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네이버...연일 시가총액 싸움, 향후 전망은?
카카오 vs 네이버...연일 시가총액 싸움, 향후 전망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6.15 14: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카카오, 네이버 제공)
(사진=카카오, 네이버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035720)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장중 한때 네이버(035420)의 시가총액을 잠시 앞지르더니 15일 오후 장부터는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올라 격차를 더 벌리는 중이다.

15일 14시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약 63조9000억원,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약 6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가 네이버의 몸집을 따라잡은 것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다음과 합병상장을 할 때만 해도 시가총액이 8조원이 채 안 됐다. 당시 25조원에 육박하던 네이버의 시가총액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카카오의 주가 상승 폭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상황이 터지고 나서였다.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업체들의 주가가 강한 자극을 받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둘 다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카카오의 상승 폭이 훨씬 크게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일이었던 지난 4월 29일, 카카오 시가총액은 51조9257억원으로 네이버 시가총액 60조2025억원의 86% 수준까지 따라잡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5일 장중 시가총액 3위였던 네이버의 자리를 마침내 차지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시가총액 격차를 없애고 급기야 순위까지 바꾼 요인으로 플랫폼 사업 전략의 차이를 꼽는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둘 다 광고 중심 기존 사업 경영은 물론 커머스, 콘텐츠, 테크핀 등 핵심 플랫폼 사업 경영은 잘했다”면서도 카카오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성 연구원은 “카카오는 과감하게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참여를 결정했고, 플랫폼 중심 신사업들의 분사와 IPO를 추진하면서 가치를 직접 어필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 공격적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 vs 네이버...'힘겨루기' 이기려면?

카카오의 무서운 상승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아직 여러 모멘텀이 남아있어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언론에서 카카오가 이커머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합병을 검토 중이며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해당 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카카오로부터 분사한 카카오커머스는 올해 3월 기준 카카오가 99.05%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그룹 내에서 이익 기여도도 가장 높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1233억원의 순이익을 낸 바 있다.

만약 카카오가 다시 카카오커머스를 흡수한다면 커머스 영역에서 카카오톡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메시징 어플을 기반으로 커머스 사업을 전개하면서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톡은 카카오싱크 연동 제공, 지그재그 인수, 톡스토어 조건 완화, B2B 선물하기 기능 확대, 카카오점 런칭 등을 통해 커머스 기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향후 커머스 어플로서 카카오톡의 발전 속도 가속화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명실상부한 ‘라이벌’이 된 네이버는 어떨까. 네이버 역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플랫폼 기업인 만큼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있다.

성종화 연구원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플랫폼 사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우호적이고 파격적인 상황”이라면서 “네이버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핵심 플랫폼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가치 어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처럼 주요 사업을 각각 분사해서 상장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사례를 들어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을 분사해 미국 시장 IPO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 연구원은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보다 거래액 규모도 작고, 수익성도 훨씬 열위인 쿠팡이 현재 미국 시장에서 76조원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두 거대 플랫폼 기업이 서로 몸집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서로가 ‘라이벌’로서 경쟁 구도를 심화할지 혹은 서로의 주가 상방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