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앞두고 유통주 ‘꿈틀’...현대백화점 주목 이유는?
실적발표 앞두고 유통주 ‘꿈틀’...현대백화점 주목 이유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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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비타임즈)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사진=베이비타임즈)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일 년 내내 추운 겨울이나 다름없었다. 한 해를 통째로 관통한 코로나19 사태는 ‘비대면’과 ‘집콕’ 문화를 불러왔고, 이는 온라인 시장과 이커머스 기업에는 엄청난 이익을 안겨줬지만, 오프라인 매장에는 시련의 시간을 가져왔다.

지난해 처음 코로나19 1차 확산이 시작됐을 때 백화점 매출액 하락 폭은 거의 30%대에 육박했다. 2차 확산 때는 10~20%대로 하락 폭이 줄었고, 3차 확산 때는 10% 밑으로 떨어졌지만, 꾸준히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각국의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자가 160만명을 돌파하면서(20일 기준) 분위기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백신 접종이 향후 소비심리와 소비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면서 보복 소비가 늘어나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 등이 작용할 수 있다”며 “이는 명품과 고급 가전, 가구, 패션잡화 소비 회복에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주요 유통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백화점은 전사적으로 이익 개선 효과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저가 낮았다”며 “중기적으로 백화점의 실적 개선 가시성이 가장 높고, 2분기부터는 편의점의 실적 개선 가시성도 점차 상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소비 증가에 따른 수혜가 큰 백화점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이드 구조로 설계된 '더현대 서울' 내부 모습 (사진=베이비타임즈)
보이드 구조로 설계된 '더현대 서울' 내부 모습 (사진=베이비타임즈)

부진했던 작년을 뒤로하고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보이는 유통 기업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더현대 서울’을 열면서 대형 백화점 3사 중 가장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있는 더현대 서울은 지하 7층, 지상 8층 규모로 약 2만7000평의 영업 면적을 자랑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제치고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점 이후 서울 지역에서 10년 만에 새롭게 문을 연 백화점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이 그동안의 백화점 컨셉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주목한다. 더현대 서울은 천장에 유리를 배치하고, 보이드 기법에 집중해 최고층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방식은 점포와 점포 사이 공간을 넓어지게 만들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전체 매장 면적 중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면적이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더현대 서울에서 상품이 들어간 면적은 전체 매장 면적의 51%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곧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사진=베이비타임즈)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사진=베이비타임즈)

그러나 더현대 서울은 나머지 ‘빈 공간’을 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했다. 천장에 배치한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최고층부터 1층까지 막힘없이 쏟아진다. 5층에는 오로지 고객 휴식만을 위한 ‘사운즈 포레스트’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고객들은 햇빛이 떨어지는 공원을 걷는 기분으로, 백화점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이른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방식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식으로 체험의 기능들을 강조해야 오프라인 매장이 고객들을 조금 더 묶어두고, 집객을 유도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백화점이 단순히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닌, 고객 참여를 유도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더현대 서울은 최근 트렌드에 가장 잘 들어맞는 점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더현대 서울을 ‘성공적인 실험’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프로모션 비용과 더현대 서울 오픈 관련 비용이 1분기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백화점 3사 중 주가의 상대적 강세를 위한 요소는 더현대 서울의 흑자 전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까지 반영되는 더현대 서울 총매출은 9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올해 더현대 서울의 흥행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기존 점포 신장률을 21%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과 면세점 부문의 신규 출점에 따른 매출 가세로 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이라며 “외형의 큰 폭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은 외형성장률을 웃돌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백화점과 면세점의 신규점 매출 가세 효과에, 업황 개선에 따른 반사이익을 고려하면 올해 매분기 양호한 실적 모멘텀도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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