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 난소의 물풍선, 난소혹 치료하는 경화술이란?
[칼럼] 내 난소의 물풍선, 난소혹 치료하는 경화술이란?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1.07.30 0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어렸을 적 한 번쯤은 물풍선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풍선보다 훨씬 작은 물풍선은 물이 적당히 들어가면 고무의 탄성으로 잘 터지지 않지만, 많은 물이 들어가면 늘어날 대로 늘어나 조그만 충격에도 펑 하고 터진다.

이러한 물풍선이 내 몸 속에 생긴다면? 바로 여성의 난소에 발생하는 난소혹이다. 난소낭종, 자궁내막증이라고도 불리는 난소혹은 난소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그 안이 액체와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물풍선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물이 들어갈수록 커지는 물풍선처럼 크기가 점점 커지기도 한다.

난소혹은 양성인 만큼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혹이 커질수록 복통, 부정출혈, 생리통 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생리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를 떠올린다면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생각할 것은 아니라는 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임신의 첫 번째 단계인 난자의 생성을 담당하는 기관이기에 난소혹의 존재는 난자 생성 단계부터 영향을 줘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난소혹은 대추만한 크기인 난소에 생기기 때문에 치료도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난소에서 난소혹만 절제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난소를 건드리는 것 자체가 가임력 저하를 불러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메스를 사용하는 수술적 치료보다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화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경화술이란 질 벽을 통해 특수 바늘이 난소혹에 접근해 난소 안에 있는 낭종을 흡인하고 세척한 후, 경화 알콜로 난소혹 세포를 화학적 파괴하는 방식이다. 난소낭종에만 미세한 구멍이 생기고 조심히 흡인하는 방식이기에 다른 정상 난소세포에 접근하지 않는다. 난소를 보존하면서 난소혹 치료가 가능한 방식으로 난소낭종 치료와 가임력 회복을 동시에 계획할 수 있고 신체 외부에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아 여러 수술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화술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치료 결과를 장담할 수 있다고 하긴 어렵다. 경화술은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차용된 방식으로 고도의 섬세한 난소혹 치료법이다. 그렇기에 경화술 병원을 선택할 때 집도의가 시술 경험이 많은지, 난임 세부 전공의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절제로 한 번에 제거하는 게 아니라 화학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이기에 꾸준한 추적관찰로 치료 이후 경과를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의 몸에 소중하지 않은 기관은 없다. 난소가 두 개인 것은 하나가 없어도 된다는 뜻이 아닌, 두 개나 있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난소혹이 발생한다고 무작정 겁내기보다는 많은 상담과 검진으로 정확한 치료 계획을 세운다면, 난소보존과 난소혹 치료를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글: 산부인과 전문의 최동석(최상산부인과 대표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