 감안하면 BBQ는 순위가 하락하고 bhc도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이미지 실추가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양 사 모두 법정 싸움을 위해 각각 김앤장과 화우라는 국내 굴지의 법무법인을 선임하면서 관련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해당 비용이 결국 소비자들과 가맹점주들의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 회사의 법정 싸움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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